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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019
[학생기자단] 변화하지 않으면 뒤처진다 (자율운항선박)

<글 : 부경대학교 김종언  whdak0418@naver.com / 경상대학교 김종태 kimjt960302@naver.com>

빅데이터, 인공지능, 그리고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의 생활 및 산업 부분에 있어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이러한 기술들의 혁신적 발전을 ‘4차 산업혁명’이라 부릅니다. 조선업도 향후 이 혁명에 의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조선업과 관련된 전공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자율운항 선박’이라는 용어는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조선업의 미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율운항 선박에 관한 인터뷰를 위해서 한국선급(KR)의 디지털라이제이션팀에 있는 ‘장화섭 책임연구원’을 만나고 왔습니다.
 

 


Q: 자율운항 선박이 요즘 화두로 떠오르는 자율 주행 차량과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자율운항 선박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연관 키워드는 자율주행차량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에는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자율운항 선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 되나요? 바로, 안전(Safety)입니다. 선박은 자동차가 주행하는 것과 같이 운항할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LNG(액화천연가스)와 컨테이너 등 많은 양의 화물을 실은 상태에서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다에서는 파도가 끊임없이 생성되기 때문에 이로 인한 충격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자율운항 선박에는 스스로 운항할 수 있는 기술뿐만 아니라 화물관리, 발라스팅 조절 그리고 선박 각 부분의 고장 여부 및 그 징후를 파악하는 등의 유지 보수(maintenance)기술도 요구됩니다.

Q: 한국 조선업에 있어서 자율운항 선박이 게임 체인저 (Game changer)*가 될 수 있을까요?
A: 현재 한국 조선업은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로 인해 가격 면에서 주요 경쟁국인 중국에 불리한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율운항 선박은 기술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 지 보다는 기술의 신뢰도에 있기 때문에 미래 조선 해양시장에서 유리한 지점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이 기술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게임 체인저: 기존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야기할 정도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또는 기업

Q: 현재 자율운항 선박에 관한 한국 위치는 어느 정도인가요?
A: 유럽의 롤스로이스와 콩스버그 마리타임*이 분야에서 선두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고, 한국의 대형 조선 3사(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는 네임벨류(인지도)면에서는 유리한 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선박은 자율적으로 운항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박의 화물 관리나 내부 상태 (파손, 결함)등을 점검할 수 있는 유지 보수 기술도 중요합니다. 이러한 기술은 현재 선진 기업들도 한창 개발 중에 있습니다.
*롤스로이스, 콩스버그 마리타임: 롤스로이스(Rolls-Royce)사는 핀란드 기술혁신투자청의 지원으로 드론 수송선 플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0년 까지 자율운항선박의 사용화를 목표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콩스버그 마리타임은 노르웨이의 선박 자동화 시스템 개발업체입니다.

Q: 네임벨류(인지도)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는데, 만약 한국선급이 조선업과 관련된 4차 산업 혁명 기술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서게 된다면 노르웨이의 DNV GL 이나 영국의 LLOYD’S REGISTER OF SHIPPING등의 세계적으로 이름 있는 선급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요?
A: 그렇다면 정말 좋겠지만, 유럽의 선급회사들은 한급선급보다 최소 100년 이상된 기업들로 긴 시간이 지나면서 쌓인 인지도는 쉽게 따라 잡기 힘들 것입니다. 그래도 만약 한국선급에서 4차 산업 혁명과 관련한 선진적인 기술을 가지게 된다면 자율운항 기술과 관련된 분야는 인정해 줄 것입니다.

Q: 미래 자율운항 선박 시장을 위한 한국 조선업의 준비 자세는 어떤가요? 
A: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는 강제적인 것입니다. 그것을 따르지 않는다면 한국은 조선업을 이끌어 갈 수 없을 것이 자명합니다. 반면에, 현재 자율운항 선박 시장은 아직까지는 선택적인(Optional) 사항입니다. 만약 이 분야의 기술들이 나날이 발전하게 된다면 수요는 무조건 증가할 것입니다. 한국 조선업은 미래의 그 날을 보고 지금 자율운항 기술을 발전해 나가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중에 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환경규제가 강제되기 전에 스크러버**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LNG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오래전부터 꾸준히 연구 개발을 해온 것처럼 자율운항 기술도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IMO: 선박의 항로, 교통 규칙, 항만시설 등을 국제적으로 통일하기 위하여 설치된 유엔 전문기구입니다. 자율운항 선박과 관련해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기관 중 하나입니다.
**스크러버: IMO에서 2020년부터 산성비를 유발하는 황산화물()의 배출을 막기 위해서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를 실시하게 되는데, 이에 대비한 기술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탈황장치’라고도 불립니다.

Q: 마지막으로 조선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A: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서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코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중학생들도 학교에서 코딩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엑셀로는 처리할 수 없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 처리도 파이썬(Python) 등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집니다. 현재 조선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기는 쉽지는 않겠지만, 결국 이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또한, 지금과 같이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에 두려움을 가지기보다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조선공학적 지식과 코딩에 필요한 수학적인(통계적) 지식이 잘 갖춰진다면 이 분야(자율운항 선박)에 필요한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터뷰 후기

현재 한국 조선업은 업계에서 1위를 하고 있지만, 자율운항 선박이라는 도전적이면서도 피할 수 없는 새로운 산업의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를 통해 산업계에 있는 현직자 분들께서 현재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질문이었던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에 대한 답변에서 ‘변화’와 ‘도전 정신’을 강조하셨던 장화섭 책임연구원의 말씀이 인터뷰가 끝난 뒤 한국선급 빌딩을 나오면서도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