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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21
[학생기자단] 우든보트의 시대를 연 마이더스의 손, 김충곤 선생님을 만나다.

해양공간에 대한 인식이 없던 시기에 배가 좋아져 해양 분야를 개척하고 사람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인터넷 카페를 시작으로 보트 제작 체험을 구성하신 보트 빌더 김충곤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왼쪽부터 임여진 학생기자, 서명선 학생기자, 이유진 학생기자, 김충곤 선생님>


PART 1. 보트빌더의 삶 

 

Q. 해양레저장비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해양대학교 항해학과 재학 당시 요트부에 가입해서 아마추어 선수대회를 준비했습니다. 항해학 또는 기관학을 전공한 선배님들에게 전통적으로 다져진 체계적인 요트교육을 받았고, 이 덕분에 대학교 생활 4년간 요트에 심취할 수 있었어요. 해양공간에 대한 인식이 없던 시기에 배가 좋아져 해양 분야를 개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점차 해양탐험가의 꿈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꿈을 꾸는 과정에서 목표가 생겼어요. 직접 38ft 짜리 크루즈 선을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젊은 나이에 배를 만들 자금이 없어서 찾은 방법은 직접 기술을 배워서 스스로 배를 제작하는 것이었죠. 이는 적은 비용으로, 구체적으로 자신의 조건에 맞춘 맞춤 배를 제작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목선에서 FRP 선박으로 막 교체되던 시기여서 복합소재에 대한 교육과정도 아직 다져지지 않았던 터라 직접 조선소에 근무하면서 배우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 38ft 짜리 크루즈 선의 제작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기술과 재료를 다루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작은 조선소들을 오가며 1990년대부터 조선소 일을 시작했습니다. 조선소에서 월급을 받으며 스스로 지식을 키워나갔고, 메꿔지지 않는 부분은 해외 서적을 구매해 스스로 공부해 나갔습니다. 

 

Q. 작업하실 때 가장 선호하는 원목은 무엇인가요? ​

A. 원시시대 통나무배부터 현시대까지 오랜 역사를 통해 나무의 수종이 검증되었습니다. 외판재의 기본적인 조건은 잘 썩지 않고, 가볍고, 내수성과 가공성이 좋아야 합니다. 요트 보트 제작 시 사용하는 나무는 길이가 긴 나무이기 때문에 공구 등으로 가공이 잘되고 잘 휘어지는 소재일수록 외판으로 사용하기 적합한 목재입니다. 보통 삼나무 종이 많이 사용되며 우리나라에서는 육송을 많이 사용합니다. 구조재 또는 보강제 선택 기준은 내수성과 강도인데, 그에 적합한 화이트 오크(참나무) 종류를 많이 사용합니다.

우리나라 방식은 외판을 두껍게 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는 현대 레저와 맞지 않게 무겁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서양식 레저용으로 사용되는 소재의 외부는 적삼목, 내부는 화이트 오크가 사용됩니다. 외판이 얇고 안쪽 보강구조를 촘촘하게 함으로 가볍고 강한 구조물로 제작하는 것이 개발된 현대 레저 용도에 적합한 방식입니다. 190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나온 서양식 방법이 고스란히 들어간 카누는 유리 섬유와 에폭시(epoxy)를 안팎으로 얇게 발라 샌드위치 구조로 제작함으로써 보강재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섬유 자체가 보강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 가볍게 제작됩니다. 20~25kg의 가벼운 무게로 개인 승용차 위에 싣고 다니며 캠핑도 가능합니다. 무게가 나가던 때에는 트레일러가 필수적이고 허브에 보관해야 했지만, 카누와 카약의 제작 방식이 바뀌면서 방수 문제에서도 자유로워지면서 레저용 보트에 큰 차원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
 

<원목 작업공간>


Q. 많이 사용되는 소재 세 가지 (복합소재, 목재, 금속) 중 목재를 선호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그 이유는 첫째, 우든보트의 주 소재인 나무의 경우 자연적이고 인간 친화적인 소재입니다. 요트 겉에 유리 섬유를 1~2겹 정도 바르더라도 유리처럼 나무의 원색이 살아 있습니다. 현대적인 공법이든 과거 공법이든 멋이 있고, 이질감이 없어 정서적으로 안심이 됩니다. 다른 소재의 선박들은 단색으로 만들어져 깔끔하고 눈에 보기 좋을 수 있지만 이후 빨리 싫증이 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는 시간이 지날수록, 세월감이 짙어질수록, 더 자연스럽고 매력적입니다.

둘째, 작업환경에서의 매력이 큽니다. 복합소재를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분진과 냄새에 피부가 따끔거려 피부에 부담이 되거나 목이 아파지는 경우가 생겨 때때로 상실감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를 소재로 하는 우든보트는 톱밥이 생기더라도 괴롭지 않고, 작업 현장에서 상실감이 생기지 않습니다. 

 

Q. 선생님이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과 보람찼던 경험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복합소재 선박 감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다니던 조선소가 부도가 난 것입니다.  그로 인해 받아야 할 많은 인건비를 받지 못하게 되었죠. 돈이 부족해서 38ft 크루즈 선을 더 이상 제작할 수 없게 되어 목형을 도끼로 찍어서 부서야 할 때, 꿈을 저축해 가던 중 34살에 준비해오던 꿈이 깨지는 상황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이후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자는 생각으로 생활하면서 결혼을 했었고요. 모형 제작일을 함께 하자는 제의가 들어왔었는데, 그 일은 대형 조선업이 잘나가면서 일이 많이 들어왔고, 그로 인해 가정에 안정이 찾아왔습니다. 

 

이후 38ft 크루즈선 제작의 꿈은 접었지만, 해양 분야를 개척하자는 꿈을 이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배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현대인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이동이 편리하고 노동 강도가 낮은 카누와 카약의 간단한 제작방법을 다루는 최초의 목조선 자작 카페를 개설했습니다. 2004년 포털 사이트 다음에 우든보트 제작 동호회를 최초로, 2007년 네이버 카페 ‘KEEL 보트 빌더스’를 개설하면서 인터넷 활동을 통해 동호인들이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보트 제작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혔죠. 


이 활동을 보고 중소조선연구원에서 목제 보트 자가 제작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요청했습니다. 내가 그동안 해온 분야가 공교육의 주제가 되었을 때의 기쁨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또 강사 일을 시작하면서 20~30명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20회 정도 수업을 진행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체험하고 간 500~600명의 교육생이 생기고, 점차 대중적 인식을 통나무를 깎아서 만들거나, 나무로 만든 배는 약하다는 인식에서 나무배도 튼튼하다는 생각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우든보트 배경 문화를 어떻게 대중화 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는데, 중소조선연구원 사람들의 인정으로 우든보트 문화를 제공할 수 있었던 순간이 가장 보람 되었습니다. ​
 

<해마 보트 윅스 내부>


Q. 보트 제작 경험 중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그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던 방법이 있을까요?

 

A. 영화 ‘고산자’에서 의뢰 받은 20m 쯤 되는 배를 제작할 때에 규모가 크고 납기일이 빠듯해서 일의 강도는 높았으나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었어요. 하지만 조선소에서 일했던 당시 복합소재를 이용한 어선을 제작할 때에는 상실감이 생길 정도로 힘든 순간들이었습니다. 사방이 갇혀 밀폐된 공간 속에서 분진이 날렸고, 잠깐이라도 만졌다 하면 먼지가 날리고, 수지 냄새가 나서 보안경을 껴도 눈이 따가워서 눈물이 맺히고, 피부는 계속 아팠습니다. 작업이 끝난 2~3시간 뒤에도 수지 냄새가 코를 맴돌았어요. 그 당시 이런 환경을 개선할 만한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었죠. 하지만 일이 끝난 이후 사장님과 동료들과 함께 밥과 술을 하며 다음날 일에 대해 의논하고, 또 서로를 위로하는 시간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을 통해서 궁금한 점을 질문하여 정보를 얻고, 38ft 짜리 크루즈선 제작을 조금씩 구체화해 가면서 힘든 순간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Q. 지금의 선생님께 요트 한 대를 완성한다는 것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A. 예전에 이 질문을 들었을 때는 앓던 이를 빼듯이 시원하다고 대답했는데, 워낙 많은 배를 제작해서 이제는 덤덤합니다. 예전부터 주변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배 하나 완성하면 딸 아이를 시집 보내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였죠. 예전에는 공감하지 못해서 싫어하던 이야기였는데, 인연이 되면 내보내야 하는 상황에서 인간적인 마음으로 했던 이야기 같네요. 배에 대한 감정 부여는 없지만, 딸을 낳아서 키워보고 성인이 되니 그 말씀들이 이해가 되더군요.


​PART 2. 남들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해마보트웍스만의 매력 !  


Q. 어떤 가치관이나 목표를 가진 사람이 보트를 만드는 데에 있어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요? 

 

A. 보트를 만드는 데에 동기부여가 되어 있고, 열정이 있는 사람. 배를 운용하는 재미, 해양 레저 자체를 좋아서 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일단 저의 경우로 얘기를 하면, 부모님도 저를 포기할 만큼 보트가 좋았고 그에 대한 꿈이 있어서 보트 빌더를 시작했기 때문에 이 길을 갈 수 있었어요. 그런데 연봉, 복지 등을 따지는 사람들에게 직업으로써의 우든 보트 빌더를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답이 안 나오는 직업이에요. 현실적인 직업으로써의 어떠한 조건이나 비전을 본다면 그렇죠. 제가 우리 계통에서는 제일 성공한 사람이라니까요! 내 공장 있지, 결혼해서 처자식 있지. 이 일을 하는 사람 중에서 노총각들 수두룩하고, 집 없고, 본인 공장은 꿈도 못 꾸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하하)
 

Q. 요트를 제작하는 일 이외에 따로 하고 계신 일이 있으신가요? 

 

A. 해양레저 장비 쪽에 관련하여 복합 소재 선형과 목형을 생산하는 일, 시제품 및 대량 생산을 위한 형틀인 몰드 제작, 중소조선연구원에서 복합 소재 쪽 실습과 우든 보트 제작에 대한 교육, 그리고 네이버에서 카페도 운영하고 있고, 선박 모형뿐만 아니라 견본용 시제품도 생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 중소조선연구원과 NCS 요트 용어정리에도 참여했는데 이 일은 마무리된 상태이고, 현재는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과 함께 카누, 카약 분야의 용어들을 표준화하고 있습니다. 

 

Q. 선생님의 학창 시절 꿈은 무엇이었나요? 만약 대학 시절로 돌아가신다면, 보트 빌더의 길을 다시 선택하실 건가요? 

 

A. 전 배를 만들어 해양 탐험가가 되고 싶었어요. 대학 4년 동안 요트를 제대로 배우고, 아마추어 요트 선수도 하면서 요트에 심취하게 되었습니다. 요트가 좋아서 해양 탐험가가 되고 싶었고, 돈이 없으니 자기 배는 자기가 만드는 게 최고라 생각해서 탐험을 위한 배도 직접 만들고자 했었죠. 이 꿈은 요트부 생활을 하면서 4학년 쯤 되었을 때 생겼어요. 4학년 여름 방학 때 남해안 일주를 하게 되었는데, 막상 반환점에 도착해 배를 상륙시키고 나니 갑자기 허무함이 생겼고, 너무 쉬운 일이라 생각이 들면서 차라리 대만까지 가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졸업하고 나면 더 넓은 대양으로 가야겠다고 다짐했죠. 그때의 남해안 일주 항해는 내 젊은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한 해였고, 그래서 아마 다시 돌아간다면 보트 빌더의 길은 선택하지 않고, 해양 탐험가라는 제 인생의 첫 꿈으로 살아볼 것 같군요. 

 

Q. 선생님의 일과 유사한 요트 제작 업계에 종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또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옛날에는 저처럼 보트 제작하는 사람들끼리 하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이왕 들어온 사람은 어쩔 수 없지만,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은 도시락 싸가면서 말리라고 (하하). 물론 이건 옛날 얘기이고 지금은 세상이 좀 바뀌었으니까. 지금은 오히려 인력이 귀하기 때문에 자기가 성실히 일하고, 이쪽에 꿈이 있다면 보트 제작 쪽에 자리가 잡힌 회사에서 안정적으로 자기 지위와 권한을 가지면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결국 그런 회사에 취업하더라도 자기가 이 분야에 애착이 있는 사람들이 회사 생활도 오래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막연한 꿈 만으로 자신만의 동기 없이 이쪽 분야에 들어오면 얼마 못 견디고 대부분 포기하는데, 자기가 생각했던 것들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겠죠. 

우든 보트가 대중화되면서 이 분야를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우리나라와 외국은 케이스가 달라서 그러한 생각은 착각이었죠. 따라서 자기 꿈을 갖고 있고, 해양이나 레저에 대해서 자기만의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분야에 들어오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하지만 대기업, 중견기업 그리고 공기업과 비교한다면 이 분야에 뛰어들 생각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

Q. 다른 요트 제작 공방들과 비교해서 해마보트웍스가 가진 장점은 무엇일까요?


A. 공법이나 소재들을 유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 저는 1990년부터 올해 2021년까지 보트 제작을 31년째 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겪을 모든 상황들은 다 겪어보고, 해볼 것도 다 해봤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크게 ‘이거 우짜꼬?’하는 생각은 잘 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공방에 와서 배우는 사람들이 ‘이 소재로 하다가 다른 소재로 바꾸면 어떻겠습니까?’라고 한다면 그런 점들은 나에게 큰 어려움이 아닙니다. 그 점이 어떻게 보면 다른 공방들과의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트 빌딩 과정은 절충의 과정입니다. 예를 들면, ‘이거는 비싸고, 오래 걸리니까 비용 면에서는 어떤 나무로 대체하고, 노동력 관점에서 즉, 작업이 좀 쉽게 되는 관점에서는 저 나무로 대체하자’ 등, 품질과 비용 그리고 노동 시간, 이 세 가지가 절충되어야 하는데, 오랜 경험을 통해 절충의 과정을 내가 남들보다 많이 해보았으니 보다 쉽게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선생님과 함께한 공구들>


Q. 공방에 주로 방문하는 고객은 어떤 분들인지, 방문 목적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고싶어요!

 

A. R&D를 시작하는 스타트업 등과 같은 회사가 정부의 지원금이나 예산을 확보한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공방과 같은 큰 장소를 마련하기 어렵고,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제품 개발을 위해 해마보트웍스의 공방과 연결하여 공간을 대여해 주거나 기술에 대한 도움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해양레저를 즐기거나 필요로 해서 만들고자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합판 카약이나 카누 등과 같은 레저 장비들을 기술 지도를 받으면서 공방에서 준비한 키트를 이용하여 완성해갈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일반 사람들은 이러한 것들을 제작하기 위해 공구 확보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되고, 기술적인 부분을 옆에서 코칭해 주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구애 받지 않고 보다 쉬운 제작 과정의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  

 

Q. 해마보트웍스의 장기 목표를 알고 싶어요 ! 보트와 카약 등 해양레저장비 생산 이외의 만들고 싶거나 계획하고 있는 미래가 궁금합니다. 

 

A. 우든보트의 제작방법이 궁금한 사람들이나 직접 만들어 항해의 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보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사람들을 만나서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또 장기적으로 해왔던 보트 제작교실을 통해 대중들에게 우든보트의 매력을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무로 만든 해양레저장비들에 대한 문화가 교육적 측면으로 녹아들어 미래에는 어린아이들부터 시작해 점점 확대시키고 싶은 바람입니다. 

 

Q. 우리나라에서 보트, 카약 등 레저스포츠 장비들이 대중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나 방안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에서 배를 만드는 방법과 해양레저 스포츠에 대한 정보는 동호회인들 사이에서 공유되어 보트나 카약, 카누 등을 대중들에게 알릴 수 있는 조건들은 점차 완성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완성된 배,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배들을 보관해 놓을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에 보유하고 있는 배들을 보관할 만한 작은 장소를 마련해야 하는데, 배를 보관할 곳이 없어 관리가 어렵고 이 문제를 기반으로 해양레저 산업의 대중화가 더뎌지며, 즐길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 해양 스포츠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작은 바람으로 정부나 지자체에서 관심을 기울여 보관할 만한 장소를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카누나 카약 같은 것들은 보관하기가 매우 쉽고 용이하기 때문에 수변이나 해변 등에 장소를 마련할 수 있다면 대중화가 되는 길의 지름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작중인 카약> ​

 

Q. 보트빌더가 되기 위한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카누와 같은 장비는 큰 공부가 필요하지 않지만, 해양레저의 분야는 전문용어가 아직 일반 사람들 뿐만이 아니라 조선공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용어에 대한 이질감이 없어야 합니다. 또 수산 해양에 관련된 용어, 세일링 용어 그리고 배의 구조 등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실제 대학 커리큘럼과 보트 빌딩 관련 지식은 많이 다르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배움으로 멈추지 않고 보트 빌딩 관련 분야를 파고들어야 합니다. 항해학과를 졸업한 저는 보트 빌더가 되기 위해 앞서 말한 현장에 뛰어들어 몸으로 배웠어요. 항상 작은 수첩을 바지 뒷주머니에 들고 다니며 몇 년간 경험을 쌓아온 선배님들을 쫓아다니면서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또 정보를 얻어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적었었습니다. 또 외국서적을 찾아보고 독학하는 등 노력을 많이 했어요. 한 가지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되기까지는 매우 어렵지만 하고자 하는 일에 열정만 갖는다면 베테랑이 될 수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한마디 있을까요?

 

A. 목조선을 제작하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기술과 외국의 최신 기술을 도입하여 결합된 하나의 문화로써 자리 잡은 우든보트! 대중들에게 이러한 문화들이 접목되어 목공과 조선 그리고 배를 타는 즐거움을 많이 알게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해양레저 스포츠가 하나의 문화생활로 성장해 나아갈 때까지 나의 공방, 해마보트웍스에서 문화 성장에 디딤돌이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 후기 

 




해양 분야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해양문화를 알리기 위해서 무엇을 해왔는가? 물어보면 답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해양공간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자는 생각한 김충곤 선생님이 하신 노력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현대 사람들이 어떤 점들이 해결되면 해양레저를 잘 즐길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고, 사람들의 ‘목선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기 위해 카페를 개설해서 정보를 제공한 것과 같은 작은 시작이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트 자가 제작을 체험 커리큘럼을 개설하시게 되었고 수많은 수강생들을 시작으로 사람들 인식에 큰 변화를 줬습니다. 이순신의 명량해전을 승리로 만들어준 거북선도 목선인데, 목선이라 하면 다들 왜 약하게만 생각할까요?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에게 작은 정보를 접하더라도 신기함을 느끼고 관심 가지기 충분합니다. 그 정도로 다양하고 새로운 것들이 계속해서 생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자전거를 타고 싶으면 휴대폰과 약간의 돈만 있으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또 개인 자전거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죠. 어디를 가더라도 자전거를 댈 수 있는 공간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해양 문화는 그럴 수 있다는 인식 개선도, 아직 그런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주말 취미로, 일과 후 취미로 즐기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번 경험해 본다면 누구라도 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생깁니다. 저도 선생님과 같은 노력, 해양업에 임할 사람으로서 제가 느낀 매력을 조금이라도 나누기 위해 작은 시도부터 해보려 합니다. ​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위치한 보트빌더 선생님이 계신 공방에 가본 경험은 저에게 특별했습니다. 지금까지 학교를 다니면서 배웠던 지식과 과정들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등에서 눈을 조금 돌려 조금은 생소한 나무로 만들어진 우든보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난생 처음 본 나무로 만든 보트들은 쉽게 볼 수 있는 FRP 보트와는 달리 전통적이고 견고해 보였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후 해양레저 산업이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있고, 또 나무로 만든 레저 장비들의 다양함이 대중화되지 않은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코로나19의 상황이 점점 길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지쳐가고 있습니다. 이제 전 세계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과 후로 나눠질 것이다”라는 말이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단체로 활동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개개인이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이 해양레저산업의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카누나 카약, 서핑보드는 바다에 나가 혼자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레저산업에 노출되어 있어 이질감이 없는 반면 우리나라는 해양레저 산업의 수준이 높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규모의 조선산업도 중요하지만 해양 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조선공학과의 학생들뿐만 아니라 유사 전공에 재학 중인 학생들부터 관심을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멀지 않아 해양레저산업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선생님께 요트 제작 기술자로서 공법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한 분야의 장인으로서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서점에 베스트셀러라고 올라와 있는 책들을 보면 항상 그 시대에서 각광 받는 분야, 떠오르는 분야에 관한 이야기들을 쓴 책들이 많습니다. 그런 현실을 보면, 저희는 주목받지 못하는 분야에서 길을 개척하고 계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접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사람들이 쉽게 발을 들이기 어려워하는 분야의 길을 개척하시고, 또 개척하고 계시는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기술적인 배움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한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요트와 같이 해양레저 분야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큰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저도 선생님을 뵙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카누는 수입한 것들이라 생각했을 정도로 무지했습니다. 또한, 근처에서 작업하시는 분 중 “문 보트”라는 것을 제작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이처럼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분야의 장인분들이 곳곳에 계셨습니다. 언제부터인진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우리나라에서도 카누나 다양한 요트를 경험할 수 있게 되었는데, 아마 선생님과 같이 한국의 해양 레저 산업을 위해 노력하시는 한 분, 한 분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희가 작성한 내용 외에도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기사에 다 담지 못한 점이 참 아쉽습니다. 해양레저산업이 대중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전공 지식에 관한 내용은 여러 나오지만, 보트 빌더로서의 경험에 관한 이야기를 쓴 책은 쉽게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보트 빌더로서의 길에 먼저 발을 들이신 선생님의 이야기는 더욱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소중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기사로 작성해 다른 학생들에게도 전달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