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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20
[학생기자단] IMO 2020 규제, 해운업계에 호재로 작용하나

 <글 : 대한조선학회 학생기자단>
         동아대학교 이상준
1029joon@hanmail.net
         창원대학교 김영수 realaveiro7@naver.com
         인하대학교 최은지 ej2095@naver.com
   

2020년 1월 1일부로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함유량 규제가 발효된 가운데, 이 규제가 불러올 업계별 파장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였다. 하여 IMO 2020 환경규제의 대응 방안, 비용부담에 대해 알아보고, 해운업계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고자 확인해보고자 하였다. 우리 기자단은 지난 5월 27일, HMM 부산지사에 방문하였으며, R&D팀의 서대식 과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HMM은 서울 본사를 중심으로 부산지사를 비롯한 세계 주요 지역에 현지 법인이 있으며, 자회사로 선박관리 전문회사인 HMM오션서비스가 있다. HMM R&D팀은 일반적으로 해사 기술 검토 업무를 수행하며, 환경 규제 대응을 비롯한 최근 화두인 2D (De-carbonization & Digitalization)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존 선박 및 신조 선박의 평형수처리장치와 스크러버 설치에 관한 업무를 진행 중이다. HMM은 (구)현대 상선의 이미지 쇄신을 위하여 최근 사명을 바꾸고, 지난 4월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와 협력하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수 학생기자, 최은지 학생기자, 이상준 학생기자, HMM 서대식 과장님>


IMO 2020 황산화물 규제와 그 대응책

본격적으로 HMM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IMO 2020 황산화물 규제와 그 대응책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IMO 2020이란, SOx 배출량을 줄이기 위하여 2020년 1월부터 선박연료유의 황 함량 상한선을 이전의 3.5%에서 0.5%로 대폭 낮추는 규제다. 최근 20년간 세계적으로 이행한 황 함유량 규제는 이번이 두 번째로, 앞서 2012년에 4.5%에서 3.5%로 제한한 바 있다. 세계적인 규제 외에도 특정 해역마다 더 강력한 기준을 적용하는 ECA(Emission Control Area) 수역이 있다. ECA 수역인 북해, 발틱해, 북미와 미국 카리브해에서 운항하는 선박은 황 함유량을 0.1%로 준수해야 한다. 또한, 최근 지역별 규제로 발표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일부 해역도 ECA로 지정되어 2020년 9월 1일부터 황 함유량 0.1% 이하의 연료유를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선사가 IMO 2020에 대응하는 방법으로는 저유황유를 사용하거나, 선박에 스크러버를 추가로 설치하거나, LNG 추진선을 발주하는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먼저 저유황유는 크게 해양경유(MGO, Marine Gas Oil)와 초저유황유(VLSFO, Very Low Sulfur Fuel Oil)로 나뉘는데, 거의 모든 엔진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초기투자 비용이 필요 없다. 하지만 MGO는 고유황유와 비교해 약 USD 150달러(2019년 기준) 정도 더 높아 가격경쟁력이 낮고, 낮은 점도로 인해 엔진 내부 윤활이 어려워 엔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그나마 저가인 VLSFO가 그 대체재로 떠올랐지만, 주로 blending oil로 제조되며, 특성상 연료유 생산지와 혼합방식이 천차만별이고, 연료혼합 비율이 일정하지 않아 품질보증이 확실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다음으로 스크러버는 간단히 말해 탈황장치이며, 선박에서 가스를 배출하기 전에 알칼리성인 해수를 분사시켜 SOx, PM과 같은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설비다. 선박에 스크러버를 장착함으로써 기존의 고유황유(HFO, Heavy Fuel Oil)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신조 선박이 아니더라도 추가적인 개조만 거치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선종 및 장비 타입에 따라 2~8백만 달러(24~100억 원)의 초기투자 비용이 발생하고, 스크러버 작동 시 필요한 추가전력으로 비롯한 3~5%의 Fuel Penalty가 따른다. 심지어는 오염물질을 처리하고 남은 세정수 배출을 금지한 국가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마지막으로 LNG 추진선의 경우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기존 연료보다 매우 적어 친환경적이다. 또 에너지효율설계지수(EEDI, 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가 낮아 오는 2025년 발효될 EEDI 3단계에 대응하기에도 적합하다. 그러나 LNG선을 발주할 경우 일반 선가보다 15%정도 더 높으며, 연료 탱크에 비교적 많은 공간을 차지하여 화물 공간을 축소시키는 단점이 있다. 또한, LNG Bunkering 인프라 부족 및 Methane Slip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Methane Slip은 LNG 연료가 엔진에서 완전히 연소되지 못하고 메탄으로 새어 나오는 현상으로, GHG 규제 측면에서 CO2 에 비해 더 심각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대안의 장단점을 참고하여, 각 선사에선 일찍이 운항 경로와 선박의 규모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가장 효율적이라 판단되는 대안을 선택하였다. 하지만 어떤 대응책도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지금, 예상치 못한 변수가 돌출되기라도 한다면, 당장 선박을 운항해야 할 선사는 난감할 따름이다. 그렇다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은 어떤 대응을 취했을까.

HMM이 내놓은 황 함유량 규제의 최선책과 차선책

2020년 기준, HMM 전체 선박의 20%는 저유황유를 사용하고, 60%는 현존선에 스크러버를 추가로 장착하였으며, 나머지 20%는 스크러버를 탑재하면서도 차후 LNG선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LNG Ready 형태로 건조하였다. 또 최근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보고자 유럽노선에 투입한 2만4000TEU급 12척에도 하이브리드형 스크러버를 장착하였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HMM은 환경규제의 대응책 중 스크러버를 장착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스크러버 + LNG Ready 형태까지 포함하여, HMM이 보유한 선박 중 80%에 스크러버를 설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서대식 과장님 말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저유황유를 사용하기보다 스크러버를 설치하여 운용하는 것이 비용 경쟁력이 있다.’ 고 판단하였다. HFO와 MGO의 유가 차이는 그 변동 축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t당 100~150달러 정도이다. 유가 차이가 150달러를 기준으로 삼고, 약 1.5 ~3년이면 최소한 초기투자 비용 회수(Pay-back)가 가능하다고 예측된다. 남은 20%의 선박은 저유황유를 사용하는데, 이는 예외적으로 폐선할 시기가 멀지 않거나, Pay-back 달성이 발생하기 어려운 소형선박이다.

여기서 추가로 짚고 가야 할 것은 20%의 LNG Ready 형태다. LNG ready란 기존 연료를 사용하면서 LNG 추진선으로 개조가 가능하도록, 선박 내 LNG 연료탱크 등의 설치를 위한 여유 공간을 남겨둔 선박을 의미한다. 아직 LNG연료는 국제 규정 및 관련 기술 등 검증할 사항이 많이 남아있다. 향후 인프라가 확대되고 가격경쟁력이 더 높아지면, HMM의 판단하에 이 LNG Ready 형태를 개조하여 LNG 추진선으로 이용할 계획이 있다고 한다.

SOx와 더불어, 한발 앞서 대비하는 NOx, PM, GHG, BWTS

황산화물 외에도 질소산화물(NOx, nitrogen oxide), 미세먼지(PM-10), 온실가스(GHG, Green House Gases) 등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는 물질들이 있다. 또한, 최근 선박 평형수 규제에 따라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Ballast Water Treatment Systems)를 설치해야 한다. HMM은 이 모든 분야에 걸쳐 다각적으로 살펴보며, 미리 대비하고 있다.
 

 

NOx는 SOx와 함께 3대 대기오염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NOx 규제는 선박의 건조 시기에 따라 총 3개의 Tier로 나뉘는데, Tier 1은 2000년, Tier 2는 2011년, Tier 3은 2016년부터 건조된 선박을 기준으로 한다. Tier 1, 2까지는 엔진 성능 개선을 통해 보완할 수 있지만, Tier 3은 추가 설비를 부착해야 하는 것이 특징이다. NOx Tier 3 설비는 EGR, SCR-HP, SCR-LP 이렇게 크게 세 종류로 분류되며, HMM이 채택한 SCR-LP 모델은 환원제 및 촉매제를 이용하여 NOx를 환경에 무해한 질소와 수증기로 바꾸는 원리다. 결국 질소를 줄이는 것이 아닌, 산소를 줄여  형태로 배출하게끔 한다. PM은 SOx, NOx를 태울 때 2 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80%에 달한다. 따라서 SOx와 NOx를 감소시키면 PM도 동시에 절감할 수 있다.

GHG 규제는 2008년을 기준으로 2050년까지 GHG 배출을 최소 5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IMO의 단기적 이행단계는 다음과 같다.
 

 일반적으로  CO2 가스 배출량의 지표로서 EEDI와 같은 단위를 사용한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이 높이기 위해 선박의 크기는 크게, 엔진 출력은 낮게, 그리고 CF(CO2 배출계수)가 낮은 LNG 등 대체연료 사용하여 대응하고 있다.

이 외에도 를 감축하는 수단은 Hull Desgin, Power & Propulsion System, Alternative feel, Alternative energy source, Operation 최적화 등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Operation의 경우, 당장 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수단이다. 이 감축 방법 중 Speed optimization은 정해진 이동 경로가 있을 때, 예상되는 운항하는 시간 딱 맞춰서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료 사용량은 선속이 증가함에 따라 그 세제곱에 비례한다. 따라서 연료 사용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적절히 낮은 속도로 운항해야 한다. 하지만 Operation 최적화만으로 2050 IMO 감축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스크러버가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황산화물 규제의 대안이라면, BWTS는 선박평형수 처리에 의한 해상에서의 오염에 관한 규제의 대응 수단이다. BWTS 중 HMM이 채택한 전기분해, UV를 적용한 처리 장비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설명하겠다. 선박평형수를 전기분해하는 장비는 Main stream과 Side stream으로 나뉘는데, 공통적으로 설치용적이 작고 살균효과가 우수하지만, 별도의 중화 장치가 필요하고 부식되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이 둘은 전기분해 농도가 다른데, Main stream에 비해 Side stream 방식이 60배가량 더 높다. 또 Main stream은 장비가 저가지만 담수처리 성능을 갖추기 어렵고, Side stream은 전력 소모가 작으면서 담수처리까지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다음 UV를 이용해 선박평형수를 처리할 경우 설비가 간단할 뿐만 아니라 운전도 용이하고 중화 장치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살균효과가 탁월하지 않고, 탁도에 민감하며, 워밍 시간이 필요하여 전력 소모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조선과 해운의 상생을 위한 적절한 sharing

해양에서의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조선과 해운 등 다양한 업계에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 예로 황산화물 규제에 따른 각 업계 상황을 살펴보면, 조선업계는 스크러버나 LNG 추진선을 주력으로 기술을 개발하였고, 정유회사는 특정 연료생산 설비를 확대하였으며, 해운업계는 기존의 선박과 신조 선박에 추가로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LNG 등 대체연료 사용이 가능한 선박을 건조하였다. IMO 2020 사례만 봐도 실질적으로 환경규제에 대한 경제적인 책임에 있어, 해운업계만 내몰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HMM의 경우, 물론 기업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가치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HMM이 선제적으로 환경규제에 대비하는 이유도 이러한 사회적 가치 실현하는데 그 의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규제에 대한 부담이 계속해서 해운업계에만 강요된다면, 당장은 해운에만 위기가 닥치겠지만, 관련 산업인 조선과 정유업체도 그 시기만 늦어질 뿐 결국 차례로 타격이 가해질 것이다. 해운과 관련한 조선과 정유회사, 그 외 모든 업종이 장기적으로 상생하기 위하여, 환경규제에 대한 책임을 나누는 것이 어떨까?

<사진 출처 : HM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