SNAKZINE

비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글작성시 입력했던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목록
April, 2020
[산업 현장 이야기] 컨설팅, 그리고 연구소
<글: A.T. Kearney, MCS 본부 컨설턴트, 송영주 박사  youngjoo.song@kearney.com>

 
AT커니가 뭐지?

2019년 어느 날, 전화 한 통화가 왔다. 스마트 팩토리 기술, 조선해양 플랜트, PLM 과 Digital Transformation 쪽 연구를 하시던 분을 찾고 있다고 말이다. AT커니라고 아시죠? 라는 질문과 함께 던져진 헤드헌터의 요청이 그것이었다. 아쉽게도, 그 당시 필자가 알던 컨설팅 社는 맥킨지, 베인, 액센츄어와 딜로이트가 전부였다.

다급하게 치러진 양일간의 인터뷰

삼성동 아셈타워. 인터뷰 장소에서, AT커니 파트너 분들 몇 분을 뵈었다. 경영 컨설팅과 오퍼레이션 컨설팅을 동시에 하는, 글로벌 리딩 컨설팅 업체 중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한다고 소개받은 글로벌 탑 컨설팅 회사의 리더들이다.
‘Management Consulting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서 왜 날 필요로 할까? ‘라는 긴장감과 함께 인터뷰가 치러졌고, “영어야 잘 하시겠고, 문제풀이 능력이야 연구하던 분이시니 월등하시겠고, 모르는 것은 배울 수 있죠?” 라는 마지막 멘트와 함께 대화가 끝이 났다.

현대중공업, Future of shipyard project, 미래 10년 조선소의 모습을 그리다.

AT커니에서 맡게 된 첫 프로젝트는 ‘Future of shipyard 미래 10년 조선소’의 모습을 형상화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울산 현대중공업, 미포중공업, 삼호중공업 – 현대중공업 3社의 설계/생산기술 생산 본부 23명의 임원 분들과 2달 여간 함께했다. 프로젝트 키워드는 ‘Digital Transformation – Platform, simulation & shipyard performance framework’.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그리고 사명감으로 Industry 4.0 기술을 포함한 최신 기술들의 동향을 분석한 후, 고착화된 現 조선소 운영 방식 중에 녹아 있는 비효율 요소들을 걷어 내기 위한 7대 운영모델을 셋팅 했다. 설계-생산이 연결된 조선소, 한 눈에 모든 것이 보이고 제어되는 조선소, 낭비 없는 조선소, 작업 관리가 필요 없는 조선소, 무고장으로 운영되는 조선소, 모두가 안전하게 작업하는 조선소, 자동화 조선소가 그것이다.

컨설팅社: 리서치, 분석, 증명 vs. 연구소: 기술연구, 분석, 증명

연구 관련 경력이 대략 10년, 그러나 컨설팅 관련 경력은 약 4년. 삼성 SDS PLM 컨설팅팀에서 일해본 경험을 박박 긁어 합치더라도 4년여의 시간이 전부이다. 그래서 내가 감히 ‘컨설팅이 무엇이다’ 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만약 이 글을 취업을 고민하는 친구들이 읽는다고 한다면 해줄 말이야 있긴 하다.

세상을 바꾸는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컨설팅사를, 여러 사람이 도전하고 있는 풀리지 않는 난제를 기어코 풀어보고 싶다면 연구소를 선택하라는 것이 그것이다. 실제로 내가 경험한 몇 개의 프로젝트에서 컨설팅사의 역할은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것이었을 뿐, 실질적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것은 연구소의 몫으로 남겨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 점이 좀 아쉽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타깝지만 기업의 오너들이 귀 기울이는 조직은 아직까지는 컨설팅 업체인 것은 맞는 것 같다.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좀 더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버릇이 배어 있기 때문일까?
실제로 필자는 약 10년 전부터 data technologies 들의 적용에 앞서, 무엇보다 performance framework에 대한 셋팅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해왔었다.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기술의 도입에서도, Simulation model의 구축 시에도 적절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의 셋팅이 프로젝트의 성과를 좌지우지한다고 말이다.
 


<그림 1 Simulation based shipyard block-logistics analysis, 2009>




<그림 2 Value driver tree of shipyard performance framework, 2010>


 

<그림 3 System function analysis based on shipyard management KPIs (2010)>



여러가지 방법으로 증명을 해내고자 노력을 해왔던 것 같은데, 재미있게도 AT 커니 보고서에는 그 모든 노력이 단 한마디로 정리가 되었다.

"평가될 수 없는 데이터는 혁신을 이끌 수 없다."

말에 힘을 싣고, 보고서에 숨결을 넣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 단연코 컨설팅사를 한번 경험해 보길 추천한다. 다만, 요즘 유행하는 워라밸은 좀 포기해야 한다. 컨설팅 회사의 시계는 통상 5배는 빨리 돌아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