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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19
[알기 쉬운 전공 에세이] 뉴턴의 Principia와 생산공학: 체계 있는 생산 공학

<글 : 인하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이장현 교수 jh_lee@inha.ac.kr>

1. 뉴턴 역학과 생산 공학

조선해양공학의 학문 영역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이미 융합의 시대에 접어든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전통적인 유체역학, 구조역학, 설계생산공학, 해양공학 분야 등으로 나누는 것도 과연 적절한지에 대한 분분한 의견이 있을 것이다.
여러 학문 영역 중에서 역학 분야는 아이작 뉴턴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라틴어: Philosophiæ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로부터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 저서는 현재 과학기술의 이론적 근간을 설명하는 책으로 '프린키피아'(Principia)라고 불리기도 한다. 1687년에 나온 뉴턴의 세 권짜리 저서로 뉴턴의 고전 역학의 근간은 “힘의 평형, 질량 보전의 법칙, 에너지 보전의 법칙 등과 같은 절대적 법칙이 우리가 다루는 과학기술 대상을 지배하며, 수학적인 방법으로 이를 설명하고 분석할 수 있다”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철학은 늘 접하는 (1) 지배방정식과 경계조건, 초기 조건으로 전환하여 표현되며,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2) 재료의 물성치, (3) 자유도(DOF)와 거동(행동)이라는 영역으로 구별하여 이해하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이해의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소개하곤 한다.
 

 

생산공학, 생산 및 제조시스템을 이해하고 분석하기 위한 위와 같은 명확한 이론적 절차와 방법이 과연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가장 중요한 출발이 아닐까 싶다.

2. 생산 공학의 다양한 연관 단어

역학과는 달리, 생산공학을 거론할 때 너무나 다양한 단어와 주제들이 눈앞에 떠오를 수밖에 없다. 생산관리, 일정계획, 공법, 공정관리, CAD,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BOM (Bill Of Material), MRP(Material Requirement Planning)/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자동화, 시뮬레이션, 인공지능(머신러닝, 딥러닝), 가공/절단, 곡가공 자동화, 용접, 블록 조립, 공차 및 정도 관리, 설계-생산 연계, 설비 및 자산 관리 (Asset Management) 등 너무나 많은 단어가 혼재하는 바람에 생산공학이라는 주제를 과연 어떤 방법으로 이해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필자는 학부생들에게 강의 시간에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곤 한다. “만약 여러분이 어떤 제조 공장을 접하였을 때, 이 제조 공장을 어떤 체계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과연 이 제조 공장의 개선을 위해서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바꿀 것인가?” 라는 질문이 가장 대표적인 질문이다. 또한 “여러분이 역학적 현상을 이해하는 논리적/이론적 Frame을 갖추어야 하듯이, 생산시스템 또는 제조시스템을 이해하는 Frame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필자 또한 “과연 생산공학도 역학적 접근과 같이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법칙과 과정을 통해서 설명하고, 분석해서 최종적으로 개선 방안을 도출할 수 있는 이론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산업공학과 경영학과에서 다루는 Operation Research, 생산관리와 관련한 도서를 읽어보고, 또한 기계공학과에서 다루는 CAD/CAM 등의 도서와 논문을 읽는 노력을 하였다. 이 과정에서 필자 나름대로 우격다짐 식으로 정한 허점 많은 이론이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본 기사에서는 그러한 우격다짐 식의 생산공학 이론을 소개하고, 이에 대한 평가와 토론은 독자들에게 남기고자 한다.

우선, 필자의 ‘우격다짐 생산공학 이론’을 다루기 전에 필자가 지도하는 생산공학 대학원생들이 학습하는 공부 분야와 이유부터 소개함으로써 간접적인 해명을 시작하고자 한다. 아래의 도표에는 주로 공부하는 분야를 요약하였으나, 어찌 보면 매우 이질적인 성격의 이론을 공부하는 듯하나, 이는 우리가 다루는 생산시스템의 특징을 간접적으로 설명한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의사로 따지면 응급의학, 일반 내과, 일반 외과, 영상의학과 등 모든 전공 분야를 학습하는 것과도 유사하다. 결국, 생산공학의 이론적 범위는 전 분야에 걸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열유체, CFD, 구조해석, FEM, 프로그램 개발, 인공지능 등 학과로 따지면 기계, 조선해양, 산업공학, 컴퓨터 공학 등 전 분야에 걸친 학제간 융합 학습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이는 생산 공학이 다루어야 할 객체 또는 주제가 다양함에 따른 것으로, 역학적인 해결뿐만 아니라, 자동화, 소프트웨어, 시스템 공학적인 해결 방법이 동원되어야 함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3. 생산공학 – 생산 및 제조시스템을 이해하는 절차와 분석 방법

필자가 우격다짐하는 제조·생산시스템의 이해 절차는 다음과 같다. 모든 제조 및 생산시스템에 적용되는 가장 우선인 제조 제 1 의 법칙을 시작으로, 관심 대상의 제조 시스템의 정보와 물류 (자재)의 흐름이 정확하고 계획에 맞는지를 평가하는 과정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개선안을 도출하는 것이 그 절차라고 볼 수 있다.
 


<그림 1  제조 제 1 법칙과 제조시스템의 분석 절차>

 


제조시스템, 생산시스템의 절대 법칙: 먼저 필자의 ‘우격다짐 생산공학’은 뉴턴의 법칙과 같이 모든 제조시스템에 절대적으로 적용되는 법칙으로부터 출발한다. 제조시스템을 바라볼 때 절대적인 법칙은 Plossl이 제시한 제조 제1의 법칙 – “모든 제조시스템은 흐름의 속도와 정확성에 따라 최고의 결과를 가져온다”가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자동화, 전산화, 인공지능, 새로운 정보시스템 적용 등 그 모든 활동과 시스템은 결국 정보와 부품의 흐름을 빠르고 정확하게 만듦으로써 획득 가치, 즉 ROI(Return On Investment)를 향상하게 시키는 노력이다. 따라서 어떠한 제조시스템도 예외를 두기는 어려운 절대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모든 단어와 키워드가 과연 제조 1 법칙에 부합하는지를 가장 먼저 생각할 것을 이야기 하고 싶다.  
 


<그림 2  제조 제1법칙의 흐름과 의미>


제조 절대 법칙을 염두에 두고 질문에 대한 답변의 예를 든다면, “CAD는 정확한 생산 정보를 생성하기 위한 것이고, 자동화는 생산 물류 속도를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적용하기 위한 것이고, 엄격한 BOM 관리와 PML (Pallet Material List)은 생산 물류를 정확하게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잠깐! BOM이란 무엇인가?  BOM은 우리 말로 자재 목록, 자재 명세서, 부품 명세서로 불리며, 하나의 제품을 이루는 부품의 고유 번호 (ID Number), 부품의 개수, 부품의 재질, 부품을 표현하는 도면 또는 3차원 CAD 파일, 부품의 유효기간(자동차와 같이 년식이 바뀌는 제품의 경우에는 부품별로 유효기간을 지정함으로써 년식 변경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도록 한다.), 부품의 공정계획 번호 등과 같은 설계 및 생산 정보를 모두 포함하는 그야말로 제품 자체를 의미하는 data table을 의미한다. BOM은 엑셀과 같은 도표로 표현하기도 하며, CAD, PLM(Product Lifecycle Management),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MRP(Material Requirement Planning) 등과 같은 경영정보시스템이 공유하는 기준 정보로 활용된다. 어찌 보면 제조 산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정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CAD로부터 정확한 BOM 정보를 추출하고, BOM의 변경과 개정 이력을 저장하고 이를 관련된 모든 설계 생산 업무에 적용하는 BOM관리 업무는 모든 제조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업무의 하나이다. 설계 결과로서 BOM을 의미하는 Engineering BOM, Manufacturing BOM (생산 BOM), 유지보수를 위한 Maintenance BOM 등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조선해양산업에서는 장납기 자재 (MML: Mane Machinery List), 예량 BOM, 상세 BOM, 조립 또는 설치 BOM 등 다양한 BOM이 사용되고 있다. 다만, BOM이 제품을 구성하는 부품의 개수 만을 나열한다면 이는 BOM의 확장성을 활용하지 못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여하튼, BOM에 대한 이해가 제품 설계와 생산공학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BOM에 대한 설명만으로도 책을 한권 써야할 판이니, 역시 이정도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아쉬움이 있다.

여기서 잠깐! 이상한 BOM 이야기 세계적으로 BOM 관리를 잘 한다고 하는 A 자동차 회사에서 사양 (Option)을 똑같이 선택한 자동차 두 대를 선택하여 분해한 부품을 비교하였더니 몇 개의 부품이 서로 다르거나 누락 된 것을 경험한 일화가 있다. 정확한 BOM과 그에 맞는 부품을 조달하고 사용하는 일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이다. 어찌 되었든 BOM 관리를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사용하지도 않을 부품이 창고에 계속 쌓이거나(구매하거나), 한편으로는 부족하게 되는 문제(제조시스템이 멈추는)가 생기는 등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그림 3  BOM(자재 명세서)의 사례>

 

 
제조 전략을 파악한다: 제조시스템을 이해하는 두 번째 단계로는 제조 전략 (Manufacturing Strategy)라고 생각된다. 유사한 제품과 유사한 제조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운영하는 방식이 다르며 이를 제조 전략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Dell computer 사와 삼성전자(주)의 노트북은 유사한 제품일 뿐만 아니라 유사한 제조설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를 운영하는 방식은 매우 다르다. 한국의 조선해양산업과 일본의 조선해양산업도 유사한 설비와 인력을 갖추고 있지만, 제조 전략은 서로 다르다. 
 



<그림 4 제조 전략의 대표적인 종류>

 


<그림 5 제조 전략별 제품 제조에 필요한 공정의 순서 예시>


Dell Computer는 전형적인 ATO(Assemble To Order) 전략을 쓰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MTS(Make To Stock) 전략을 운영하고 있다. Dell computer는 소위 Off-line 매장을 갖추고 있지 않으나, 삼성전자는 매장을 갖추고 있다. Dell Computer는 On-line 주문을 접수하는 순간부터 조립과 배송을 시작함으로써 불필요한 매장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팔리지 않는 악성 재고를 쌓지 않는 효율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매장 운영 비용과 부품 선 구매에 따른 원가 상승의 비효율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항상 수요 예측의 정확성에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제조 전략을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결국 거의 같은 제품과 제조설비를 갖춘 두 회사의 효율성과 ROI가 다르게 되는 원인이 된다.  
일본의 조선해양산업은 소위 MTO(Make To Order)전략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기준 선박을 선주의 요구에 따라 일부만 변경하여 설계 및 건조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따라서 선주의 요구 사항을 완벽하게 수용하지 못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을 뿐만 제품의 다양성을 갖추지 못한 한계를 가지게 한다. 물론 유사한 선박을 재설계하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효율성을 가지고 있으나 근본적인 제품 개발 및 다양성 추구라는 측면에서 불리한 구조이다. 이와는 달리 한국의 조선해양산업은 ETO(Engineering To Order) 전략을 운영하고 있다. 선주의 요구사항을 수용한 새로운 설계 (비록 Mother ship을 수정한다고 하지만)를 수행할 만한 조직과 인력을 보유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물론, ETO 전략이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설계 능력과 생산 계획 능력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관심 대상의 제조사 또는 제조시스템이 어떠한 제조전략을 운영 중인지를 가장 먼저 질문하고 파악한다.
 

 
제조시스템의 정적(Static) 구성 요소 식별: 다음 단계는 제조시스템을 이루는 정적인 (Static) 구성 요소를 식별하고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제조시스템의 정적인 요소를 파악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 어떤 재료로 제품 (What, Product)을 생산하는가?
② 어떤 설비와 인력이 (Who, Resource) 있는가?
③ 어떤 방법(How, Process)을 이용하는가?  ​

이를 통상적으로 PPR (Product, Process & Resource), 2PM (Product, Process,  Machine), 3M(Men, Machine, Method)과 같은 용어로 대별된다. 관점의 차이가 약간 있지만, PPR로 나누어 생각해도 차이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 제품 (Product): 제품을 표현하고 정보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BOM과 Product Tree 이다. 따라서 제품 정보를 정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CAD로부터 BOM을 추출하고 이를 ERP (생산 계획, 구매와 자재 물류)와 연계하는 방안 등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그림 6 Product, Process 와 Resource의 관계>
 


<그림 7  CATIA V5의 PPR 통합 예시>


여기서 잠깐! 설계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고민해야할 것 같다. 통상 설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답변을 들어보면 여러 가지이다. 예상대로 가장 많은 답변은 “설계는 CAD입니다”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결코 이 답변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으며, 필자는 “설계는 BOM입니다.”라고 답할 것 같다. 물론 사전적 의미로 설계는 사실상 모든 것을 의미한다. 즉 “설계는 제품의 형상을 결정하고, 재료를 선택하고, 위의 과정에서 FEM/CFD/실험과 같은 방법으로 선택과 결정을 검증하고, 가공/조립 방법을 선택하는 것” 이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는 BOM이며, BOM을 중심으로 부품의 상하위 관계, 개수, 재료, 공정 계획 등 많은 후속 정보가 정확하게 연계될 수 있으므로, 대다수 제조사의 전문가들은 설계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무엇인지 질문하면, 거의 대부분은 “설계는 BOM 이죠.”라고 답한다. 굳이 첨언한다면 결국 “CAD는 형상을 표현하는 하나의 공학적/예술적 도구이며, BOM을 비롯한 다른 정보를 생성하는 과정에 사용되는 하나의 저작 도구일 뿐이다”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공정 (Process): 제품을 가공, 조립하는 방법과 순서, 그에 필요한 재료(원자재 또는 Sub-Assembly 부품, 부품)를 의미한다. CAD에서 정의된 형상과 BOM을 근간으로 직접 제작할 것인지? 표준품을 구입하여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제품을 제작하는 공정에는 적절한 도구(Machine과 Tool)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적절한 순서도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공정계획 (Process Plan)은 통상 CAD의 일부 기능으로 포함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공정계획은 당연히 설비의 특성을 고려하여 수행되어야만 하며, 똑 같은 공정이라 할지라도 서로 다른 방법을 적용할 수 있으며, 그를 공법의 차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하나의 Panel 블록을 조립하는 방법은 Egg Box, Matrix, Slit, Slot 공법 등 서로 다른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 탑재라는 공정도 건조 선대 (Dry Dock), 육상 공법, Skid 공법, Floating Barge 공법 등 다양한 공법을 적용할 수 있다. 대다수 학생들은 공정과 공법을 그저 비슷한 단어로 혼동하고 이를 명확하게 구별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공정계획은 CAPP, CAM, Off-Line Program 등을 수행하는 작업을 의미하며, 조선소로 따지면, DAP(Detail Assembly Procedure), WSD(Work Sequence Diagram), 호선 대일정 계획, 호선 중일정 계획 등이 전형적인 공정계획이라고 볼 수 있다. PML(Pallte Material List)은 공정계획의 산물로 나온 원재료 목록, 즉 생산 BOM의 일부로 정의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공정과 공법의 차이는? 이미 위에서 예를 들었듯이, 공정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필수적인 하나의 과정 (예: 가공, 조립, 도장, 선행탑재, 탑재 등)을 의미하며, 공법은 그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정은 Process, 공법은 Process Method라고 생각하면 가장 적절할 것이다.
예를 들어, 탑재 공정을 수행하는 공법으로는 육상건조 공법, SKID 탑재 공법, Semi-Tandem 건조 선대 공법, Floating Dock 및 해상 크레인 탑재 공법 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판넬 조립 공정의 공법 또한 Egg Box, Slit, Slot 공법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즉, 하나의 공정을 완수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의미한다.


여기서 잠깐! CAPP란 무엇인가? CAPP (Computer Aided Process Plan)은 CAD 정보와 설비 정보를 연계하여 공법과 순서, 그에 필요한 설비를 결정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다음의 그림은 특정한 부품을 제작하기 위한 순서를 정하고, 그에 필요한 도구를 정하는 CAPP의 결과 예제를 보인 것이다. 아래는 가공 공정을 예시로 사용한 것이므로 최종적으로는 NC 코드를 생성하게 될 것이다(이에 대한 설명은 아래 CAM과 연계되어 있다.).  조선소에서 본다면, 공정계획의 예시로 DAP (Detail Assembly Procedure)와 같이 조립 순서를 정의한 정보, 호선 IHOP처럼 블록 가공/조립 순서를 정한 도면, 탑재 네트워크와 같은 탑재 순서도 등이 공정 계획의 사례로 분류될 수 있다.
 


<그림 8 CAPP의 결과 예시>


 여기서 잠깐! CAM과 NC란 무엇인가? CAM (Computer Aided Manufacturing)은 독립된 기술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CAPP 과정에서 장비를 고려하여 공법과 공정 순서를 정하고, 자동화 장비를 직접 제어할 수 있는 NC (Numerical Control) 코드를 생성하는 OLP (Off-line Programming)을 의미한다. NC는 통상 G-Code로 불리며, 위에서 이미 소개한 CAM에서 OLP를 통하여 생성하는 ASCII 파일이다. 자동화 로봇을 제어하는 제어 BOX는 Fanuc 등 다양한 제조사에서 제공하지만, 표준화된 제어 코드는 G-Code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네스팅 프로그램의 NC 생성기능은 일종의 OLP이며, 자동 절단 장비의 제어를 위한 G-Code를 생성하는 공정계획 일부로 설명할 수 있다. 다음의 그림은 G-Code의 예를 보인 것이다. 그림과 같이 G-Code는 일반적인 Text 형식의 파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구(자동화 장비의)의 이동 속도, 회전 속도, 공구의 종류, 이동 거리, 좌표 등을 표현하는 문자의 집합으로 이를 그대로 번역하면 어떤 공구가 어떤 속도로 어떤 방법으로 어디로 이동하면서 어떤 가공 작업을 수행할지에 대한 제어 문장이 저장된 독립된 파일로 볼 수 있다.
 


<그림 9 G-Code의 사례와 의미 (참고 문헌: Gao, Y., Li, B., Wang, W., Xu, W., Zhou, C., & Jin, Z. (2018). Watching and Safeguarding Your 3D Printer: Online Process Monitoring Against Cyber-Physical Attacks. Proceedings of the ACM on Interactive, Mobile, Wearable and Ubiquitous Technologies, 2(3), 108.)> 

 
여기서 잠깐! 공정관리란 무엇인가? 자 그럼, 이제 공정관리에 대한 의미가 유추가능할 것으로 짐작된다. 공정관리는 특정한 공정 (절단, 조립 등)을 제조 1법칙에 따라 가장 정확하고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조율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따라서 공정에 필요한 재료는 BOM과 PLM로부터 파악하여, 정해진 시각에 필요한 재료가 입고되었는지, 그리고 공정 진행에 필요한 설비와 기계 도구, 인원이 적절하게 배정되어 정해진 기한 내에 제품을 제조 생산하는 지를 관찰하고 조율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 도면, BOM, 조립도 등 다양한 정보를 조회하고, 작업 결과와 실적을 평가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 생산 자원 (Resource): 설비자원은 설비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함이 적절할 것이다. 물론 도면 등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설비자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먼저 제조설비의 유형과 생산유형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설비 자원은 크게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① Continuous Shop: Continuous Shop: 코카콜라, 원유 정제 설비 등이 전형적인 Continuous shop에 속한다. 끊임없이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이므로, 최초 설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설계하느냐가 중요한 요소이다.
② Flow Shop: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자동차 공장이다. Ford 자동차를 시작으로 대량 생산을 목적으로 개발된 대표적인 흐름 생산 체계이다. 이 체계는 모든 공정의 작업 Cell 또는 Station이 주어진 Tact Time에 맞춰서 적절한 Cycle Time을 유지하는 것이 생산성을 올리는 가장 중요한 이슈이다. 조선소 전체는 하나의 거대한 Flow Shop이지만 각각의 공장은 Flow Shop이 아닌 경우가 많다. Panel Shop, 소조립 공장과 같이 Tact Time을 가진 공장이 가장 대표적인 Flow Shop이라고 볼 수 있다. 
③ Job Shop: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가구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가구는 종류가 다양하므로 Flow shop을 운영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따라서 다양한 도구를 한곳에 모아두고 가구별로 하나씩 제작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다. 조선소에서는 곡블록 조립장, PE 조립장이 가장 Job shop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Job shop의 가장 선행 조건은 Flexibility & Multi-Function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종류의 제품이 오더라도 주어진 기간 내에 제조 생산할 수 있도록 다기능, 다양한 도구를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다.
④ Fixed Factory: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조선소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주어진 설비를 이용하여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설비 능력을 감안한 생산 일정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공장이다. 이러한 이유로 Gantt Chart, Pert/CPM 같은 기법이 중요한 공장이라고 볼 수 있다.
⑤ Batch Shop: 대표적인 사례는 제과점이라고 볼 수 있다. 제빵사는 앙버터, 크로아상, 크림빵, 치와바타와 같이 서로 다른 종류의 빵 별로 수십개 또는 수백개를 한꺼번에 만들고 종류별로 차례대로 오븐에 굽는다. 동일한 종류의 빵 한 묶음을 Batch라고 한다. 당연히 빵 별로 온도와 시간이 다르므로 종류별로 차례대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통상 Flow shop에서도 활용된다. 예를 들어 A 전자 냉장고 공장은 여러 가지 용량을 가진 제품을 하나씩 생산하지 않고, 빵과 마찬가지로 같은 용량의 냉장고를 묶음 생산하고 있다. 물론 A 전자 냉장고 공장은 기본적으로 Flow Shop이지만, 생산하는 제품의 종류가 다르므로 Batch 생산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조선산업에서는 배관 제작 등이 그나마 Batch shop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림 10 조선 산업의 제품(Product)-공정(Process)-설비(Resource) 정보 예시>

 

 
제조시스템의 동적(Dynamic Operation) 요소(시간 계획) 식별: 지금까지 제조시스템에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정적인 요소 (What, How, Who - Product/Process/Resource)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정적인 요소는 그저 있을 뿐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은 동적(Dynamic) 거동으로 이해와 분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언제(When, Time), 어떤 제품(Product)을 어떤 작업 Station/공장 (Resource)에 투입하고, 어떤 방법 (Process)를 적용할지”를 정해두어야만 공장은 스스로 움직일 준비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러한 동적인 거동은 생산계획, 일정계획으로 정의될 수 있다. 역으로 말하면 생산계획, 일정계획은 생산설비를 움직일 수 있는 동적인 행동 지침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Flow Shop과 Fixed Shop인 자동차와 조선소의 차이를 통해서 동적인 움직임의 차이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잠깐! PPR-S? S는 Schedule(생산 계획), Time, Plan을 포함하며,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정적인 구성요소들이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를 정하는 동적인 행동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조선소의 일정 계획을 여기서 모두 설명하기에는 분량이 많아서, 추후에 기회가 생기면 다시 체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면 한다.

여기서 잠깐! 송선과 계열은? 송선은 Routing이라고 불린다. 다시 말하면 일종의 Lagrangian Approach이다. 특정한 부품이나 블록이 어느 공장을 거쳐서 어디로 생산이라는 여행을 떠나는지 방문 순서를 의미한다. 따라서 송선은 PPR-S의 동적인 거동 산물이라고 볼수 있다. 여기서 또 계열이라는 단어는 앞서 언급한 Batch 생산과 비슷한 개념이다. 계열은 유사한 속성 (절단가공을 예로 들면, 20mm 두께로 같은 Plasma Cutting Machine에서 작업할 수 있는 강판의 묶음을 계열로 분류한다.)을 가진 Batch 생산 방식의 개념을 적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자동차 조립 공장은 언제 건설하는가? 자동차 산업에서 신차를 출시하면 개발 비용이 공개되곤 한다. 정확하게 어떤 내역이 사용되었는지 알 길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신차를 개발하면 그에 적절한 가공 및 조립 공장을 새롭게 구성한다. 아예 모든 공장을 새롭게 건축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공장의 상당한 부분을 신차에 맞춰 개선하고 보완하는 작업을 통해 주어진 공정을 처리하도록 한다. 이는 동일한 제품을 반복생산하는 자동차 산업에서 효율적이지만, 조선소는 크게 변함없는 공장을 유지하면서 늘 다른 제품(선박)을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가공 조립해야 하는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개념을 IPPE(Integrated Product & Process Environment)라고 불리는 다이어그램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림 11  IPPE: PPR-S의 연관 관계>


앞 절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제조 전략과 제조설비의 유형이 구별되는 것처럼, 생산 계획도 그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 Flow Shop 일정계획 : 앞서 이야기한 Flow의 Shop의 생산 계획은 조선산업의 입장에서 보면 단순하게 느껴진다. 자동차 공장에서 UPH (시간당 조립 대수)가 60이라면, 하루 10시간 기준으로 600대, 720대를 생산하고 싶으면 12시간을 작업하면 되는 것이 생산계획이다. 즉, 생산계획은 Flow shop의 가동시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계획에 맞도록 부품을 공급하는 것과, 원래 계획된 Cycle Time을 유지하는 것이 생산 계획과 관리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 조선산업의 일정계획 : 조선산업의 생산계획은 Project 기반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호선이 혼재되어 생산되므로 Flow Shop의 일정계획과는 확연이 다르다. 우선 선표 계획, 호선별 대일정 계획/ 탑재 네트워크, 호선 별 중일정(선행 후행) 계획, Shop 별 중일정 계획, 후행 안벽의장 계획, 소일정 계획(일주일 단위의 계획), 작업 계획 등과 같이 Top-Down 형태의 복잡한 일정 계획 계층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일정계획은 설비의 용량을 참작하여 다수의 블록 조립과 의장품 설치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 용량이 요구되는 목표 물량을 수용하지 못하면 사외 제작을 해야 하는 등 너무나 복잡한 일정계획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일정계획의 어려움이 결국은 납기 지연, 생산 지연 등의 심각한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Cycle Time 기반이 아니라, 생산 물량 (Joint Length, Weight 등)을 주어진 기간 내에 처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림 12 일정계획을 반영한 조선 산업의 제품(Product)-공정(Process)-설비(Resource)의 상관관계 연결 예시>

  

 
제조 정보시스템에 대한 이해: 제조에 필요한 적절한 설비를 결정하고, 적절한 가공/조립 시간을 선택하고, 이에 필요한 재료를 언제 공급할지 까지 그 모든 것을 정하는 것이 결국 생산 공학일 것이다. 필자는 여러 논문과 발표 자료에 저자의 숨은 의도를 표현하고 있는 수많은 다이어그램을 보면서 늘 아쉬움을 갖곤 한다. 특히나, 엄청나게 많은 블록과 화살표를 보면서 이걸 어떤 체계를 가지고 이해해야 하나 스스로 물어본 적이 많다.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방법도 표준이 있겠지만, 자주 거론되는 정보시스템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PPR-S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그럼 우선 각 정보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이 또한 책 한 두 권으로 설명해야 할 만큼 큰 담론이라, 그저 겉핥기식의 짧은 이야기임에 대한 너그러운 이해를 구하고 싶다.
정리하면, 정보시스템은 결국 Product, Process, Resource, 그리고 Schedule (Plan, 생산계획) 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성하거나 보관하여 활용하게 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따라서 정보시스템은 PPR-S를 표현하고 활용하는 용도라고 볼 수 있다. 
 

 
  

 

<그림 13 정보시스템 중 일정계획의 구성 요소  예시>

 

 
제조시스템의 생산계획, 설비 분석(시뮬레이션): 이 단어가 이제야 에세이에 등장할 시점이 된 것 같다.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라면, 시뮬레이션은 관심 대상의 특징을 모델링하고 주어진 입력(또는 경계조건)에 따라 어떠한 반응(결과, 출력)이 나올지를 미리 경험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제조시스템의 평가와 시뮬레이션은 단위 현상을 비롯한 조선소 전체에 대한 시뮬레이션 등 거대한 범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다음 도표와 같이 생산 시뮬레이션은 블록 변형/열간 변형 등과 같은 역학적 현상과 더불어 일정계획/생산계획을 대상으로 설비의 부하와 생산량을 평가하는 시스템적 현상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따라서 시뮬레이션 대상의 특성에 따라 때로는 FEM과 같은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고, 때로는 이산사건시스템(DEVS) 시뮬레이션과 같은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특히, 이산사건시뮬레이션은 그간 언급한 PPR-S를 모두 포함하는 기초적인 Digital Twin(디지털 트윈)과 같은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물론 Digital Twin이 되기 위해서는 센서 및 데이터를 근간으로 새로운 환경에 따라 스스로 평가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완벽한 단계로 성장해야 할 것이나, 이산사건시뮬레이션은 제조시스템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산사건시뮬레이션에는 ARENA, QUEST 같은 사용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ManPy, SimPy 같은 파이썬 기반의 공개된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뮬레이션의 궁극 목적은 대안을 찾아서 개선안을 제시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생산 시뮬레이션의 다양함 생산 시스템의 시뮬레이션은 생산성 분석을 위한 이산사건시뮬레이션 뿐만 아니라, 열간가공의 변형, 냉간가공의 변형, 용접변형, Lifting lug에 의한 변형, 블록 거치에 따른 변형 등 다양한 종류의 역학적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이러한 연유로 생산공학의 시뮬레이션은 산업공학, 시스템공학, 유한요소해석 등 다양한 이론이 필요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림 14 생산성 시뮬레이션: 설비 부하 평가 예시 (이산사건시뮬레이션 적용)>

  


<그림 15 성형가공과 Lifting 작업의 시뮬레이션 예시 (유한요소해석 적용)>


 


 <그림  16 성형 구조해석 (비선형 유한요소해석)과 통합 S/W 개발의 예시>

 


                                        <그림 17  Lifting 작업의 상세 시뮬레이션 예시 (비선형 유한요소해석 적용)>

4. 에필로그 

생산시스템의 분석에도 역학과 같은 체계가 있는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제시한 답변이 그리 시원스럽지는 못한 것 같다. 많은 내용을 한번에 설명하고 하다 보니 오히려 체계가 없는 듯 보이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상자와 화살표의 나열로 표현된 다양한 생산시스템 다이어그램을 제시한 교재와 논문을 읽어보면서 “왜 이렇게 명확하고 일관성 있는 체계가 없이 복잡한 그림만 제시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물론 IDEF, UML, EA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한 생산시스템의 기술도 가능할 것이나, 이를 다루기에는 너무 방대한 내용으로 생각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아이디어를 모아서 언젠가는 뉴턴의 프린키피아와 같은 기준이 될 만한 생산공학 교재를 집필해보고 싶은 소망은 늘 살아 있고, 또한 기대하고 있다.
과거 30년 전, 1980년대 후반에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XT 컴퓨터 (그 유명한 Intel의 8088 CPU와 1.2MB 플로피 디스크를 저장 장치로 가진 흑백 브라운관 모니터를 가진 컴퓨터)를 구매하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다. 컴퓨터가 일반화되지 않았던 그 시절, 컴퓨터의 능력에 대하여 이해도 부족하고, 막연한 기대가 확산을 반복하고 있었던 때이다.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반짝반짝 빛나는 새 컴퓨터를 사무실 앞에 전시하고, 직원들을 모아서 소위 조회라는 것을 하면서, “당신들 생산성이 떨어지고, 제품 불량률이 높아지면 이 컴퓨터 전원을 켜겠다. 그러면 모든 공장은 자동화되고 당신들의 고용을 보장할 수 없다. 열심히 일하시라.”라고 일장 훈시 또는 협박(?)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직원들은 더욱 열심히 일했다고 한다. 지금 들어보면 컴퓨터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던 시절의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ICT, 빅데이터, Smart factory 등에 대한 단어를 떠올리면 마치 그때 그 시절의 일부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이러한 단어와 연관된 개선과 발전 가능성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넓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30년 전 컴퓨터가 지금의 컴퓨터로, 당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세상이 펼쳐진 것과 유사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다만,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더욱더 필요한 시점이 되었으며, 막연한 기대보다는 경험하고 공부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과거에 XT 컴퓨터를 켜고 FORTRAN이라는 언어가 내가 해야 할 엄청난 양의 계산을 아주 쉽게 빨리 대행해 줌을 경험하였던 것처럼, 신기술에 대한 경험을 통해서 가능성을 찾고, FORTRAN을 공부하듯 인공지능 언어를, 센서를, 데이터 마이닝을 공부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현재의 신기술 키워드들이 30년 전 전화기가 스마트 폰으로 바뀐 것과 같은 혁명적인 변화를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곧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거대한 담론은 여러 전문가와 토론 기회를 통해서 필자도 또한 더 배우고 고민해야 할 주제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