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AKZINE

비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글작성시 입력했던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목록
April, 2021
[학생기자단] VTS 바닷길을 밝히는 사람들

바다 위에서 우리는 육상에서의 일반적인 길처럼 어느 곳에서 항해하여야 하는지, 또 위험요소는 없는지 한눈에 알기 힘들다. 이렇듯 선박 충돌, 좌초 같은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선박 사고는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운항 안전을 위해서는 바다 위를 관제하는 선박교통관제사가 필요하다. 학생기자단은 24시간 멈추지 않는 선박교통관제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인천항 VTS에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계신 부지운 센터장, 윤진영 주무관, 조아영 관제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인천항 VTS 외관>


PART 1. VTS 소개

#1 선박교통관제사들은 누구일까? 


선박교통관제사는 해상 교통의 안전을 증진하고 해양환경과 해양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선박의 위치를 탐지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또한 선박과 통신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 운영함으로써 선박의 동정을 관찰하여 안전한 운항 정보를 제공하고 항만의 효율적 운영에 필요한 현황 정보를 제공하는 관제 업무를 한다. 실제로 인천항 VTS는 선박 교통관제를 통해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국제여객선의 위험상황을 조기에 발견하여 사고를 예방한 사례가 있다. 당시 한 국제여객선이 인천 팔미도 부근을 항해하던 중 갑자기 침로가 크게 바뀌었고, 이를 발견한 관제사가 해당 선박에 선박 이상 확인을 요청하여 선박 기관실의 화재 발생을 조기에 인지했다. 인천항 VTS는 현장 해경과 협업하여 신속히 비상 대응을 실시하였고 인명피해를 막았다. 본 사고는 관제사가 선박의 갑작스러운 변침을 놓치지 않고 확인하여 신속한 관제 대응을 실시하였기 때문에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대표적 사례이다.  

 

이처럼 관제사는 해상에서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24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관제를 하고 있다. 인천항 VTS는 관제업무를 담당하는 운영부서와 시설행정부서로 운영되고 있다. 그 중 관제업무를 담당하는 운영부서는 주간(09시~18시)과 야간(18시~09시)로 나누어 3팀이 교대로 근무를 하고 있다. 


#2 인천항 VTS를 소개합니다  
 

인천항 VTS의 관할관제구역은 최근 3월 3일부터 추가된 영흥 수도를 포함하여 입항항로 측 장안서 부근, 출항항로 측 선갑도 부근부터 북장자서를 거쳐 작약도 인근까지이다. 이 구역은 서울시보다 더 큰 면적이다. 인천항 VTS에서는 관할관제구역에 진입한 선박 중 관제대상선박에 대해 관제업무를 제공하고 있는데 여객선, 위험화물 운반선, 예부선 등의 선박이 관제대상선박에 포함된다. 

 

<관제구역도 (자료: 인천항 VTS)>


인천항에는 초대형 원유운반선, LNG선을 비롯해 컨테이너선, 벌크선, 예부선, 여객선 등 다양한 선종이 입항한다. 그 중에서도 낚시 승객들을 태우는 선박인 소형 어선은 일일 수십 척이 운항될 정도로 이동이 매우 빈번하다. 최근 낚시 여가에 관한 국민의 관심 증가로 다중이용선박인 소형 어선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고, 이에 따라 인천항VTS의 관제사들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유선 등의 선박 관제에 임하고 있다.

 

인천항 VTS의 관제구역은 가항수역의 폭이 매우 좁고 길며, 조석 간만의 차가 크다는 지리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선박은 정해진 항로 내에서 항해를 해야 한다. 따라서 좁고 긴 형태의 가항 수역 안에서는 선박이 다른 선박을 무리하게 추월하는 항해를 하거나, 교통량이 특정 해점에 밀집하는 경우 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사고를 예방하려면 추월 관계나 침로 조정 등 선박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한 후, 선박 운항자가 혼돈하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인천항은 서해에 위치해 있어 조석 간만의 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현저한 수위 변화와 강한 조류가 자주 발생한다. 선박은 수위가 낮아지면 이동에 제약이 생기므로 물때에 따른 선박 통항 양의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선박통항량 밀집현상 및 강한 조류로 인한 선박의 밀림 현상도 고려해야 하므로 관제 시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인천항은 큰 조석 간만의 차로 인해, 선박이 수위가 다른 두 개의 수면 사이를 안전하게 통행하도록 만든 시설인 ‘갑문’을 가지고 있다. 선박은 갑문 안쪽의 갑실에 갇혀 있다가 출거하기 때문에 선박의 조종성능이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갑문출거선과 부근이동선박 간의 사고 개연성이 높아지므로 선박 출거 시점에는 더 정확한 관제가 필요하다.
 

<인천항 갑문 전경(자료: 인천항 VTS)>

 

선박운항사는 선박교통관제법에 따라 관제 절차를 준수하며 운항하여야 한다. 갑문 출거 시에는 사고예방을 위한 더 큰 주의가 요구되기 때문에, 관제사들은 선박의 갑문출거예보를 접수하면 출거선과 부근이동선박의 의도를 확인하고 상호 선박 간 교행 합의를 통하여 안전성을 확보한다. 또한 부근을 지나는 선박들을 대상으로 항행안전방송을 실시하여 출거선의 정보 제공 및 이동 주의를 당부한다. 

이처럼 인천항에서의 관제는 큰 조석 간만의 차와 그에 따른 강한 조류의 세기, 그리고 좁은 가항수역과 같은 지리적 특징이 있어 많은 주의를 요한다. 하지만 많은 선종과 여러 상황 속에서 관제를 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관제 대응능력을 키울 수 있는 장점도 있다.


#3 2021년의 VTS


과거 해상 안전을 위해 일하는 VTS의 관제사들은 해양수산부 소속이었다. 2019년 이후 해양수산부 소속 관제사들은 해양경찰 소속으로 일원화되었다. 일원화된 조직 속에서 타 현장부서와의 협업을 통한 관제 대응능력이 향상되었다. 음주 의심 선박의 적발과 사고 발생 선박의 비상 대응 시 현장세력과의 협업을 통한 업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위험 상황을 인지했을 때 즉각적으로 함정과 상황실 세력을 이용할 수 있어 사고에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이후 재택근무 등 근무형태를 바꾸어 시행하는 많은 기관들이 있지만 선박교통관제는 24시간 끊기지 않고 실시간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관제사들은 관제센터에서 교대 근무를 지속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전 직원 마스크 착용 및 센터 자체 소독 등 철저한 방역 활동을 하며 힘든 환경에서도 근무에 임하고 있다. 관제사들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COVID-19 상황 속에서도 많은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하고 통항할 수 있는 것이다.

 

<왼쪽부터 고은아 학생기자, 부지운 센터장님, 천현민 학생기자>


PART 2. 교통관제

 

#1 관제사들의 파트너, VTS 통신기술
 

VTS 이전의 항무통신운영국 관제사들은 레이더 화면 없이 선박과 음성으로만 통신을 했다. 항무통신운영국이 VTS가 된 이후, 설치된 많은 설비들을 통해 선박과 통신하며 관제하고 있다.
 

<VTS 상황실(자료: 인천항 VTS)>

 

초단파무선통신(VHF, Very High Frequency)은 150Mhz 대역의 주파수를 이용하여 선박과 선박, 선박과 관제센터 간 음성으로 통신할 수 있도록 해주는 무선통신장비이다. 전 세계 공통적으로 채널 16번을 청취하며, VTS마다 허가되는 채널이 다르다.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청취하는 채널 16번을 선택하면 타 국가의 통신도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VHF의 특성상 반경 최대 20마일(약 32km) 정도까지 교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해당 범위 내에서의 교신만 청취가 가능하다. 선박의 경우에는 관제센터처럼 비허가 채널이 없고 모든 채널을 이용할 수 있다. 관제센터에서는 이 VHF를 통해 자동 항행안전방송을 실시하고 있으며, 방송은 기상정보나 위험상황의 발생정보 등을 포함한다.
 

<초단파무선통신, VHF (자료: 해양경찰청)>


선박자동식별장치(AIS, Auto Identification System)는 자선의 속력, 침로 및 선박 명세 등 운항정보를 주변 선박이나 육상에 실시간으로 자동 제공하는 장치이다. AIS를 설치하면 정보의 송수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박의 정보를 송신할 수 있고, 다른 선박들의 정보를 수신할 수도 있다. 관제센터는 AIS를 통해 전달받은 선박 정보를 참고하여 관제를 하는데, RADAR에 표출되는 선박물표와 AIS의 침로 및 선속 정보를 이용하여 선박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위험상황을 판단하고 있다. 단, 모든 선박이 AIS를 설치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AIS 설치 의무 기준에 부합하는 관제대상선박들은 AIS를 설치해야 하며 그 외 선박들의 설치는 선택사항이다. AIS가 없는 선박은 탐지된 레이더 물표를 이용하여 포착한 후, 추출된 레이더 벡터를 참고하여 관제한다. 관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어선의 경우 AIS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장치인 V-pass를 설치하고 있다. 전반적인 관제를 할 때는 가장 정확한 정보 사용을 위해 레이더 물표(레이더 전파가 탐지한 선박물표)를 사용하며 AIS는 2차적인 수단으로 관제에 이용된다.
 

<선박자동식별장치, AIS (자료:해양경찰청)>


인명수색 구조를 위한 무선설비(GMDSS, Global Maritime Distress and Safety System)는 SOLAS 협약에 의한 것으로, 위성을 이용해 해상에서의 조난사고를 신속하게 알리고 위험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통신 설비이다. GMDSS는 선박에 설치되어 있는 기기 중 하나로 정보의 송수신이 가능하다. 선박에서 사고 발생 시 distress(긴급신호)를 보내면 관제센터 및 주변 선박들이 신호를 수신하고 구조작업에 대응하게 된다. 

 

이외에도 선박의 고유번호를 이용해 특정 선박만 호출할 수 있는 디지털 선택 호출 장치(DSC, Digital Selective Calling)가 있다. 그리고 2차적인 정보와 육안으로 관찰한 정보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항만에 CCTV를 설치하고, 부두현황을 실시간으로 살피며 관제하고 있다. 앞선 관제장비들을 통해 탐지한 정보들은 관제 콘솔 VOC(VTS 운영 콘솔, VTS Operator Console)에 모두 취합하여 한 화면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레이더정보, AIS정보, VHF정보 등이 포함된다.


#2 따로 또 같이, 함께하는 VTS
 

2018년도에 운영을 시작한 경인연안 VTS는 인천항 VTS와 서로 협력하며 업무를 진행한다. 일례로 경인연안 VTS의 레이더가 고장으로 인해 선박을 탐지할 수 없게 되자, 인천항 VTS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있다. 관제는 중단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인천항 VTS는 경인연안 VTS에 선박정보들을 제공하여 비상관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협조하였다. 이는 양 센터 사이에 시설장애로 인한 비상상황 발생 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여 관제 안정화를 할 수 있었던 사례이다. 경인연안 VTS의 협업으로 전체적인 관제 구역이 더 넓어졌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선박 정보가 많아졌고 양 센터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관제 센터는 서로 사용하는 교신채널이 다르기 때문에 선박이 다른 관제 구역으로 넘어가는 경우, 원활한 관제를 할 수 있도록 선박에 채널 변경과 진입 보고를 안내한다.


#3 선박 운항의 적, 안개
 

봄이 되면 서해안의 특성상 안개가 끼는 경우가 많아진다. 관제를 하거나 선박을 운항하는 데 있어서는 밤보다 안개가 더 위험하다. 야간에는 어둡더라도 등화를 보고 항해할 수 있지만, 안개가 끼면 등화조차 보이지 않기 때문에 선박이 파악할 수 있는 항해 관련 정보가 급감한다. 이는 사고 개연성을 높이므로 인천항 VTS에서는 해양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개로 인하여 가시거리가 500m 이상 확보되지 않는 경우, 선박운항통제를 실시한다. 선박운항통제가 실시되면 모든 선박이 운항을 멈추고 정박지 등에서 대기하여야 한다. 출항예정선박은 출항을 보류하며, 안개가 걷히고 시정이 500m 이상 확보되어 운항이 가능할 때까지 부두 계류상태로 대기하여야 한다.

 

<왼쪽부터 조아영 관제사, 윤진영 주무관, 천현민 학생기자, 고은아 학생기자>

인터뷰 후기

 

<코로나 19 속에서 방문을 허락해 주시고, VTS에 대해 자세히 인터뷰해 주신 부지운 센터장님, 윤진영 주무관님, 조아영 관제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선박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하게 운항하는 것 또한 가장 중요한 부분에 속할 것이다.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해상에서도 교통이 중요하기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더 알아보고자 인천항 해상관제센터에 방문했다. 
 

인천항 해상관제센터는 바다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굳게 닫혀 있던 철문이 열리고 언덕을 올라 도착한 해상관제센터에는 조아영 관제사님께서 우리를 반겨 주셨다. VTS에 대해서 많은 조사와 준비를 하고 인천항 VTS를 방문했지만,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관제용어를 잘 몰랐기 때문에 알고 있던 내용들도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관제사님께서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해 주신 덕분에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인천항 VTS는 정말 넓은 구역을 관제하고 있다. 육안으로 직접 관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관제센터에는 정말 많은 통신기기들과 모니터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조아영 관제사님과 윤진영 주무관님께서 통신기기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고, 이외에도 궁금한 부분이 생기면 함께 건물을 오르내리며 곳곳을 안내해 주셨다. 그래서 인터뷰를 통해 방문하지 않았더라면 알지 못했을 부분들도 많이 알게 되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작게 표시된 정말 많은 선박들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던 장면인 것 같다. 육안으로만 바다를 보았을 때는 한없이 넓고 한가하게만 보였는데, 관제실에서 알게 된 바다는 일반 도로보다 더 분주해 보였다. 그럼에도 하루에 큰 사고 없이 선박이 운항할 수 있다는 것은 관제사분들께서 밤낮으로 관제하고 계시기 때문일 것이다. 해상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계시는 선박 교통관제사분들께 감사드린다.

 


사고로 인해 밀리는 고속도로 속에 있으면서, 문득 “선박은 저 넓은 바다에서 정해진 도로 없이 달려도 되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지상에는 도로가 있고 항공기는 고도와 속도 등을 알려주는 관제사가 있다. 반면, 해양관제사는 생소한 듯하여 그 분들은 어디서 일을 하고 어느 업무를 하는지에 대해 알고자 VTS에 방문했다. 
 

우리나라의 VTS는 생각보다 많이 존재했고, 선박과 국민의 안전, 국가 안보를 위해 일하는 만큼 경비가 삼엄했다. 선박을 내려다보기 위해 VTS는 다른 기업에 비해 경사진 곳에 위치했다. 해양관제사가 24시간 교대로 근무하시는 덕분에 우리나라의 바다가 그만큼 안전해진 건 아닐까 생각했다. 
 

조아영 관제사님을 시작으로 윤진영 주무관님과 인터뷰하며, 현재 VTS에서 하는 업무뿐만 아니라 과거, 기대되는 앞으로의 VTS 미래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오랜 시간 동안 VTS 상황실과 인터뷰하는 장소를 여러 번 왕복하며 많은 설명을 해 주셔서 더 흥미로웠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조사해간 것과 다른 부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조사하면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 더 자세한 내용 등을 알 수 있었다. 

실제 상황실에서 본 선박은 생각보다 많이 존재했다. 이때까지 도로에만 체증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우리가 알지 못했을 뿐 바다에는 굉장히 많은 선박들이 해양관제사들과 소통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많은 해양관제사 분들이 바다의 길을 안내하고 계신만큼 우리나라의 바다가 지속적으로 안전하게 있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