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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21
[학생기자단] 수소선박 국제표준에 대하여

최근 한국선급과 한국조선해양이 수소 선박 안전설계 규정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였습니다. 이에 학생기자단은 한국선급 김대헌 연구본부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만나 뵙고 인터뷰를 할 수 없어 화상을 통해 진행하였습니다. 인터뷰에 흔쾌히 그리고 성심성의껏 응해 주신 김대헌 연구본부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PART 1. 김대헌 연구본부장과 한국선급

Q. 현재 한국선급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계시나요 ? 본부장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A. 한국선급은 선박을 검사하는 기술 단체입니다. 선박 검사와 관련된 기술뿐만 아니라, 선박 생애 주기 전반에 걸친 각종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을 연구본부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연구본부를 전체 총괄하는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한국선급의 연구원은 110명 정도 있으며  이는 전체 약 900명 중 10%를 정도를 연구인력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연구본부는 10개의 팀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그 안에서는 조선공학을 전공 연구원들이 근무하는 2~3개의 팀과 조선공학과는 약간 다른 기계/기관 전공 연구원이 근무하는 3개팀 그리고 컴퓨터 및 IT 전공자들로 구성된 디지털 관련 4개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인하대학교 조선공학과의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해군 학사장교를 입대하여 해군함정의 설계 및 건조 감독을 3년 하였습니다. 1995년 전역 후에 한국선급 기술연구소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한국선급의 연구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연구본부장 역할은 친환경 기술을 포함한 기계분야와 디지털 기술을 포함한 IT 분야 등 조선해양에 관련된 연구개발을 전반적으로 관리합니다.

Q. 한국선급은 국제선박 검사기관으로서 해운 및 해양의 안전과 기술 연구 등 다양한 일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조선해양공학 학생들이 입사하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요?
 

A. 조선해양공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한국선급에 입사한다면 저처럼 연구를 할 수도 있으며, 조선소에서 오는 각종 도면 등에 대하여 국제협약 및 규칙에 적합성을 검사하는 도면승인실에서 근무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선소에서 설계된 선박이 제대로 건조되는지 검사하는 선박검사원을 할 수 있습니다. 연구분야에서는 선박의 구조역학, 유체역학에 근거한 해석업무와 기본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하대학교 이장현 교수와 이경호 교수처럼 자율운항 선박 등 IT관련 분야 연구를 할 수 있습니다. 


PART 2. 수소선박 국제표준에 대하여
 

Q. 안정성 면에서 까다로움에도 불구하고 수소 선박을 이용할 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수소를 운반하거나 연료로 활용해 추진하는 두 종류의 선박을 수소선박이라 혼용해 칭합니다.  육상에서는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는 수소연료가 실용화되어 있지만 수소연료 자체가 친환경 연료인 만큼 생산과 운반에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수소를 수입해야 하는데 이러한 경우, 수소수입을 위한 수소 운반선에 대한 논의 및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기존의 LNG운반선보다 강화된 국제 기준이 필요하게 되죠. 또한 아직까지는 수소를 연료로 추진하기 위한 엔진과 같은 것들이 완전히 개발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에 한국선급과 한국조선해양 등 산학연이 공동으로 수소를 연료로 하기 위한 국제적인 기준이 제정되지 않아 그것을 제정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수소연료추진선박이 위험함에도 수소추진 선박이 대두하게 된 이유는 범 지구적 친환경이슈에 조선해양산업도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50년 이후에는 ‘Zero Carbon’시대가 열리고 기존에 사용하던 화석연료를 사용할 수 없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로 수소를 연료로 활용하는 연구가 시작된 이유입니다.
 

선박은 건조 후 약 20년~25년을 사용하게 됩니다. 즉 2050년에 사용하는 선박이라면 2030년에는 발주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제로 카본시대를 대비한 연구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입니다.


Q.​ 수소선박의 국제표준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국제해사기구의 선박 규정처럼 수소의 안전한 취급을 위한 조건들은 어떤 테스트와 과정을 거쳐 결정되는지 궁금합니다. 

 

A. ​가스를 연료로 하거나 운송하는 선박에 대한 IGF code라는 표준이 있는데 이 표준에서는 아직 수소에 대한 기준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이 기준에서 수소 활용을 위한 시험과정을 다룰 것이므로 아직 시험 항목과 과정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과 관련된 연구를 부산대학교 이제명 교수 연구실에서 일부 수행 중이고, 한국선급도 참여해 연구 중에 있습니다. 선박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국제 기준을 만들어서 국제기구에 제출하여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한국선급과 한국조선해양이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중입니다.


Q.​​ 이번 수소선박 안전 규정이 국제해사기구(IMO)에서 승인을 받게 된다면 앞으로 어떤 의미와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A.​ IMO에서 국제표준으로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수소를 선박의 연료로써 쓸 수 있게 국제적인 공인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위험성이 큰 수소를 정식적으로 선박의 연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Q.​​​ 수소선박 중 가스선의 경우는 액화가스 관련규정(IGC코드, IGF) 때문에 더욱 까다롭다고 하는데 어떤 점에서 규정을 충족하기 어려운 것인가요? 

 

A.​ 예를 들어서 말씀을 드리면 LNG의 경우는 -162도이고 수소의 경우에는 -253도인데 수소는 굉장히 휘발성이 강합니다. 이 가스 원료를 활용하다 보면 잔여 가스 등이 유출이 되면서 폭발 사고, 인명사고 또는 해상에서 사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조건을 고려해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시나리오를 검증한 후에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제한하는 것이 국제표준이고 각종 코드가 됩니다. 우리들이 연료로 활용할 가스들의 공통점은 불이 붙는다던가 혹은 폭발력이 굉장히 강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국제코드는 굉장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합니다. 그만큼 코드를 만족하기 위한 설계가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김대헌 연구본부장님이 바라보시는 수소선박의 전망은 어떤가요? 

 

A.​​ 연구자이자 엔지니어로써 수소 선박의 전망을 내다보면 수소 연료 추진선 같은 경우에는 궁극적으로는 개발이 되어야 하는 길로 가야 한다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수소연료 선박은 수소연료가 원활하게 공급이 될 수 있느냐에 따라 어떻게 보면 좌지우지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차에 휘발유를 주유하듯이 연료를 배에 공급하는 것을 벙커링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수소 벙커링에 대한 문제들이 아직은 많이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액화수소의 부피가 이전에 썼던 LNG에 비해서는 약 3~4배 정도 되어 연료 탱크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결국 연료탱크 설계 및 배치 등 아직은 넘어야 할 기술적인 산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먼 거리를 항해하는 선박에 수소가 활용될 가능성은, 앞서 말씀드린 문제점 때문에 조금은 회의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단거리나 중거리 운항에서는 충분히 활용 가능한 기술들이 계속해서 개발이 될 거라고 현재는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수소 선박으로 가기 전에 실질적으로 영하 35도 정도에서 보관이 용이하고 충분히 연료로써 활용 가능한 암모니아가 수소 연료 선박 이전에 친환경 연료 기술로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만약 암모니아 선박이 성공한다면 수소 선박도 원활하게 수소선박 기술로 정착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및 유럽 조선사들도 국제 표준 개발에 뛰어든 것으로 관측되었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가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수소 선박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이라고 하면 일단 정부가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갖고 있죠. 그리고 우리나라는 알다시피 세계 넘버원의 조선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기술 분야 쪽에서는 굉장히 강점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수소 운반선 기술은 일본이 먼저 착수를 한 상황이고 수소 연료 추진에 관한 부분은 유럽에서 먼저 착수를 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실용화의 접근 혹은 건조기술, 생산기술, 설계기술의 전반적인 것에서는 한국이 굉장히 앞서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도 가장 앞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국제 표준을 주도하는 곳이 미래에 대부분의 기술에서 지배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코드를 먼저 개발하는 게 급선무라고 볼 수 있습니다.


PART 3. 조선해양공학 학생들에게


Q.​ 한국선급에 입사하고 싶어하는 조선해양공학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조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한국선급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조선공학을 공부하는 조선 공학도는 당연히 가능하고요 기계, 항해, 기관 등의 전공한 학생이라면 지원 가능합니다. 한국선급은 공직 유관단체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채용 절차가 엄격한 편입니다. 블라인드 채용으로 진행되며 1차 서류를 통과하면 2차 필기로 NCS시험을 보게 되며, 2차를 통과하면 3차 면접을 통과하게 되면 한국선급에 입사하게 됩니다. 지원을 위해서는 공인영어점수가 필요하며 현재 블라인드 채용이므로 학점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선급 채용의 경우 비정기적으로 채용을 진행하므로 수시로 채용공고를 확인하여야 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본부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조선해양분야에서 앞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기술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조선해양의 중요 키워드는 De-carbon과 Digitalization입니다. 이 두 가지 화두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현재의 화석연료가 친환경 연료로 대체될 것이므로 De-carbon과 생산성의 효율을 높이는 Digitalization, 육상과 해상을 연결하는 디지털 연결성도 중요합니다. 
 

조선해양 분야의 향후 기술에 있어 유체역학, 구조역학에 기반한 기술은 베이스 기술이 되었고 앞으로는 IT, AI와 연계된 기술을 산업에 적용하는 트렌드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 분야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보다는 새로운 기술을 응용 적용하며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소 연료 등 대체연료는 우리 조선해양 사업에 한 축을 차지할 것이므로 이 새 연료에 적합한 엔진, 발전기 등의 각종 동력장치 관련 기술 개발도 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생각 합니다.

Q.​ 조선해양공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학업이나 진로에 관한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저는 조선해양공학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진학하였지만 많이 배우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학원에 진학 후 저의 적성에 맞는 분야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선공학과는 다른 과와 다르게 선박이라는 특정제품과 물이라는 환경이 정해져 있는 학문입니다. 그래서 그 경계가 명확하기도 하며, 선박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시키거나, 새롭게 발전시키는 다양한 연구를 할 수 있었기에 조선공학을 공부하는 것이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옛날에는 조선소도 많았고 취업 기회 및 선택의 폭이 넓었기 때문에 진로에 대한 걱정이 없었지만, 현재의 취업시장은 과거와는 다릅니다. 

현재는 선박을 만드는 조선소도 있지만 조선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성장한 회사가 많이 있기 때문에 각종 기자재 업체에 입사하여 세부 기술을 개발한다거나, 한국선급처럼 인증 및 3자 검증을 하는 업체 등으로 취업할 수 있는 길과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학부생들은 과에서 공부하는 것을 최대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공지식의 습득은 가장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본인이 가장 자신 있고 흥미로운 것을 찾는 것이 가장 진로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력하는 사람이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듯이 자신에게 흥미로운 것을 찾아서 공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후기 

 

  

선박기관사로 근무했던 시절부터 지금 조선공학도로 공부하면서 항상 한국선급에 꿈이있던 저에게 김대헌 한국선급 연구본부장님과의 인터뷰는 어떤 시간보다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이슈되어지는 환경규제에 대안책인 수소선박에 대해 자세히 애기를 들을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현재 진로고민을 하고 있는 조선공학도에게 좋은 비전을 제시해주셔서 고민을 가지고 있는 학생, 취업준비생들에게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이번 인터뷰는 수소선박과 국제표준에 대해 자세한 얘기를 나누며,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였습니다. 국제협약과 환경규제로 인한 기술개발 및 연구들이 조선공학도에게는 새로운 기회이자, 길이 될 수 있다는 연구본부장님의 말씀은 조선공학도 진로고민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김대헌 한국선급 연구본부장님께서 바쁜일정속에서도 조선공학도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후배들을 생각해서 귀중한 시간을 내주신것에 대해 정말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수소선박의 방향성과 전망에 대해 주목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수소선박 이전에 암모니아 선박에도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사전지식을 가진 조선해양공학 학생들이 읽는 기사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너무 복잡하거나 어려운 질문보다는 학생들이 주제와 관련하여 어떤 궁금증을 가질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면서 인터뷰 질문의 방향을 잡으려고 노력하였는데 여러분께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기사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수소선박 안전규정과 한국선급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경험을 바탕으로 한 조언 등을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고 성심성의껏 답변에 주신 김대헌 연구본부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