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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학회 웹진 October, 2020
[깊이 보는 뉴스 읽기] LNG 벙커링의 과제 (1/2)

<글 : LNG 산업 전문가 권효재 이사 jay.kwon7775@gmail.com> 
 

COVID-19의 유행과 이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는 초기의 기대와 달리 내년말까지 계속될 거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조선업계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는 와중에 LNG 벙커링과 관련된 수주 확대가 가뭄에 단비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LNG 벙커링의 확산과 이에 따른 신조 발주는 어떻게 구체화될지, 학계와 업계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걸 벙커링이라 지칭하며, LNG 벙커링이란 LNG를 선박이 연료로 사용하기 위한 일련의 절차와 인프라를 통칭합니다. 2020년 현재 전세계 선박의 거의 대부분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극소수의 선박이 원자력이나 바람을 이용하여 항행합니다. 엔진이 있는 선박의 주류 연료는 디젤유(MGO)와 저급 벙커C유(HFO)이며 벙커C유의 가격이 저렴하여 디젤유보다 비중이 높습니다. LNG를 선박의 연료로 최초로 사용한 것은 2000년 노르웨이였으며, 현재는 약350척의 선박이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LNG 연료 추진선이고, 300척이 현재 건조 중이거나 건조 주문이 된 상태입니다. 

 


<LNG 추진 5만톤급 벌크선, 그린아이리스호>

 

기름 대신 LNG를 선박의 연료로 사용하려는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대기질 개선 효과입니다. 저급 벙커C유에는 황성분이 0.5~3.5% 함유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황산화물이 배출되어 산성비의 원인이 됩니다. 또한 저급 벙커C유를 사용하는 엔진의 배출가스에는 상당량의 미세먼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선박의 연돌에서 볼 수 있는 검은 연기는 다량의 미세먼지로 인한 것입니다. LNG는 아주 높은 수준의 전처리를 통해 공급된 천연가스를 액화한 것이어서 황성분과 미세먼지가 거의 없습니다. LNG를 사용하는 엔진의 배기구는 그래서 검은 연기가 나오지 않습니다. 


두번째로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입니다. 기름과 가스 모두 탄화수소 분자로 구성된 물질이며 탄소원자(C)와 수소원자(H)가 각기 다양하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탄화수소를 연소시키면 대기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탄소원자는 이산화탄소(CO2)가 되고, 수소원자는 물(H2O)가 되므로 동일한 열에너지를 얻더라도 사용하는 연료 중 탄소원자는 적고, 수소원자가 많은 물질이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유리합니다. LNG의 주성분은 탄화수소 중에서 탄소원자가 가장 적은 메탄(CH4)이므로 기름 대비 온실가스 배출 저감 측면에 강점이 있습니다. 엔진 사양과 운항 조건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LNG를 사용하면 저급 벙커C유 대비 20% 정도 온실가스 (주로 CO2)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연료비 절감 효과입니다. 디젤유와 저급 벙커C유의 가격은 전세계 항만별로 차이가 크지 않지만, LNG는 대륙별 유통 가격의 차이가 많아서 일률적으로 적용하긴 어렵지만, 유가가 80 $/bbl 수준에서는 LNG를 사용하면 연료비를 20~50% 정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디젤유가 저급 벙커C유보다 50% 이상 비싸고, 대륙별 LNG가격도 최대 2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연료비 절감 효과는 기존 선박의 연료, 연료 사용량, 운항 경로 등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지만, 열량 기준으로 LNG가 기름보다 비싼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즉,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LNG를 사용하면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고 유가가 비싸지면 연료비 절감 효과는 비례해서 커집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장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왜 기존 선박을 LNG 추진선으로 개조하거나 신조 발주시 모두 LNG 추진선으로 하지 않는 것일까요? 사실 운항 중인 선박의 전체 규모에 비해 LNG 추진선은 매우 작은 틈새 시장입니다. 2020년 현재 10만척 정도의 선박이 운항 중이므로 LNG 추진선의 비중은 0.3%입니다. 그리고 기존 선박을 LNG 추진선으로 개조한 사례는 누적으로도 10건 미만에 그칩니다. 또한 해외 선사 중 LNG 추진선을 고려하는 비율은 24% 미만, 국내 선사들의 1.4%로 높지 않습니다. 

 

 VLSFO
(저유황유) 

 LNG 추진선
개조‧발주

 스크러버 장착
+ HFO

 미정‧무응답

 현존선

 66%

 8%

 13%

 13%

 신조

 37%

 24%

 21%

 18%

<해외 선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출처: Drewry, 2018>


<국내 선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출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2019>
 

조선소들의 희망과 달리 선사들이 LNG 추진선 채택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는 4가지 정도입니다. 첫번째로는 LNG 벙커링이 강제 사항이 아니며, 규제를 충족하는 수준에서 다른 대안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2020년부터 해운업계에 적용된 연료유 배출가스 규정 (소위 IMO2020)은 배출가스의 황산화물 비율을 0.5%로 맞추도록 요구합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기존에 사용하던 황함유량 3.5%인 저급 벙커C유 대신 함유량을 0.5%로 낮춘 저유황유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저유황유를 사용하지 않고 기존 저급 벙커 C-유를 그대로 쓰고, 배기가스 정화장치(스크러버)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 선박을 조금만 손보면 규제 요구를 충족할 수 있으므로 다수의 선사들은 저유황유 사용을 선호합니다.


두번째로는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더 비싼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기름과 LNG의 열량 대비 구입가격만 고려하면 분명히 LNG가 싸지만, 선사들에게 중요한 것은 운항 총비용입니다. 우선 선박 가격 측면에서 LNG 추진선은 동일한 화물 수송능력을 기준으로 20~25% 정도 비쌉니다. LNG 추진선이 기존 선박 대비 비싼 이유는 LNG 저장 탱크 가격, 이중 연료 엔진 가격, 제어 시스템 등에 의한 것이며 이중 가장 큰 비중은 LNG 저장 탱크가 차지합니다. 기존 선박은 선내 격실을 탱크로 사용하므로 연료 탱크 비용이 거의 들지 않지만, LNG 추진선은 별도의 극저온 LNG를 보관할 수 있는 압력 탱크를 설치해야 합니다. 


<LNG 추진 벌크선의 시스템 구성별 투자비 차이
출처: Aristra 해운, 2015>

또한 LNG 추진선은 선원의 인건비가 더 비쌉니다. LNG 추진 계통을 다루기 위해서는 별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실제 운항 경험이 요구됩니다. 장비도 기존 선박에 비해 추가되었고, 생소하며 극저온의 가스를 취급해야 하므로 선원을 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비록 LNG가 연료 자체로는 더 싸다고 하더라도 초기 투자비와 선원 비용을 고려하면 투자비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번째로는 LNG 추진선 건조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선원들도 어렵게 충원했다고 하더라도 막상 LNG를 공급받을 수 있는 항구가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전 세계 주요 기간 항구는 80여곳이 있는데, 이 중 어떤 형태로든 LNG 벙커링이 가능한 곳은 60여곳입니다. 또한 이 60여곳의 항구 중에서 LNG 벙커링선(LNG 추진선에 LNG를 공급해 줄 수 있는 선박)이 가동 중인 곳은 아직 20곳이 되지 않고, 국내 역시 아직 LNG 벙커링선을 통한 LNG 공급 서비스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LNG 벙커링선이 없는 경우 LNG 탱크 로리를 통해 공급받아야 하는데, 탱크 로리 1대는 최대 50 m3의 LNG를 공급할 수 있지만, LNG 추진선의 연료 탱크가 이 보다 큰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LNG를 받기 위해 항구에서 추가로 대기해야 하므로 부지런히 화물을 수송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 선사로서는 탐탁치 않습니다. 또한 만약 선사에서 운항하는 LNG 추진선이 기간 항로나 항구가 아니라 소규모 항구에도 기항을 해서 연료를 공급받아야 한다면 상황은 더 어려워집니다.


<탱크로리를 이용한 LNG 벙커링>

네번째로는 LNG를 사용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환경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거나 다른 대안들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입니다. 고유황 저급 벙커C유 사용을 금지한 이유는 황산화물 배출 규제이므로 저유황유를 쓰거나, 배기가스 정화 장치(스크러버)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저유황유가 엔진에 트러블을 일으키거나, 배기가스 정화 장치가 항내 사용 금지된다는 우려도 있지만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거나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미세먼지의 경우 항만 구역 내에서 문제가 되는데 다수의 항만들이 정박중에는 선박의 발전기를 아에 끌 수 있도록 육상 전원 공급 장치를 빠르게 보급하고 있기 때문에 LNG 추진선의 이점이 정박 중에는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연료로서는 비싸지만 디젤유(MGO)를 사용하면 기존선에서도 현존하는 모든 환경 규제 (배출가스 제한구역)를 다 충족할 수 있으므로, 연료 비용을 추가 청구할 수 있는 선사는 디젤유 사용을 선호합니다. LNG를 통한 온실가스 저감 효과 역시 메탄 슬립을 고려할 경우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반론이 만만치 않고, 설령 메탄 슬립이 없다고 하더라도 투자비를 고려할 때 20% 저감은 별다른 의미가 없으므로 당분간은 저유황유나 디젤유를 쓰다가 2025년 이후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수소계열 연료(암모니아, 연료전지 등)로 넘어가야 한다는 선사들도 등장했습니다. 

상기의 논의를 정리해 보면, LNG 벙커링이 효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선박이나 선사는 제한적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운항하는 선박이 오래되었고, 지정된 항로를 고정적으로 운항하는 대형 선박은 LNG 벙커링을 적극적으로 채택하여 이익을 볼 수 있지만, 어떤 종류의 선박은 LNG 벙커링을 채택할 가능성이 극히 낮을 수 있습니다. 즉, 일부의 기대와 달리 LNG 벙커링이 향후 모든 신조를 대체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표 5 선사별/선종별 LNG 벙커링 채택 가능성>

LNG 벙커링을 확산시키고 관련된 수주를 늘리기 위해 국내 조선업계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다음 시간에는 이에 대해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