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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20
[학생기자단] 부산대학교 전호환 (전)총장 인터뷰

<글 : 대한조선학회 학생기자단>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정종민 karanian1@pusan.ac.kr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진영우 6954753@naver.com
       인하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김민호 minho8399@naver.com
       인하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서지훈 nac0131@naver.com
       창원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김영수 realaveiro7@naver.com

 

전호환 (전)총장님께선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공학 학사, 석사와 글래스고 대학교 대학원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신 후 1996년부터 부산대학교로 돌아와 교수의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는 부산대 첨단조선공학연구센터 소장을 맡아 차세대 고부가가치 선박 개발에 필요한 핵심요소기술과 IT 접목 첨단 기술 연구에 매진해 조선기술과 연구수준의 향상, 조선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셨습니다. 이후 2016년까지는 부산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 및 부산대학교 조선해양플랜트 글로벌 핵심연구센터 센터장을 역임하였습니다. 또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총장직을 수행하시기 이전까지 해양산업발전협의회 위원장, 한국엔지니어클럽 부회장직을 수행하셨고, 2016년 5월부터 2020년 5월까지 4년동안 총장직을 수행하심과 더불어 부산과학기술협의회 공동이사장 및 부산글로벌포럼 공동대표 등의 역할을 하시는 등 학교 내외로 부산대학교의 발전과 한국 조선해양공학의 진흥을 위해 힘써 오셨습니다. 학생기자단은 한국의 조선해양산업이 발전하는 흐름의 중심에 계셨고 누구보다 더 넓은 시야를 바라보신 전호환 (전)총장님으로부터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2020년 5월 6일, 부산대학교 본관을 찾아 총장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좌측부터 학생기자단 김민호 기자, 서지훈 기자, 부산대학교 전호환 총장님, 정종민 기자, 김영수 기자, 진영우 기자>

 

 
Part .1 조선해양공학과 교수까지 걸어오신 길

Q.  부산대학교 첨단조선공학연구센터 소장을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맡으셨는데, 중점적으로 추진하신 일과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연구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혼자서 하는 개인 연구와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집단 연구입니다. 스마트폰도 집단 연구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 기능과 통신 기능 등의 여러 기술들이 합쳐진 것이니까요. 90년대부터 발생한 집단 연구의 형태가 공학이 발전하면서 지금은 개인 연구보다 그 의미가 커졌습니다. 한 분야의 지식만으로 연구 및 개발을 하기에는 거의 한계가 온 것입니다. 조선공학 기술이라고 다를 것은 없습니다. 조선공학만의 기술로는 한계를 직면한 지금, 조선공학에는 자율운항 등과 같은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다른 분야와의 융합이 필요합니다. 이 융합이 이루어지는 곳이 바로 ASERC(Advanced Ship Engineering Research Center), 첨단조선공학연구센터입니다. 부산대학교, 서울대학교, 충남대학교, 인하대학교 등의 모든 우리 조선공학인들의 10번의 도전 끝에 ASERC가 열렸고 제가 그곳에서 9년 동안 소장을 역임하였습니다. 당시 저희 연구소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일은 조선공학을 친환경 분야로 전환시키는 일이었습니다. ASERC 위에는 ERC(Engineering Research Center), 우수공학연구센터가 있고, 그 위에는 NCRC(National Core Research Center), 국가핵심연구센터가, 그 위에는 GCRC(Global Core Research Center), 글로벌핵심연구센터가 있습니다. ASERC가 한 분야에 우수한 사람들을 집단으로 만든 센터라면 NCRC는 국가에서 융합학문을 목적으로 사람들을 모아 장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센터이고, GCRC는 전 세계에서 조선공학 분야에 유능한 사람들이 모여 바이오, 유전 등 모든 학문과 융합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센터입니다. 저는 9년의 ASERC 소장 역임 후, 바로 GCRC 소장을 지내며 미시간 대학, 프랑스, 영국, 호주 등 많은 국가들에 연구비를 지원해주었습니다.

Q.  조선공학을 전공하시고,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하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A. MBA라는 것은 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으로 경영학 석사 과정 중 하나를 말합니다. 우리가 경영과 회계를 몰라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교양으로서 기본적으로는 생활법을 듣는 것이 좋고, 두 번째로는 생활 경제를 듣는 것이 좋습니다. 적어도 경제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알아야하기 때문입니다. 기획전략부터 생산, 자원관리, 인력 채용, 마케팅, 그 다음에 투자 계획까지. 이게 전부 MBA 과정에 다 들어 있습니다. 제가 MBA 과정을 수학한 이유는 조선과 관련짓기보다는 그저 살아가는 데 기본으로 필요한 것들을 배우고자 함이었습니다. 2009년, 소장 일을 하면서 ‘휴넷’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마케팅, 기획 전략, 자원 관리, 생산 등의 각 분야별 우리나라 최고의 교수들의 강연을 온라인으로 들으면서 공부했습니다. 

Q. 교수로 재직하시면서 많은 분야의 서적을 출간하셨는데, 후학들에게 추천하시는 책은 어떤 책인지요. 

A
. 4차 산업 시대를 한 단어로 정의하면 ‘빅데이터’입니다. 인공지능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제가 권해드리고 싶은 책, ‘펜의 힘’은 데이터의 힘과 고발정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1854년, 나이팅게일은 크림 전쟁에 참여하게 되는데 간호사를 자원하여 전쟁에 참여하게 됩니다. 영국은 1년 늦게 참전하였는데, 5만명의 영국군이 투입되고 4개월만에 영국군 2만명이 죽습니다. 전쟁 중에 사람이 죽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중요한 건 그 2만명 중 총에 맞아 죽은 사람은 몇 없었다는 점입니다. 대신 모두 콜레라, 감기, 더러운 화장실의 오물로부터의 감염 때문에 죽었지요. 이에 나이팅게일은 영국 정부에 총알보다는 치료에 쓰일 린넨과 마취제로 사용할 와인을 요청하였으나 영국 정부는 영국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고, 나이팅게일의 이야기를 믿을 수 없다며 그 요청을 무시합니다. 나이팅게일이 이러한 사망과 그 원인에 대한 사실을 데이터로써 분석하여 더 타임즈와 함께 폭로하면서 영국 내각이 무너져 가는 과정을 담은 것이 ‘펜의 힘’입니다. 이 이야기는 당시 사건에 관련이 있는 사람들의 편지나 자료를 바탕으로 쓰인 실화입니다.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시민들의 고발정신이 바로잡혀 있어야 합니다. 공직자가,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제 할 일을 않고, 시민들이 감시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존속되지 않습니다.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근거로 한 탄탄한 고발. 그것이 핵심이며, 이는 조선공학자들 역시 알아야 할 가치라 생각합니다.

Q.  대학시절에 기억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합니다.

A. 부산대 재학시절, 행글라이더, 스킨스쿠버, 승마 등 모험스포츠에 빠져 있었고, 행글라이더 제작 동아리를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동아리원 모집, 제작 비용 등 제약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7대의 행글라이더를 만들고 산에서 학교까지 행글라이더를 타고 내려오는 것을 결국 성공하였습니다. 도전정신이 성공을 이끌어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어느 주제에 대해 도전정신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Part. 2 부산대학교 총장으로서의 삶

Q. 총장으로서 임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이 어떤 게 있으셨나요?

A.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한국해사기술의 신동식 회장님과 조선해양 관련 소장 자료 기증 협약식을 개최한 일입니다. 신동식 회장님은 1961년 초대 경제수석비서관 및 대통령 직속 해사 행정 특별 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해사 관련 주요 정책을 담당하시면서 한국의 조선해양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셨습니다. 신동식 회장님은 회장님의 조선 인생 70년간 소장해온 해사 관련 주요 정책 보고서와 사진 등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역사적 기록의 원본들 약 100여 점을 기부하셨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 부산대학교는 기증한 자료들을 디지털화하여 한국 조선산업의 태동에 대한 디지털 스토리텔링 작업을 수행해 교내·외 이용자들에게 제공이 가능해졌고, 우리나라 조선해양사의 발자취를 파악하여 대학 구성원의 정보 욕구를 충족하였으며, 후학의 학문 연구를 장려할 좋은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이에 우리 부산대학교는 신동식 회장님께 조국 산업화와 경제발전 최전선에서 우리나라가 해양대국으로 발전하기 위한 기초를 닦은 공로를 인정하여 가장 가치 있는 명예공학박사 학위 수여식을 진행했었는데 이러한 점들이 조선과 출신 총장으로써 가장 의미 있고, 기억에 남습니다.

Q. 총장으로서 역임 중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였나요?

A. 총장으로써 그동안 많은 프로젝트들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것을 또 많이 배웠기 때문에 아쉬웠던 점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조선공학 출신 총장으로서는 대한조선학회에, 그리고 우리나라 조선 산업에 조선공학 쪽으로 더 많이 기여하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Q. 임기 중 가장 애착을 가지고 추진하셨던 사업은 어떤 게 있었습니까?

A모든 사업에 애착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했지만, 굳이 선택하자면 우리 부산대학교가 부산광역시와 함께 추진한 수소 선박 기술센터 사업이라고 하겠습니다. 수소 선박 기술센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선박 기술 확보를 통해 청정사회를 구축하는 글로벌 전문연구기관으로서 수소 선박 핵심 기자재 성능 평가 설비 구축 및 성능 평가 기법 개발부터 시작하여 성능 평가 플랫폼 운영 및 실증연구 수행, 그리고 수소 선박기술 고도화와 조선산업 활성화라는 3단계의 친환경 수소 연료 선박 R&D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행합니다. 이 사업은 55개월이라는 긴 과정 동안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수소연료전지 추진선박 핵심기술의 기반을 구축하여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온실가스 배출 감축 등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친환경 선박의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기반 구축 및 연구개발을 추진합니다. 우리나라 조선 기술로 고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하고, 더 나아가 해양산업 클러스터를 친환경 조선산업의 메카로 이끌게 되었다는 점에서 가장 애착을 가지고 추진했습니다.

Q. 지금까지 4년동안 총장으로서 역할을 다하셨습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퇴임 후, 다시 부산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로 복직을 합니다. 이후 안식년을 신청해,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의 아시아 태평양연구소 연구원으로 갈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목표는 학과로 돌아가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지금까지 쌓아왔던 조선해양공학 지식을 정성껏 알려주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도전정신을 전해주려 합니다.

또한, 마음 한 편에 희망하고 있던 계획은 소설 편찬입니다. 평소 독서를 좋아하다 보니 그동안 번역한 책도 많고, 직접 책을 쓴 일도 많았는데, 퇴임 후에는 소설을 한 편 써보려 방송통신대학교 창작관련학과를 가려 합니다.

Part. 3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Q. 총장님이 생각하시는 대학의 역할과 대학생이 해야 할 일

A많은 학생들이 대학교에 와서는 지식을 암기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그러다 배움의 즐거움과 창의성을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학생들이 종종 보이고는 합니다. 과연 지식은 단순한 암기의 대상일까요? 우리는 지식을 바라보는 태도를 달리해야 합니다. 학교에서는 암기 이외에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경험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대회에 출전하는 것, 여행을 떠나는 것. 독서를 비롯한 여러가지 활동을 해야 합니다. 대학의 역할은 바로 학생들이 폭 넓은 경험을 쌓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암기에 몰두하느라 배움의 즐거움을 잃지 말고, 다양한 방법으로 즐겁게 공부하시기를 바랍니다.

Q. 조선해양공학도가 시대에 맞는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

A. 제가 조선해양공학도 여러분께 당부하고 싶은 말도, 앞서 했던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많이 시도하고 경험해야 합니다.
지난 역사동안 인간의 뇌와 지능은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이 얼마나 놀라운 문명을 이륙해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이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삶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 시간 안에 가장 큰 효율을 내는 방법을 찾아야합니다. 아이작 뉴턴은 우리가 위대한 거인들의 어깨위에 서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사람의 삶은 짧지만, 우리는 선조들이 쌓아온 놀라운 지식위에 서있다는 의미입니다. 즉,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수많은 지식 중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골라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과 지식을 쌓아야 하는 것입니다.

다가올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고 있다면, 어떤 미래가 찾아오더라도 그 속에서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어떤 역량 하나를 콕 집어 조선해양공학도에게 필요하다고 말하자면 이것 하나를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두려워 말고 도전하십시오. 그 과정에서 쌓인 경험이 여러분께 필요한 지식을 구분해내는 방법을 알려줄 것입니다.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 여러분들은 현재와 미래를 선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부산대학교 본관에서 진행된 전호환 전 총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학생기자단 >

 


인터뷰 후기

인터뷰를 통해 학생기자단은 (전)총장님께서 걸어 오신 발자취를 잠시나마 같이 걸어 볼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후배 조선공학도들을 향한 메시지를 통해 앞으로 저희가 걸어갈 길 또한 그려보았습니다. 정답이란 건 없지만, 총장님의 철학은 학생기자단뿐만 아니라 수많은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앞으로의 진로 계획 및 준비에 있어서 좋은 방향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저희 역시 지금의 총장까지 오랜 길을 걸으신 바통을 이어받아, 훌륭한 조선해양공학도가 되도록 앞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이번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