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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020
[투자자가 바라보는 조선산업]

<글 : 신한금융투자 황어연 책임연구원 eoyeon.hwang@shinhan.com>

한국 조선사의 합산 PBR(시가총액 대비 자본총계)은 2015년부터 박스권에서 등락이 반복되고 있다. PBR 바텀은 0.47배에서 0.64배로 상승했으나 상단은 여전히 0.97배에 막혀있다. 박스권 탈피 시점에 대한 투자자들의 질문이 많다. 올해는 박스권 탈피가 쉽지 않다. 박스권 탈피를 위해서는 2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1) 흑자 선가, 2) 의미있는(20% 이상의) 수주잔고 증가다. 흑자 선가는 유지되겠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의미있는 수주잔고 증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조선사 12개월 선행 PBR 평균 추이 - 자료: QuantiWise, 회사 자료, 신한금융투자 추정 / 주: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평균>

 

2015~16년, 조선주 바닥 PBR은 0.47배였다. 동기간 선가는 적자였고 지속된 글로벌 발주 부진으로 수주잔고는 감소했다. 글로벌 조선, 해운 침체기였다. 경기민감선인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은 경기 침체로 운임이 하락했고 발주가 침체됐다. 다만, 미국발 에너지 수출 증가로 에너지 운반선(LPG, 석유제품, 원유)은 2015년까지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여줬다.
 

<클락슨 운임지수 추이, 자료: Clarksons, 신한금융투자>

2017~18년 상반기, 조선주 바닥 PBR이 0.64배로 상승했다. 여전히 적자 선가였지만 투자자들은 수주잔고가 증가한다는 것에 대해 할증을 줬다. 글로벌 경기는 2016년부터 반등한 고정자산을 바탕으로 고용률, 임금이 상승하면서 2017년부터 확연한 회복을 보였다. 2015~16년 발주 부진으로 2017년 선대 증가율은 3.4%에 불과했고 물동량은 경기 회복으로 4.2%를 달성했다. 글로벌 발주량은 2016년 0.3억DWT을 바닥으로 2017년 0.9억DWT으로 회복됐다. 아쉬운 점은 적자 선가가 지속됐다는 점이다. 인도량이 1.1억DWT으로 발주량보다 많다보니 글로벌 조선사들의 합산 수주잔고는 감소했고 선가 협상력 약화됐다.
 


<글로벌 조선사들의 수주잔고 추이 및 전망, 자료: Clarksons, 신한금융투자 추정>

2018 하반기~2019년, 2017~19년과 유사한 PBR 바닥이 유지됐다. 2018년 4분기를 기점으로 한국조선사들의 수주 선가가 흑자로 전환됐지만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발주 침체로 수주잔고가 의미있게 늘지 못했다.

2020년 전망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한국 조선사들의 흑자선가는 유지되겠지만 의미있는 수주잔고 성장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2017~2019년과 유사한 박스권 움직임을 예상한다. 미-중 무역분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2020년 물동량 성장률은 1.7%가 전망된다. 공급 지표인 선복량 증가율은 2.6%의 성장이 예상된다. IMO2020에 따른 연료비 상승, 선박들의 연비주행을 위한 감속을 고려한다면 실질 선복 증가율은 0.6%가 전망된다. 연료비 상승에 따른 노후선박들의 교체 수요는 증가하나 물동량 부진으로 신규 선박 수요는 여전히 부진할 전망이다. 글로벌 발주량은 7,530만DWT가 예상되나 인도 예정인 선박이 9,320만DWT이라 수주잔고 하락에 따른 선가 약세가 예상된다.
 


<글로벌 발주량 추이 및 전망, 자료: Clarksons, 신한금융투자 추정>

다만, 미국발 에너지 수출 증가는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의 에너지 수출 파이프라인(원유, 석유제품, LPG, LNG) 증설로 한국 조선사들의 에너지 운반선 호수주는 지속되겠다. IMO2020으로 인한 LNG 연료 추진선 발주 비중 증가, 한국 조선사들의 점유율 상승도 예상된다. 2020년 한국조선사들만 흑자 선가 유지가 가능하며 수주잔고 성장이 전망된다. 글로벌 조선사들 중 가장 나은 주가 움직임을 보이겠지만 박스권 탈피를 위해서는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