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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020
[학생기자단]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연승 이사장 인터뷰

<글>
인하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이정현
squeeze_@naver.com
인하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최은지 ej2095@naver.com 

 
우리가 안심하고 배에 탈 수 있는 이유,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탐방기

우리나라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은 약 10만 척 정도로, 이 중 70% 정도가 어선, 25%는 레저 선박, 5%만이 화물선, 유조선, 상선에 해당한다. 선박은 해상에서 일어날 예기치 못한 사고에도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어야 하므로, 정부 대행 기관의 주도하에 선박안전법에 의거하여 선박검사를 받아야 한다. 선박검사기관으로는 보험을 목적으로 하는 KR(한국선급)과 선박의 정상적인 항해 가능 여부(감항성)를 검사·검증해 주는 기관으로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Korea Maritime Transportation Safety Authority)이 있다.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해양교통사고예방, 해양교통체계 운영·관리 등의 광범위한 업무를 하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고자, 우리 기자단은 지난 9월 3일 세종 본사에 방문하여 이연승 이사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왼쪽부터 이연승 이사장님, 이정현 학생기자, 최은지 학생기자>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본사는 세종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전국에 18개 지사와 12개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바닷길을 만들겠다’라는 사명을 띠고, 선박안전기술공단의 기능을 확대·개편하여 출범한 국내 유일의 해양교통안전 종합 관리 기관이다. 육상의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같이,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해상의 안전을 전담하여 관리한다. 공단은 ‘출범 후 10년 이내에 해양 사고를 50%까지 줄이겠다’는 목표 아래, 국내 10만여 척에 대한 선박검사 및 160여 척에 이르는 연안여객선 안전운항관리업무와 함께 선박의 안전성 향상을 위한 R&D 업무 등 기존 선박안전관리업무를 주관한다. 또한, 새롭게 출범한 후에는 해양 사고 예방과 해양교통안전체계 구축, 해양교통안전 문화 확산 등 다양한 업무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수장, 이연승 이사장님

이연승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이사장님께선 부산대학교 학사를 시작으로 베를린 공대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여러 연구소에서 연구원, 선임연구원, 수석연구원을 지내셨으며, 가장 최근에는 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이사장직을 역임하고 계신다. 조선해양공학을 탐구하신 과정에 가장 기억에 남는 시기는 현대중공업 연구원 시절이라고 하셨다. 선박유체설계를 전공한 이후, 연료경제선형을 설계하는 이론 시스템을 만들고, 그 시스템을 바탕으로 실제로 선박을 제작했던 경험은 지금도 가슴을 벅차게 하는 희열로 남아 있다고 하셨다.
 

 

최근 정부에서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제고’ 계획을 추진하면서 여성 인재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렇듯 조직 내 여성의 참여와 주도적 역할은 공공부문에서 중요하게 생각되고 있다. 이 중 조선·해양·수산 산업계에서 결코 빠질 수 없고, 이 분야의 우수한 여성 인재로 당연히 언급되어야 마땅할 분이 바로 이연승 이사장님이시다. 여성 최초로 조선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여성 최초 CEO로 취임하시어 올해로 3년 차에 접어드셨으며, 대한조선학회에서는 60년 만에 여성 최초로 홍보이사직을 맡으셨다. 남초 중심의 조선·해양·수산 산업계에서 거의 유일한 이력을 가지셨다고 해도 무방하다. 물론 조선해양, 해운·항만업 자체가 남초 현상이 두드러진 곳이라 앞으로도 이 산업계 전반적으로 진단하고 개선해나가야 할 관행들이 많지만, 변화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공단은 사회적 요구를 적극 반영,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연구원, 교통본부 외에도 현장에서 선박검사를 담당하는 여성 엔지니어가 다수 근무하고 있으며, 최근 18개 지사 중 서울지사의 경우 처음으로 여성 지사장을 임명하였다.

어업인의 안전을 위하여, 어선 안전 고도화 사업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은 전신인 한국어선협회부터 지속적으로 어업인의 안전한 조업을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현장의 어업인이 조업하기에 다소 불편한 사항들이 많이 남아 있는게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공단은 지난 2월 해양수산부 및 전문가 그룹과 함께 기술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어선에 대한 새로운 안전관리체계 구축 연구를 시작하였다. 기술자문위원회는 내·외부 전문가 76명으로 구성되어있으며, ‘건조업체 등록분과’, ‘검사개선분과’, ‘안전복지·복원성기준 분과’로 나뉘며, ‘검사개선분과’ 아래 ‘검사제도 선진화’, ‘구조기준’, ‘소방설비’의 소분과가 있다.

먼저 건조업체 등록분과는 설계사무소, 건조조선소, 어선검사소, 연구소를 한 곳에 집적해 안전하고 고효율·친환경적인 어선 건조 기반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어선건조 단계부터 건조업 등록제를 추진하고 수준 높은 인적관리와 고품질 어선 건조를 유도하기 위해 어선건조 진흥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안전복지·복원성기준 분과는 어업허가 톤수 제한으로 공간이 부족해 비를 맞고 갑판에서 식사하거나 허리조차 펼 수 없는 선원실에서 생활하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는 어업인들의 환경개선에 목적이 있으며 어업 업종별 표준모델연구와 어선원 복지를 위한 공간 확보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검사개선분과는 어선검사체계를 개편하여 전문업체 정비 인정 및 어선 자율점검제 도입 등을 통해 어업인들의 자체 안전관리 능력을 배양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검사제도 선진화, 구조기준, 소방설비 3개 분야로 나눠 검사개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어업인들이 좀 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조업 활동을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어선 안전 고도화 사업을 통해 공단이 해양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소형어선·어업인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제사회 패러다임에 따른 전기복합 추진 어선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상반기 주요사업으로 전기복합 추진 어선 연구를 본격적으로 실시한 이유는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화석연료에서 대체에너지로 전환하려는 국제사회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르기 위함이다. 우리 정부도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산업전망 대비 2℃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서 2030년 배출 대비 온실가스 37% 감축을 목표로 ‘저탄소 녹색 성장 기본법’을 제정하고 추진 중에 있다. 환경부의 2016년 ‘환경통계연감’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원으로 해상의 어선이나 선박의 경우가 무려 2위에 달하며, 그 정도가 심각하다. 특히 노후화된 가솔린·디젤 엔진으로 구동되는 연근해 어선에서 많은 양의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고 있다.

공단은 이러한 어선들을 대상으로 고효율·친환경 전기 복합추진 원천기술 개발과 도입의 시급함을 감지하고, 소형 해양·내수면 선박에 사용되는 하이브리드 디젤-전기 추진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이브리드 디젤-전기 추진 시스템이란 연안에서의 대기오염에 대한 해결책으로써 연안에서는 전기추진을 사용하다가 근해부터는 디젤연료를 사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공단은 현재 HILS (Hardware In Loop Simulator, 동력시스템)를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디젤-전기 추진 시스템의 검증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한 연구 결과는 추후 전기복합 추진 어선의 핵심 기자재(전기모터, 인버터, 컨버터, 제어기 등) 개발에 필요한 원천기술로 활용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수행한 친환경 어선개발 사업 대부분은 실제 어선 운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하여 상용화까지는 다소 애로가 있었지만, 공단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기술의 융합 방안 또한 제시되어 중소형 어선에 탑재 및 활용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한 해양교통안전체계 구축

4차 산업혁명이 다가오면서 업무의 스마트화가 강조되고 있는 현재,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비전, 전략 방향 및 이연승 이사장님의 신년사를 살펴보면 ‘스마트’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는다. 광범위한 분야의 업무를 하는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어떤 분야에, 어떤 방향으로, 어느 수준까지 ‘스마트’를 적용하고 있을까.

스마트 해양교통안전체계 구축 사업은 공단 출범과 동시에 발굴한 신규 업무이다. 이 사업은 대표적으로 해양교통 빅데이터 구축사업과 권역별 스마트 선박안전지원 센터 건립, 해양교통안전 전문 방송 사업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이 중 해양교통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은 분산되어 있는 각종 해양 정보를 통합·분석하여 선박 안전관리, 기술 연구, 안전 문화 확산 등에 활용하는 사업이다. 당연하게도 사고는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예상할 수 없다. 우리가 알 수 없는 부분들까지 포함하여 그 요소가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데이터 플랫폼은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분석하여 우리 인간이 미처 고려하지 못한 부분들까지 상기시켜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권역별 스마트 선박안전지원센터는 소형선박의 안전진단, 종사자 안전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립하고자 한다. 선박안전기술공단 시절에는 검사업무만 주관하였으나,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으로 승격된 이후에는 평상시 안전관리, 사고 예방에 대한 업무를 추가로 맡게 되었다. 하여 선박 상시 관리법, 더 유심히 관리해줘야 하는 부분, 사고 예방을 위한 주의사항들에 대해 선주들에 와닿도록 필요성을 인지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는 그나마 규모가 있는 목포, 인천, 부산, 동해 4개 권역에 우선 추진 중이며, 완공 시 시너지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했다.

FRP 재질 어선화재사고의 핵심: 초기진화

국내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 대부분이 어선이고, 또 그중 96%는 FRP 재질의 어선이다. FRP는 내구성과 경량성, 가격의 장점으로 오래전부터 보편화되었지만, 소재 특성상 화재 안전성에 취약하고, 화학적 독성으로 인하여 폐기 시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문제가 있다. 이에 공단은 최근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화재 사고의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FRP 재질의 어선을 대상으로 무인기관실 내 기존의 자동소화장치를 개선한 바 있다. 무인기관실은 기관실 외부에서 원격으로 조종하는 주기관실을 말하며, 기관 운전 중 선원이 계속적으로 상주하지 않는 기관실을 의미한다.

그간 FRP 재질 소형어선의 경우 무인기관실 자동소화장치를 통해 화재 사고 예방에 활용하고 있었으나, 기존 장치의 경우 별도의 화재경보탐지기가 없고 열센서(90℃ 이상)로만 화재를 감지해 소화기가 자동 작동하여 화재 조기 진화가 어려웠다. 하여 공단은 기관실을 비롯하여 선원실과 조타실 등에도 연기로 화재를 확인하는 ‘화재탐지기’를 설치해 조기에 화재를 발견하고, 수동소화기능도 추가하여 신속한 화재진압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어선 기관실 환경에 적합한 소화약제 개발에 주력한 결과, 지난 9월엔 성능 확인을 위한 실증실험단계로 접어들었다. 기존의 분말 소화약제는 분말로 인한 후처리가 어렵고 기계 장치의 고장이 잦아 피해사례가 많았지만, 공단이 새롭게 개발한 고체 에어로졸의 형태의 친환경 소화약제는 소화 후 이물질이 없고 소화 능력이 강한 만큼 어선화재사고 진압에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의 불모지, 관심과 도전의지 겸비한 인재

이연승 이사장님께선 평소 해양 안전을 높이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전을 향한 우리의 ‘의지’라는 말을 자주 언급하셨다. 바다에 대한 관심과 도전 의지, 바다의 도전과 위험을 기술과 과학으로 이겨내려는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바다를 향하는 온 국민의 관심과 애정이 함께 어우러질 때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질 때 대한민국의 해양 안전이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한국해양안전교통공단 기사에서는 소형선박, 해양안전 등 생소한 이야기를 다뤘다. 그중에서도 국내에서 운항하는 선박의 70% 정도가 어선이라는 사실은 굳이 찾아보지 않으면 모를 만한 사실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감히 이 글을 읽는 학부생의 대부분도 이 기사를 통하여 알게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어선 같은 소형 선박은 조선 공학도의 관심이 절실한 분야이다. 교육기관, 하다못해 조선소에서도 소형 선박 관련한 기술이 부족하여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공단의 뿌리이자 근간인 선박검사부터 여객선 운항 관리, 국제 해사 업무, 친환경 선박 연구개발, 선박에 의한 대기오염물질 배출 관리까지 조선해양공학도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생각된다.

인터뷰 후기

이정현 기자

취재 전날부터 태풍이 북상하였고, 그로 인한 기상악화로 인해 꿀꿀한 기분을 안고 집을 나섰다. 또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였기에 기분은 더욱이나 다운된 상태였다. 세종시에 위치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본사에 도착하니 너무나 반갑게 맞이해주시는 직원분들을 뵙게 되어 다운된 기분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설레는 기분으로 바뀌었다. 사실 이번이 첫 취재이기도 하고 어떤 단체의 장을 뵙는 것 또한 경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떨리는 마음을 안고 이사장실의 문을 두드렸다. 어머니와 같이 푸근한 인상을 지니신 이연승 이사장님은 긴장하고 있을 기자단을 위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고 그 덕에 좋은 분위기에서 취재가 진행되었다.

사전에 궁금한 사항들에 대한 질문 리스트를 만들어 공단 측에 전달드렸고 답변 받은 내용들을 통해 생겨나는 추가적인 질문들을 여쭈었다. 나는 스마트화, 자율운항선박과 같은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우선 그와 관련된 질문들을 드렸다. 나는 평소 빅데이터라는 개념에 대해 알고 있을 뿐이지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무지하였기에 공단의 주요 목적인 사고예방을 위해 빅데이터가 어디에, 어떻게 적용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어떤 새로운 기술이 그 목적에 맞게 사용되는 것의 시너지 효과를 알게 되었다. 이후 산업 전반적으로 떠오르고 있는 친환경화 관련하여 하이브리드 전기-디젤 추진 방식에 대한 추가질문을 드렸는데, 취재 이전에 나는 이 추진 방식이 자동차에서와 같이 저속에서는 전기에너지, 고속에서는 내연기관을 사용한 방식인 줄 알았지만, 친환경 추진 방식의 목적에 맞게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연안에서는 전기, 근해부터는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답변을 받고 하이브리드라는 단어가 여러 가지 방식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후 우리나라 선박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형 선박 및 어선에 대한 질문을 드렸는데, 받은 답변들을 통해 이러한 선박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유조선, 화물선과 같은 중대형 선박에 대해 주로 배워왔지만, 조선해양공학도로서 더 많은 기술,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소형 선박들에 대해 주목할 필요성에 대해도 알게 되었다.

취재가 끝난 후 1층에 위치한 해안안전문화센터에 방문하여 그곳에 있는 안전장비 및 구명장비들을 눈으로 직접 보고 체험하였다. 해양 사고를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나 예방이고, 그러한 사고예방을 위해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기울이고 있는 많은 노력에 대해 간접적이지만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해양안전문화센터 내부>

 

사실 학교를 다니면서 내가 배우고 있는 것들이 어디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잘 알지 못하였기에 의문점과 호기심을 가진 채 학교를 다녀왔다. 그러던 중 이번 취재를 다녀오게 되었고, 조선·해양·수산 분야에 깊은 조예를 갖고 계신 전문가를 뵙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새로운 식견과 안목이 생기게 되는 뜻깊은 경험을 하였다. 조선해양공학과를 다니면서 선박을 만들어내는 중공업에만 관심이 있었던 내게, 안전한 선박, 나아가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여러 업무를 하는 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우리가 느낀 것들이 이 글을 읽고 있으실 분들께 온전히 전해질지는 모르겠다. 그분들께 부족하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믿고 끝을 맺는다.

최은지 기자

한국해양안전공단 취재를 위해 사전 조사를 하기 전, 사실 본인이 알고 있던 선박검사·등록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는 한국선급이 유일했다. 하지만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 또한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검사 대행 기관으로, 내항성을 검사·검증하는 선박검사를 기본으로 하며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해양교통사고예방, 해양교통체계 운영·관리 등의 광범위한 업무를 맡고 있었다. 이번 KOMSA 인터뷰를 이연승 이사장님께서 맡아주신다기에, 실수 없이 매끈하게 진행하고자 자료수집과 인터뷰 질문 선정에 있어 많은 공을 들였다.

인터뷰를 위해 새벽부터 움직여 오전 9시쯤 세종청사 터미널에 도착하였다. 개인적으로 세종시를 처음 방문하였는데, 단란하게 모인 정부 기관과 모든 건물의 꼭대기쯤에서 긴 다리로 이어진 모습이 장관이었다. 후에 KOMSA 직원분께서 알려주시길, 세종청사를 상공에서 내려다보면 용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여튼 터미널에서 다시 이동하여 인터뷰 장소에 도착하였는데,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건물이 하늘로 높게 뻗어 무심코 쳐다보다가 목이 꺾일 뻔했다.

대한조선학회 학생기자단 활동을 시작하고 벌써 4번째 취재지만, 이사장님을 상대로 인터뷰를 한다는 생각에 취재 전부터 긴장되고, KOMSA 정문에 들어서고 나서도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인터뷰 전 사전 조사를 통해, 이연승 이사장님께선 그동안의 이력을 간략하게 정리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활동을 해오신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이사장님께서 조선해양공학을 선택하신 데 특별한 계기가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예상외로 소소하고 흔히 접할 수 있을법한 계기였다. 

 


<해양안전문화센터 포토존, 왼쪽부터 최은지 학생기자, 이연승 이사장님, 이정현 학생기자>


이사장님께선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자연스럽게 자주 바다를 접할 수 있었고, 선박에 대한 환상을 품으셨다. 요트나 여객선을 화려하게 설계해보고 싶은, 다시 말해 호화여객선을 설계해보고 싶었지만, 조선해양공학과의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느끼셨다고 한다. 인터뷰 중 본인이 가장 공감한 부분이다. 더불어 이번 인터뷰와 바로 직전의 평택해양경찰서 취재를 통하여 분명하게 깨달은 점이 있다. 조선해양공학과 학부생 과정으로만 배우는 전공과목으로는 진로를 결정하기에는 확실히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LNG carrier, Bulk carrier, FPSO, Spar와 같은 상선이나 비슷한 목적의 해양구조물에는 익숙하지만, 함정, 소형 선박, 어선을 비롯한 특수한 목적을 가진 선박은 생소했기 때문이다. 본인의 경우 학생기자단이라는 좋은 기회로 취재 다녀본 지금에서야, 이렇게 기사로 짧게나마 설명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활발한 학술 활동을 이어오신 이연승 이사장님께서도 지금의 한국해양안전공단을 맡고, 이끌어 오면서 해양안전, 해양사고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연구하게 되셨다고 한다.

결국, 본인이 말하고 싶은 바는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부생 여러분들이 학업에만 치중하지 않고, 그 외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공과 관련된 진로에 대해서 폭넓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