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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021
[학생기자단] 조선산업 이색 직종 소개

조선해양공학과 학생들이 가장 눈여겨볼 주제는 자신의 진로에 관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진로에 대한 학생들의 시야, 그리고 선택의 폭을 확장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고자 저희는 조선업과 관련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색 직업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1. 항구의 경찰, 항만검사관!

먼저 해양업계에 종사하지 않는다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조선 관련 이색 직업, PSCO에 대해 소개하려합니다. PSCO는 Port State Control Officer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항만검사관입니다. 항만검사관은 항구의 경찰관이라고 불리는데요, 그 이유를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PSCO의 근무모습 (출처 : Splash - The role of port state control in the future)>

 

PSCO의 주요업무는 선박 안전법 제 76조에 규정하고 있으며 선박의 감항성 및 안전운항을 위하여 선박안전법상의 각종 검사, 검정 등의 업무, 항만통제국의 업무, 그리고 선박 또는 사업장의 출입, 조사의 업무를 담당하게 됩니다. PSCO는 선박 안전법에 따라 항구에 입항한 선박의 운항 및 선박 자체에 문제를 발견할 경우 선내 해기사에게 시정요구를 할 수 있으며 문제가 심각할 경우에는 선박의 출항정지, 입항거부, 추방 등의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출항정지(선원 또는 선박의 안전을 저해하거나 해양오염을 야기할 수 있는 중대한 결함이 식별된 경우, 식별된 결함이 시정될 때까지 해당 선박의 출항을 금지함)를 하게 된다면 해운회사와 선원에게 금전적, 시간적 손해를 끼치기 때문에 선원들은 검사하러 온 PSCO를 크게 기피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검사가 시행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1972년 호주에서 자국법을 근거로 외국적 선박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였고, 편의치적선(개방등록국에 선적을 둔 선박)과 외국적선이 기준 미달 사고로 인해 자국항만에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키자 호주를 시작으로 점차 세계적으로 기준미달선박에 대한 점검을 확대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기사를 읽은 독자라면 ‘조선업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 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PSCO는 크게 선체검사관과 기관검사관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조선업계에 종사하거나 조선공학도라면 선체검사관에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선체검사관은 선박의 설계적 문제나 노후선 등의 안전성에 대한 검사를 하게 됩니다.
 

선체검사관의 지원요건으로는 아래와 같은 사항이 있습니다.  

➀ 조선기술사, 기계제작기술사 또는 산업기계설비기술사 자격취득자
➁ 조선기사 또는 일반기계기사의 자격증 소지자로 관련분야 3년 이상 근무자
    (관련분야 : 선박건조 및 선박설계 관련업무)
➂ 조선 산업 기사 소지자로 관련분야 6년 이상 근무자
    (관련분야 : 선체건조 및 선체설계 관련업무)
 

위 조건을 살펴보면 조선업계 종사자나 조선학에 관련된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선업계에서 경력을 쌓고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선박검사관의 채용공고는 해양수산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자세하게 알 수 있으며 통상적으로 해마다 1~2회 정도 실시됩니다. 시험과목은 영어시험(관련 영어능력 검정시험 제출로 대체), 필기시험인 해사법규와 면접시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만약에 시험에 통과한다면 7급 공무원의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7급 공무원 시험에 비해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경쟁률도 적으며 선박과 관련된 규정 등을 잘 알고 있다면 쉽게 합격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항만에서 해양안전을 지키며, 다양한 선박, 선원을 만날 수 있는 직업, 선박검사관입니다. 

2.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특수 목적 선박 설계, 특수선 설계사!

여러분은 쌍동선이라는 선박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다수의 작은 선체를 묶은 것의 상부에 구조물을 올린 형태의 배를 다동선이라고 하는데요, 쌍동선은 이 다동선의 일종으로 하부의 동체가 두 개인 것을 뜻합니다. 다동선은 수선 면적을 작게 할 수 있어 속도가 빠르고, 부력을 얻는 선체가 여러 곳이라 안정성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갑판의 면적을 늘리기도 간편하다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동체들을 묶는 구조의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중앙에 주선체를 두고 양쪽에 보조선체를 두어 삼동선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쌍동선, 삼동선과 같이 독특한 선형을 갖거나 상용선박 외에 특수한 목적을 가진 선박들을 통틀어 특수선이라고 합니다.
 


<쌍동선 (출처 : 국방홍보원 – 다목적 훈련지원정)> 

 

이번에는 우리가 흔히 알던 선박과는 다른, 이러한 선박들을 만드는 특수선 설계사에 대해 소개해 보려 합니다. 특수선 설계사는 중공업 기업의 특수선 사업부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특수선 사업부는 최첨단 함정 및 고부가가치 특수 목적선을 건조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부는 1975년 한국 최초의 국산 전투함인 울산함 개발을 시작으로 지난 40여 년간 순수 자체 기술로 이지스 구축함 및 잠수함을 포함하여 다종의 최신예 함정을 자체 개발 및 건조하여 대한민국 해군 및 해양경찰에 공급하였습니다. 

 


<울산함 (출처: doopedia.co.kr)>


대형 조선소의 특수선 사업부는 대부분 방위산업체로 지정되어 있으며 다양한 해군의 작전에서 임무 완수에 중대한 역할을 하는 함정 및 특수선박을 설계하고 건조합니다. 이를 위해 특수선 사업부는 함정 설계 및 특수선박 건조에 필요한 최신 시설과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첨단 기술에는 해군들의 생존성 향상 기술과 스텔스 성능 향상 기술을 비롯해 충격, 구조해석, 소음 · 진동 등 특수 성능 분야를 연구 개발 중에 있고 국내외 연구기관 및 전투체계 제작업체와 제휴하여 최신 기술 동향을 입수하고 발전시켜 기술 역량을 넓혀가고 있다고 합니다. 평소 해군 함정의 설계 및 건조에 흥미가 있었다면 특수선 설계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함정 및 특수선을 전문적으로 설계하는 특수선 설계사였습니다.

3. 바다의 공인중개사, 선박매매중개인!

집을 사고 팔 때 공인중개사가 필요한 것처럼 선박을 사고팔 때에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필요한데요,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을 선박매매중개인, S&P broker 라고 합니다. 선박매매중개인은 선박을 팔려고 하는 선주와 구매하려는 바이어 사이에서 선박 매매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중개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선주로부터 의뢰받는 경우에는 선주 측 중개인의 역할을, 구매자 측에서 의뢰를 받는 경우에는 바이어 측 중개인의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또 선주가 새롭게 선박을 건조하기를 원하는 경우에도 선박매매중개인이 필요합니다. 선주가 원하는 선종과 건조가격, 기간 등을 충족시킬 수 있는 조선소를 찾아 이를 연결하는 업무를 수행하는데, 통상적으로 매매가의 1% 정도를 수입으로 얻는다고 하니 자신의 능력에 따라 충분히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직종입니다.
선박매매의 과정을 자세히 알아볼까요? 선박을 구매하려는 바이어가 원하는 스펙의 선박을 요구하면, 중개인은 그에 맞는 선박을 조사하고 찾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선박을 구매자에게 제시하고 구매자가 받아들이면 선주에게 본선 명세, 선급 검사증명서, 용적 도면 등을 받아 확인하는데 이 과정을 본선 검선이라고 합니다. 본선 검선을 통해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선주와 바이어 사이에 선박 인도 날짜 등 매매조건에 대한 협상이 이루어져 거래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규모가 큰 선박중개시장은 런던, 뉴욕, 싱가폴, 상해 등에 존재합니다. 선박중개는 250년 전,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런던은 해운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당시 상인들과 선주, 해운 관련 종사자들이 커피하우스에 모여 정보를 교환하던 것이 규모가 커져 지금의 선박중개시장, 주식 시장 등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17세기 런던 커피하우스의 모습 (출처: 경향신문 - 우리가 몰랐던 세계사)>

 

이후 독일 함부르크, 네덜란드 노트르담, 노르웨이 오슬로 등 항만 도시에서 선박 중개가 활발해졌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유럽에 비해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약 50년 정도의 시간이지만 세계시장에서 선박중개인으로 활동하는 사람은 약 200여 명 정도라고 합니다. 


<독일 함부르크 항만 (출처 : 울산 항만공사 공식 블로그- 독일의 관문, 함부르크 항만의 어제와 오늘)>

 

선박매매중개인은 국내 혹은 해외에서 선박을 중개하는 회사에 입사하는 방법이 대표적이고 국제해사협의회, 해운 선사의 기획실 부서에서 선박중개 관련 업무를 담당할 수 있습니다. 선박은 자동차나 집을 거래하는 것보다 그 규모가 크고 고액이기 때문에 거래에 있어서 더욱 꼼꼼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대상입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용이 필요하며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선박매매중개인은 직업 특성상 해외 출장이 잦은 편이고 세계적인 경제 문제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세계 산업 물류 시장의 약 70% 정도는 해운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화물의 공급와 수요에는 전 세계의 경제, 정치, 기후변화, 문화, 심지어 자연재해까지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세계 경제 동향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이 중요한 직업이므로 선박매매 중개인은 선박 관련이나, 무역, 경제, 언어 등의 전문성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불어 선박과 해운의 전반적인 과정에 대해 잘 파악하고, 앞으로 어떤 유형의 선박이 요구될지 등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시야를 넓히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