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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20
[깊이 보는 뉴스 읽기] COVID-19와 에너지산업

<글 : LNG 산업 전문가 권효재 이사 jay.kwon7775@gmail.com> 

 

올해 전세계를 강타한 COVID-19는 여름이면 확산세가 주춤할 거라는 기대와 달리 오히려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7월말 기준 전세계 누적 확진자는 1700만명을 넘었고, 신규 환자도 매일 25만명 이상 발생하고 있습니다. COVID-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출제한과 국경봉쇄가 광범위하게 실시되고 있고 이로 인해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들의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COVID-19의 영향이 본격화된 올 2분기 주요 선진국의 GDP는 전년 대비 -5~-40% 감소했으며, 이는 1930년대 경제대공황과 1940년대 2차세계대전 때와 유사한 수준의 경기후퇴입니다. 경제 규모와 소비 규모가 제일 큰 미국에서 COVID-19누적 확진자가 제일 많고, 신규 환자 발생수도 여전히 제일 많은 점은 뼈아픕니다. 소비가 살아나야 경제가 회복되는데, 백신이 보급되기 전에는 쉽지 않을거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으며,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의 상황 악화로 인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증폭되고 있습니다.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6조달러라는 규모를 헤아리기도 힘든 만큼의 돈을 급히 풀어 당장은 넘어가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경제 전반에 걸쳐 깊고 넓은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입니다.
 

COVID-19의 대유행으로 촉발된 갑작스러운 경기침체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사람들이 직접 이용하는 서비스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여행, 항공, 숙박, 프로스포츠, 소매업 등은 글자 그대로 하루 아침에 문을 닫을 지경이며, 이들 대인 서비스산업과 연관된 분야도 피해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국경 폐쇄로 해외 여행과 출장이 99% 줄어들자, 항공업계와 항공기 제작업계가 어려워지는 식입니다. 에너지 분야도 대폭적인 수요 감소로 유가 폭락이라는 상황을 이미 지난 4월에 겪었고 산유국들의 국제 공조로 지금은 최악의 상황은 넘겼지만, 여전히 재고량이 많아 불안한 상황입니다. 이미 원가경쟁력에서 뒤쳐지는 중소형 셰일오일/가스 업체들은 절반 가까이 가동을 중지했고 파산 신청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미국의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은 10년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10~15% 감소할 가능성이 높으며, 만약 올해 말까지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생산량이 다시 회복되는데 최장 5년 정도 걸린다는 전망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 산업이 모두 COVID-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닙니다. 1차에너지 공급원은 크게 석유, 천연가스, 석탄, 재생에너지로 나뉘는데 갑작스러운 경기 침체의 영향은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장 큰 타격을 본 것은 석유인데 석유 수요의 40% 정도가 운송수단용 연료이기 때문이며 전년 대비 유가는 절반 가까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산유국의 재정균형을 위해 필요한 유가는 배럴당 80~100 달러 수준이지만 2022년까지는 50달러, 그 이후에도 60달러 수준 이상을 회복하기 어렵다는게 중론입니다. 천연가스의 수요는 COVID-19로 인해 별로 줄지 않았지만, 가격은 2년전에 비해 1/3 수준으로 하락했습니다. 작년부터 공급과잉 현상이 심화된 상태에서 COVID-19로 인해 수급 균형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 원인입니다. 천연 가스는 석유에 비해 저장이 어렵고 국제 단일 시장이 없이 지역적으로 시장이 분리되어 있어 수급 균형이 무너지면 그 영향을 훨씬 크게 받습니다. 석유와 비슷하게 2022년 정도는 되어야 가격이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석탄 역시 사정이 비슷합니다. 석탄으로 직접 난방을 하는 경우는 크게 줄었고, 발전용으로 주로 사용되는데 경기 침체로 전기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올해 전세계 석탄 수요는 7%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석탄 가격도 25~30% 정도 하락했습니다. 게다가 석탄 발전은 COVID-19 발생이전부터 선진국에서는 그 비중이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2019년 미국의 연간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 석탄과 재생에너지의 순위가 역전되었습니다. 석탄은 1885년 재생에너지를 제치고 미국의 에너지원 중 1위에 등극했는데 135년만에 다시 순위가 역전된 것입니다. 산업혁명의 발상지 영국에서는 지난 4월 이후 54일 동안 석탄발전이 생산한 전기를 전혀 쓰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영국 모두 COVID-19로 인한 전기 수요 감소로 예비 전력이 쌓이면서 석탄 발전소의 급전 순위가 밀리는 일이 더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석탄발전은 올해 전년 대비 25% 전기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출처 : 미국 EIA, 2020>


석유, 가스, 석탄과 달리 재생에너지는 사정이 전혀 다릅니다. 경기침체로 인해 신규 설치되는 풍력 발전, 태양광 발전 설비의 수는 기대만큼 늘지 않았지만, 발전량은 COVID-19 사태와 무관하게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위 그린뉴딜이라고 불리우는 대규모 투자 계획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발표되고 있는데, 그린뉴딜의 최대 수혜산업이 바로 재생에너지 산업입니다. 뉴딜 정책은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경제를 무너뜨리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대규모 재정을 투입해서 인위적으로 수요를 일으키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인프라 투자와 기술 개발에 자금이 집중되는데, COVID-19 극복을 위한 뉴딜에서 강조되는 것은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이며 그래서 그린뉴딜이라 지칭되고 있습니다. 같은 에너지 산업에서도 재생에너지 분야가 유독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수요도 견조한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기 때문입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전세계의 공조 노력은 2015년 파리협정에서 구속력 있는 형태로 공식화되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40% 정도 줄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에너지 효율 개선, 자원 사용량 절감,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가 모두 필요합니다. 이 중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는 강한 정치적, 사회적 지지를 받으면서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를 막지 못하면 인류와 생태계가 종말적인 위기에 처할 거라는, 그래서 미래가 암울하다는 강렬한 위기의식이 선진국의 20대 이하 세대에게 널리 확산된 상태이며 강력하게 조직된 정치 운동, 소비자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북유럽에서는 비행기 타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많이 하므로) 자발적으로 비행기 이용을 거부하는 운동이 일어났으며,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펀드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래의 유권자와 소비자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240여곳의 글로벌 기업들은 기업 활동에서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100% 재생에너지원에서 조달하겠다는 RE100 (Renewable 100%) 이라는 목표를 공식적으로 천명하였습니다. 소비자들의 요구와 이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호응으로 인해 보수적으로 봐도 향후 30년간 재생에너지 수요는 매년 5% 내외로 증가하여 현재의 5배 규모로 증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의 특성상 이들은 대부분 전기의 형태로 생산, 유통되므로 재성에너지의 확대란 재생에너지 발전의 증가와 동일한 의미입니다.)

 

 


<출처: BP, 2019>


수요 증가와 함께 재생에너지 기술 발전으로 경제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공급 비용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설비의 설치, 운영, 해체까지 수명주기동안의 총비용과 생산한 에너지를 합산하면 설비의 경제성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를 균등화발전비용 혹은 줄여서 LCOE (Levelized Cost of Energy)라고 하는데, 그 동안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LCOE는 화석에너지원보다 비쌌습니다.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 이들 설비의 LCOE가 대폭 하락하였고, 이제는 대규모 설비의 경우 화석에너지원보다 LCOE가 더 낮아졌습니다. LCOE의 하락이 가장 극적으로 발생한 분야는 태양광 발전인데 10년 동안 무려 89% 하락하여, 전력 원가가 1/10로 떨어졌습니다. 전기회사 입장에서 신규 투자를 고려할 때 이제는 여건만 된다면 더 이상 석탄, 석유 등 화석에너지를 쓸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게다가 화석에너지 사용에 가해지는 사회적 압력과 앞으로 어떤 규제와 불이익이 가해질지 모르는 위험까지 고려하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에 투자하는 게 사업주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정일지도 모릅니다.
 


<출처: Lazard, 2019> 


물론 햇빛과 바람이 풍부하고 땅값이 싸고 전력망에 접근이 쉬운 곳은 아직 한정적입니다. 초기 투자 비용만 보면 여전히 화석에너지에 비해 몇 배 많이 필요합니다. 막대한 투자비의 70~80%를 금융 조달해야 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는 연료비는 없고, 운영비도 높지 않으므로 결국 금융 조달비용과 이자 비용이 중요합니다.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20년 동안 가동될 경우, 바람과 햇빛은 일정 수준 발생하여 전기가 나올 것이므로 수입은 일정합니다. 지출은 상당부분은 이자인데, 만약 이자율이 점점 낮아지면, 재생에너지 설비의 수익성은 반대로 점점 더 높아지게 됩니다. 이자율이 어떤 수준 이하로 낮아지면, 재생에너지 설비는 유가나 경기 변동의 영향을 받지 않는 매우 안정된 수익을 창출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일단 설비를 지어서 전력 공급 계통에 연결하면 연료비가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자율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낮아졌고 특히 COVID-19 사태 이후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모두 제로금리 혹은 마이너스 금리입니다. 돈을 구하기도 쉽고 이자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돈을 빌려서 재생에너지 설비에 투자를 하면, 전력 시장이 붕괴하지 않는 한 계속 돈을 벌 수 있고 설령 전력 시장이 붕괴하더라도 일차적으로는 석탄 발전 등이 먼저 문을 닫게 됩니다.

상기의 이유들로 인해 재생에너지원의 보급과 투자는 글자 그대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금리에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가 늘어나고 있었는데, COVID-19 이후 각종 그린뉴딜로 대규모 재정 투입과 보조금까지 추가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향후 30년 이 분야에 5~10 조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재생에너지원의 보급은 발전설비에만 한정되지 않고, 전력 공급 네트워크와 전기차 등에도 광범위하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COVID-19로 인해 더욱 가속화될 재생에너지 분야의 투자 확대는 기존 석유, 가스 에너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장기적으로 볼 때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입니다.

기존 석유, 가스 에너지 산업이 재생에너지의 확대로 인해 겪을 가장 중요한 위험은 에너지 가격의 장기적 하락입니다. 에너지 수요는 증가하겠지만, 그 증가 속도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연료비용이 들지 않아서 한계비용이 0에 가까운 재생에너지의 공급 증가 속도는 수요 증가 속도보다 더 빠를 것이 확실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낮은 금리가 지속되면 시간이 지날 수록 재생에너지의 공급 단가는 하락하게 되고 더 많은 투자가 집중되게 됩니다. 에너지 수요는 정해져 있는데 공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석유와 가스는 판로가 축소되고 이는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여기에 추가로 석유와 가스는 사용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만들어 내므로 탄소세라는 추가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에 반해 재생에너지는 보급이 정책적으로 장려되고 탄소세는 없고, 많은 경우 보조금이 지급됩니다. 결국 석유와 가스가 재생에너지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1960년대 석유가 대폭 보급되면서 석탄 산업이 겪었던 과정과 매우 흡사합니다. 공급 원가가 비싼 탄광은 대부분 다 문을 닫았고, 전세계적으로 석탄 생산은 원가가 극히 저렴한 대형 노천 탄광을 보유한 몇 개 국가로 집중되었습니다.

 

재생에너지 사용이 늘더라도 석유와 천연가스의 절대 소비량이 줄어들기는 싶지 않으며 그 시점에 도달하는 것은 2050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소비량이 늘더라도 가격이 하락하고 생산원가가 낮은 생산자만 살아남는 식으로 산업이 재편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장기적인 가격 하락 기조에서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더라도 수익성이 악화될 것입니다. 석유와 천연가스의 장기 가격 하락은 2018년부터 예견되어 왔습니다. BP는 2020년~2050년 장기 유가 전망을 배럴당 55달러로 예측했는데, 이는 기존의 전망치인 75달러에서 30%가량 낮춘 것입니다. Shell 역시 최근 발행한 주주서한에서 향후 30년간 석유와 천연가스의 가격이 매우 낮은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Shell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완전히 없애는 사업 체재를 구축하고 이를 위해 사업방향을 재생에너지 분야로 전환할 것이라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불과 10년전만해도 공급 부족으로 인해 유가가 200달러까지 갈 수 있다는 오일 피크 가능성이 심각하게 거론되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판이 바뀌었습니다. 장기 유가 전망을 낮추고 사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것은 단순히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제 에너지 기업들은 낮은 유가 수준으로 신규 프로젝트의 경제성 평가를 하고, 투자건을 심의하며 재생에너지 사업이 아니라면 최대한 투자를 아끼려고 할 것입니다. 원가를 30% 낮추는 등 획기적으로 경제성을 개선하지 않은 한 수많은 석유, 가스 프로젝트가 사라질 위험에 처했습니다.


수요가 줄어들고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 현재 가동되고 있는 설비를 조기 폐쇄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설계 수명 보다 일찍 가동이 중단되는 상황에 처한 설비를 좌초자산이라고 하는데, 낮아진 유가와 재생에너지 공급의 증가로 2050년까지 석유와 천연가스 분야에서 엄청난 규모의 좌초자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등장했습니다. 인류가 만든 가장 거대한 해상 구조물이며 조선해양업계의 자랑인 Shell의 Prelude FLNG가 좌초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설비에서 생산되는 LNG는 유가가 80달러는 넘어야 수지 타산이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 유가 수준에서는 설비를 가동하면 할 수록 적자가 되므로 현재 가동을 안 하고 있고 언제 생산을 재개할지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Shell을 포함한 사업주들은 이미 이 프로젝트의 자산 가치를 절반 정도 장부에서 삭제해 버린 상태입니다. COVID-19 사태가 진정되고 유가가 다소 회복되면 다시 가동될 수도 있겠지만, 22조원을 투자한 프로젝트가 어쩌면 제대로 써보지도 못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좌초자산이 발생하고 있고, 장기 유가 전망이 점점 낮아지는 상황에서 발주처들은 투자에 극히 신중해지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석유와 가스를 더 많이 생산하고 할수록 이득이므로 생산량 극대화를 위해 더 복잡하고 신뢰성이 높은 설비를 요구했다면, 이제는 최대한 단순하고 간단하고 싼 설비를 원하게 됩니다.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하겠다는 선언이 이어지면서 공급업체에도 동일한 요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서로 상반되는 요구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당장은 투자 삭감과 설비 단순화에 대한 요구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는 Shell의 Vito 원유 생산 플랫폼입니다. 2021년에 미국 멕시코만에 설치될 Shell의 Vito 원유 생산 플랫폼은 최대 생산량이 하루 10만배럴 규모인데 최초 설계에서는 상부 구조물 무게가 최초 4만톤이었습니다. 이 때는 배럴당 80달러의 유가 전망을 적용했습니다. 그런데 장기 유가 전망을 40달러로 낮춘 상태에서도 이익을 내야 하다는 요구 조건이 추가되면서 Vito의 상부 구조물 무게는 8,900톤으로 낮아지고 투자비는 70% 감소되었습니다. Vito 플랫폼 바로 전에 발주되어 멕시코만에 설치된 Appomattox 플랫폼은 하루 생산량 규모가 17.5만배럴 규모인데 Vito와 비교해 보면 두 플랫폼이 얼마나 심하게 다른지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출처: Shell, 2018>


화석에너지 기반에서 재생에너지 기반으로의 에너지 전환은 수십년이 소요될 거대한 흐름이고 그 영향이 단기적으로는 체감되기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특수한 사정으로 재생에너지가 비경제적이고 비싸다고 인식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분야로 돈과 자원이 집중되는 현상은 COVID-19로 인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존 산업계는 이러한 변화에서 혹독한 경쟁과 원가 절감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