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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21
[깊이 보는 뉴스 읽기] 수소 경제와 수소 연료 추진선

 <글 : (주) 보성 권효재 상무 jay.kwon7775@gmail.com> 

(2월 기고문에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 트렌드는 무엇이며, 국제 사회와 대형 에너지 기업들의 장기 시나리오와 전략을 살펴보았습니다. 본 기고문에서는 에너지 전환 트렌드 중 하나인 수소 경제가 조선해양분야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으며,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 연료 추진선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수소 경제가 조선해양분야에서 인기입니다. 현대, 삼성, 대우 등 소위 빅3 조선사들은 앞다투어 선박에 수소 기술을 접목하여 다양한 신개념 선박들(‘수소 연료 추진선’)의 개발 계획이나 실적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래의 에너지 시스템 자체가 수소 기반으로 상당 부분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을 바탕으로 사업과 기술 개발 전략의 초점을 수소 경제로 옮기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소 경제란 무엇이고, 수소가 과연 선박용 연료로서 기존 연료를 대체할 수 있을까요?

수소 경제란 국가 경제의 바탕이 되는 에너지 시스템을 기존의 화석 연료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기반에서 수소 기반으로 바꾼 경제를 지칭합니다. 화석 연료는 고대의 식물과 동물이 장기간에 걸쳐 퇴적, 변화하여 지각에 축적된 탄화수소 연료로서 현재 전세계 에너지 수요의 85% 정도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탄소 원자와 수소 원자가 결합한 다양한 분자들로 탄화수소는 구성되어 있습니다. 분자 내 탄소 원자와 수소 원자의 상대적인 비중에 따라 고체(석탄), 액체(석유), 기체(천연가스) 등 다양한 형태로 탄화수소는 존재합니다. 화석 연료는 높은 에너지 밀도로 인해 체적당 에너지를 많이 생산할 수 있고, 상온 상압에서 유통이 간편하고, 장시간 보존해도 변질되지 않는 등 장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화석 연료에는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연료에서 에너지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산소와 연료를 반응시키는 산화과정이 필요한데, 이 때 온실가스가 대량 배출됩니다. 쉽게 말해 화석 연료를 연소시키면 불가피하게 CO2 등 온실가스가 배출되는데 이제는 CO2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합니다. 선박에서 사용하는 저속 디젤엔진은 폐열 회수를 하지 않는 경우 에너지 효율이 40%에 육박하는데 이는 내연 기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더 이상의 효율 향상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저품질, 저가격의 연료를 연소시켜 높은 효율로 추진력으로 전환시키는 기술은 분명 놀라운 것이지만, 화석 연료를 직접 연소시키는 한 근원적으로 온실가스가 배출 문제는 피하기 어렵습니다. 한 가지 일시적인 해결책으로 바이오 연료 등 비교적 재생 주기가 짧은 연료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바이오 연료는 공급량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해운/조선해양 업계는 반드시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기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탄소 원자 없이 수소 원자로만 구성된 순수한 수소(분자)는 탄화수소와 달리 산화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습니다. 수소가 산소와 결합하면 물이 되므로 원천적으로 아무런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만약 에너지 시스템을 수소 기반으로 바꾼다면 인류는 기후위기는 물론 화석 연료 사용에서 기인하는 각종 환경 오염 (미세먼지, 매연, 스모그 등)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수소 경제의 근원적인 장점은 또 있습니다. 화석 연료가 비록 에너지원으로서 장점이 많지만, 지구 상 소수의 국가에서만 생산이 됩니다. 중동 페르시아만 인근 국가의 땅 속에는 석유가 아주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석유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량의 석유를 수입해야 합니다. 생존에 필수적인 에너지원을 외부에 의존해야 하는 것은 분명 안보상 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화석 연료는 한 번 사용하면 다시 지각 내에서 다시 만들어지기까지 길게는 수 억년의 세월이 필요하므로 인류에게 화석 연료란 일종의 일회성 에너지입니다. 현재 인류가 사용하고 있는 화석 연료의 소모량과 지각 속 화석 연료 매장량을 비교해 보면 얼추 100년 정도는 어찌어찌 화석 연료를 공급할 수 있으나, 그 이상의 시간을 고려하면 화석연료의 고갈은 피할 수 없습니다. 화석 연료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이 아니며, 대안을 준비해야 합니다.

수소가 산소와 결합하여 산화되면 열을 방출하며 물로 바뀝니다. 물을 수소와 산소를 분리할 수 있고, 물이 대기권 내에 풍부하게 있다면 화석 연료와 달리 수소가 떨어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수소와 산소가 결합할 때 열 에너지가 방출된 것을 거꾸로 해서 물에 적절한 에너지를 넣어 주면 다시 수소와 산소로 분리됩니다. 전기 에너지로도 가능하고 (전기분해) 고온의 열 에너지로도 가능 (열 분해)합니다. 그러므로 수소는 무한히 재활용이 가능하고 오염물질이나 온실 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우수한 에너지 시스템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소 경제가 여러 장점이 많지만, 화석 연료 기반 에너지 시스템을 수소 기반으로 바꾸는 건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크게 보면 에너지 시스템은 에너지 생산(공급), 유통(운송), 사용(활용)의 3가지 value chain으로 구성되는데, 수소 기반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생산, 유통, 사용의 각 단계를 모두 바꾸어서 새로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수소의 가격도 장기적으로는 화석 연료에 근접한 수준으로 낮추어야 합니다. 수소 경제는 사실 화석 연료, 특히 석유의 가격이 급등하고 석유 공급이 불안정해질 때마다 화두로 등장하고 했습니다. 1980년 2차 오일 쇼크 이후, 2007년 원유가 급등 이후 수소 경제가 인기 테마로 등장했지만, 지속되지 못했던 데에는 인프라 구축 비용과 수소 공급 비용 이슈가 있었습니다.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이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려면 기술적 장벽 이외에도 사회경제적 장벽을 극복해야 하는데, 수소의 경우 안전에 대한 우려와 수소 유통의 기술적인 특징이 어려움을 더했습니다.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가벼운 원자/분자여서 체적을 많이 차지하며 산소와의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가 매우 적은 특징이 있습니다. 수소 용기나 배관에서 수소가 누출되기 쉬운데다가 작은 정전기에도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하여 연소될 수 있으므로 수소 폭발 사고는 과거 힌덴부르크 비행선 화재부터 최근 강릉의 수소 실험 설비 폭발까지 좀처럼 근절하기 쉽지 않습니다. 수소가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물질이다 보니 저장과 유통 과정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비용이 더 많이 들게 되고, 상온 상압에서의 수소 기체는 체적을 많이 차지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우주 개발용 로켓 연료, 화학공정의 첨가제 등 수소가 활용되는 특정 영역은 탄탄히 구축되어 있지만, 수소 기반의 에너지 시스템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의문은 수소의 이러한 기술적 특징에서 출발합니다.

2012년 이후 잠잠해진 수소 경제 테마는 2015년 파리기후 협약의 체결로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이 본격화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화석 연료 기반에서 조속히 탈피해야 하는 상황에서 변동성을 피할 수 없는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로 수소가 재조명된 것입니다. 태양광 발전 원가가 2008년 이후 10년 동안 1/10 수준으로 떨어지고, 대량의 잉여 전력이 발생하게 되자 특정 시점에 남아도는 전력을 다른 에너지원 형태로 전환하여 활용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구체화되었습니다. 즉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를 생산할 때, 어차피 수요가 없어 남아도는 전기를 가지고 수소를 만들고 이 수소로 화석 연료를 대체하면 경제성 문제나 온실가스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잉여 재생 전력(Renewable Power)을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을 P2X (Power to X)라고 통칭하며 수소로 변환하는 것을 P2G (Power to Gas)라고 부릅니다.


물론 수소를 만드는데 물을 전기 분해하는 방법(수전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류는 100여년전부터 질소 비료를 만들기 위해 천연가스에 고온의 수증기를 주입하여 수소를 만드는 개질(reforming) 공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 등 탄화수소에서 추출한 수소를 개질 수소라고 지칭하며 현재 전세계 수소 공급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또한 정유 공장과 제철소에서는 제품 생산과정에서 대량의 수소가 부산물로 발생하며 이를 부생 수소라고 부릅니다. 개질 수소나 부생 수소는 천연가스가 풍부한 국가나 정유, 제철 산업이 발달한 국가에서만 생산되는 특징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부생 수소가 풍부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추진하는 수소 경제 구축 사업은 1차적으로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부생 수소를 사용해서 진행되며, 점진적으로 개질 수소와 수전해 수소를 활용해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수소 value chain에서 수소의 생산 부분은 개질, 부생, 수전해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며 지역과 수요처의 특성과 규모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되겠지만, 길게 보면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재생전원 기반의 수전해 수소가 주류를 차지할 것입니다. 국내 조선해양 산업의 관점에서는 수소 생산도 중요하지만, 수소 유통과 수소 활용 측면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10~20년 후 재생전원이 더 많이 보급되면 P2G 규모가 확대될 것입니다. 이 경우 국토가 넓고 재생전원 원가가 저렴한 국가에서는 저렴한 가격의 수전해 수소가 대량 생산될 수 있고, 우리나라처럼 인구 밀도가 높고 에너지 다소비 산업이 많은 국가는 필연적으로 해외에서 대량의 수전해 수소를 수입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수소 value chain에서 수소의 유통 부분의 기술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며 수입 규모를 고려하면 현재의 LNG 수입과 같이 대부분 배를 이용해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국내 조선해양 업계의 큰 형님이라 할 수 있는 현대중공업 그룹은 3월 25일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2030년까지 수소 value chain을 완성하려는 종합 계획입니다. 수소의 생산부터 운송, 판매까지 수소 사업 전 과정에 참여하여 미래 성장 엔진으로 육성하려는 의도입니다. 해상풍력 발전 단지에서 대량으로 수전해 수소(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해양플랜트, 생산된 수소를 극저온 냉각하여 액화수소로 변환하여 운송하는 수소운반선과 수소를 연료로 추진하는 수소연료추진선, 수입한 극저온 액화수소를 대량 보관하는 육상 수소저장탱크, 수소를 최종 소비자까지 공급하는 운송 시스템과 수소 충전소, 수소를 활용하는 각종 건설 장비 등 value chain 전체를 망라하고 있습니다.

수소 value chain이 활성화되려면 수소 소비량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전 세계 온실가스의 3%를 배출하고 있는 해운 업계도 zero emission을 목표로 다양한 기술 개발과 시범/실증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선박이 저급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고, 약 1%의 선박들이 LNG 등 가스 연료를 사용하고 있지만, IMO는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저감하기 위한 강력한 규제를 연이어 도입하고 있습니다. 신조선이던 현존선이던 2030년 이후로는 현재 대비 절반 이하의 온실가스를 배출해야 하는데, 이는 기존 디젤 기반 엔진으로는 달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LNG를 선박 연료로 사용하면 디젤 엔진 대비 온실가스가 25~30% 정도 감소될 수 있는데 (메탄 누출은 없다고 가정) 만약 완전한 zero emission이 목표라면 LNG 추진선은 한시적인 해결책일 뿐 완전한 솔루션은 아닙니다. 이로 인해 덴마크, 노르웨이, 독일 등에서는 완전한 무탄소 선박의 궁극적인 대안으로, 수소연료 추진 선박의 필요성을 재기하고 있습니다.

수소연료 추진 선박이란 선박의 연료로 수소 혹은 수소를 기반으로 한 연료를 이용하여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선박을 지칭합니다. 수소를 직접 연소시켜 가동되는 엔진/터빈을 이용하거나, 수소와 산소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fuel cell)를 사용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이 전기로 추진기를 가동하여 운항하게 됩니다. 그런데, 수소는 직접 연소시킬 경우 2000도 이상의 고온이 발생하고, 연소 속도가 매우 빨라 안정적인 엔진 가동이 어렵습니다. 현존하는 재료 기술과 엔진 제어 기술로는 상업성 있는 대형 선박용 수소 연소 엔진을 단시일 내에 만들기는 극히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실제 BMW는 1979년부터 20년 이상 수소를 직접 연소하는 내연 기관 개발에 매진했으나, 양산에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수소를 저장하는 용기의 부피도 크고, 연비도 나빴으며 무엇보다 내구성 있는 엔진의 가격이 너무 비싸고 생산하기 어려웠습니다.

수소를 직접 연소시키는 엔진의 기술적인 어려움을 피하는 한 가지 방법은 온실가스를 배출시키지 않으며, 잉여 재생 전기로 생산할 수 있는 대체 연료를 연소하는 엔진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수전해 수소와 질소를 합성하여 만든 ‘그린’ 암모니아(NH3)는 LPG와 액화 온도가 유사하고, 연소 조건을 잘 통제하면 기존의 선박용 디젤 엔진에서도 연소시킬 수 있습니다. 암모니아는 연소 후 질소와 물, 약간의 질소 산화물을 배출하므로 온실 가스 배출이 거의 없고, LPG 유통 인프라를 조금만 개조하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순수한 수소가 영하 250도 이하에서 액화되므로 운송과 보관에 막대한 기술적, 경제적 어려움이 따르는데 비해, 암모니아는 LPG와 유사하게 영하 40도 정도에서 보관이 가능한 점도 상대적인 장점입니다. 하지만, 연소 과정 통제가 쉽지 않고, 다량의 질소산화물을 처리해야 하며, 암모니아 특유의 악취와 독성에 주의해야 하는 단점도 있습니다. 현재 업계에서는 노르웨이의 Yara 등 암모니아 운송 업체들이 유럽의 조선소, 기자재 메이커들과 함께 기존의 암모니아/LPG 운반선을 암모니아 추진 선박으로 개조하는 프로젝트를 착수한 상태입니다.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업체들도 2030년까지 암모니아 추진 선박의 상용화를 목표로 다양한 연구 개발 활동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암모니아 추진 선박은 기존 엔진 시스템과 암모니아 유통 인프라를 상당 부분 재활용하거나 조금만 손봐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암모니아가 기존 디젤유 대비 체적당 에너지 저장량이 작기 때문에 커다란 연료 탱크를 설치해야 한다는 점을 극복해야 합니다. 기존 연료 탱크 보다 훨씬 큰 탱크가 필요한 점은 Zero emission을 지향하는 차세대 연료 대부분이 동일하게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액화 수소와 암모니아는 상온에서는 보관할 수 없고 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추가 설비도 필요합니다. 아무리 잘 보냉을 해도 외부 열침입을 100% 방지할 수는 없으므로 연료의 장기 보관 과정에서 증발 가스를 처리해야 하고, 이는 연료 처리 시스템이 복잡해지는 원인입니다. 그래서 상온 상압에서 유통할 수 있는 메탄올(CH3OH)이 미래의 탈탄소 선박의 연료로 가장 적합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Green Martime Methanol 컨소시엄은 선박연료로서 재생 가능한 메탄올의 가능성을 연구하는 단체입니다. 메탄올은 다양한 바이오 매스에서 합성할 수도 있고 재생 전원을 이용해서 합성할 수도 있습니다. 메탄올을 옹호하는 단체들은 메탄올이 액체 연료와 가스 연료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연료 엔진 뿐만 아니라 구식 디젤 엔진에서도 가동될 수 있다는 점, 상온 상압에서 유통이 가능하다는 점을 최대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순수한 수소를 직접 사용하는 것은 영하 250도의 극저온 유지 이슈로 경제성이 없고, 배터리는 선박이 외항 항해를 할 만큼의 대용량 에너지를 저장할 수 없으므로 메탄올이 ‘실용적인’ 대안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실제로 암모니아 추진 선박이 기술 개발 중에 것과 달리 메탄올 추진 선박은 이미 상업화 된 상태입니다. 핀란드의 Wartsila 사는 캐나다의 메탄올 생산회사 Methanex사, 선사인 Stena와 협력하여 2015년초 Stena Germanica 호를 메탄올 연료 추진선으로 개조한 이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배에 탑재된 엔진은 전통적인 선박용 디젤과 메탄올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후 다수의 MR급 탱커가 메탄올 추진 선박으로 발주되었으며, 연료 시장의 상황에 따라 디젤과 메탄올을 선택하고 혼합하여 사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메탄올 연료 추진 선박은 현재 메탄올을 생산, 운송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보급이 확산되고 있습니다만, 메탄올 자체가 인체에 유독하며 금속을 부식시키는 특징이 있어 취급이 까다로운 편입니다. 또한 연료에 탄소가 함유되어 있으므로, 완전한 탈탄소 연료로 사용되려면 바이오 매스에서 생산하거나 잉여 재생전력을 기초로 합성해야 하므로 향후 충분한 양의 ‘그린‘ 메탄올이 충분히 공급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하지만, 기존 선박 엔진을 최소한 개조하여 메탄올을 사용할 수 있는 엔진 개조/제어 기술이 확보된다면 선사들이 가장 반길 수 있는 옵션이라는 점은 틀림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소 연료 추진 선박 개발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연료 전지입니다. 연료 전지 (Fuel Cell)란 수소의 산화 반응을 특수한 장치를 통해 천천히 진행되게 하여 발열은 억제하고 산화 반응에서 수반되는 전자의 흐름으로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입니다. 연료 전지는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여 물이 생성되고 부산물로 전기와 열이 발생하는 장치이며 움직이는 구동부가 없어 소음이 없고, 직접 전기를 생산하므로 수소 연소 후 발전기를 가동하는 것 보다 에너지 전환 효율이 높은 장점이 있습니다.
 


연료 전지를 사용하는 선박은 수소를 공급하는 수소 공급 시스템, 여기서 공급된 수소를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수소 연료 전지, 모터와 추진기로 구성된 전기 추진 시스템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중 전기 추진 시스템은 DFDE LNG 추진선 등에 사용된 것과 유사하므로 딱히 어려울 것은 없으나, 수소 공급 시스템과 수소 연료 전지는 선박에 적용하기 위해 많은 기술적 난관을 극복해야 합니다. 수소 기체를 600 bar로 압축하더라도 동일 에너지 용량 대비 저장 장치까지 포함할 때 필요한 부피는 기존 선박의 연료 탱크 대비 10배 수준이며, 극저온 액화 수소를 이용하더라도 4배 이상의 부피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수소 연료 전지를 선박에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들이 개발되어 할까요? 다음 시간에는 수소 연료 전지를 선박에 적용함에 있어 어떤 기술적 어려움이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는지 살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