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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21
[학생기자단] ExxonMobil 류상수 팀장 인터뷰

(인터뷰 내용은 개인의 의견과 커리어 경험을 다루었으며, 회사의 비즈니스 방향과 정책과는 무관합니다.) 



<이 디자인은 미리캔버스에서 제작되었습니다.>

Part 1. ExxonMobil(엑슨모빌)과 류상수 기술개발 팀장님에 대하여 
 

Q. 먼저 엑슨모빌 회사와 류상수 기술개발 팀장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엑슨모빌은 석유 및 천연가스를 찾아 개발하고 보급하며, 다양한 종류의 에너지를 연구하고 개발하고, 환경문제를 고려한 글로벌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전세계적 저탄소 미래로 가기 위해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와 에저지 트랜지션(Energy Transition)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Petrochemical 분야는 Upstream, Downstream, Chemical 세 가지로 크게 분류됩니다. 조선해양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Upstream 쪽에 관련이 많이 됩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저희가 하는 비즈니스는 Refinery(정제)관련, Chemical도 포함하기 때문에 여러 분야를 포함하는 큰 사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Chemical(좌), Downstream(중앙), Upstream(우) ​- 
ExxonMobil 홈페이지-Business divisions)>

엑슨모빌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기 때문에 전력사업과 관련해서도 많은 비즈니스를 합니다. 천연가스 발전소를 만들어서 도시에 파워를 공급하기 때문에 한 국가의 전력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큰 그림으로 본다면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기 때문에 국가, 정치, 경제, 환경, 산업개발, 인프라 개발, 에너지 확보 및 환경보호, 커뮤니티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요소들을 고려하면서 거대한 캐피탈 프로젝트 관리와 리스크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에 대해 말씀드리면, 해군사관학교와 경남대학교에서 강의를 했던 교수였고, 엔지니어링 회사 FMC Technologies SOFEC에서 근무했으며, 2009년부터 현재까지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엑슨모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대학교, 엔지니어링 회사, 그리고 에너지 기업 경험, 이 세 분야가 제 커리어의 각각 3분의 1정도씩 차지합니다. Concept Selection부터 오프쇼어 설치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으며,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Construction 매니지먼트, 다양한 전문분야의 엔지니어링, 그리고 ISO (국제표준기구,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API (미국석유협회, American Petroleum Institute), OTC, DeepStar에서 회사대표 커미티 위원으로도 활동했습니다.

 

Q. 교수에 재직하실 때, 그리고 엔지니어링 회사에서는 어떤 업무를 하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A. 95년부터 98년도까지 해군사관학교 조선공학과 교무관 및 학과장으로서 해군 OCS 장교 근무를 하면서 사관생도들에게 조선공학과 기계공학을 가르쳤습니다. 커리큘럼 개발, 학과의 학사 및 행정업무를 하면서 대학교에 관련한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학과장으로 근무할 당시 “1997년도 대한조선학회 정기총회 및 학술대회”를 진해 해군사관학교에서 주최했는데, 참여한 많은 분들이 아름다운 해군사관학교 캠퍼스를 방문하셔서 좋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해군사관학교 이후에는 경남대학교 기계공학과에서 한 학기 동안 학부생들을 가르쳤고, 1999년부터 2004년까지 Texas A&M 대학교에서는 학부 및 대학원 학생들을 가르치는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근무했던 엔지니어링 회사는 FMC SOFEC으로 5년 이상을 Senior Research 엔지니어로 근무를 했습니다. FPSO와 CALM (Catenary Anchor Leg Mooring)이라는 marine terminal 설계, 수조실험, supplier 관리, 오프쇼어 현장에서 설치 관련 엔지니어링, 주니어 엔지니어 멘토링을 했습니다. 엔지니어링 회사였기 때문에, 고객사인 Total, Chevron, BP, BHP Billiton의 프로젝트 관리팀들에게 우리 회사의 설계 내용과 프로젝트의 경과를 보고하는 역할을 주로 하였습니다. 회사 내 업무 외에도 회사의 기술을 홍보하고 관련 단체의 협업을 위해 OTC, ISOPE, OMAE에서 세션 의장을 맡았습니다.

 

Q. 엑슨모빌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첫째로, 글로벌 기업에 입사해서 다양한 문화와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싶었는데 특히 아프리카에 가고 싶었습니다. 세 명의 자녀들에게 미국의 풍요로움에서 벗어나 어려운 나라가 어떻게 살아가는 지를 경험해볼 기회를 주고 싶었고 저 또한 아프리카의 환경 속에서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성장하고 싶었습니다. 엑슨모빌 같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이 아프리카 같은 곳에 프로젝트 기회가 더 많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때도 같은 내용을 면접관들에게 말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저보다 젊은 세대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려면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새로운 회사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되면 더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Q. 아프리카에 실제로 파견을 다녀오셨는지 궁금합니다.
 

A. 하하하. 지금 12년째 엑슨모빌에 근무하고 있고 줄곧 아프리카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이야기는 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 가서 근무하기를 원한다고 동료나 보스들에게 이야기하면 저보고 금방 가게 될 것이라고 이야기들은 합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실제로 아프리카 같은 해외 장기파견을 보낼 때는 많은 조건이 잘 맞아야 합니다. 개인의 관심, 비즈니스 필요성, 그리고 업무에 필요한 역량 등이 모두 잘 맞아야만 합니다. 결국, 아직까지 아프리카 파견근무는 하지 못했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나마 아프리카를 경험하기 위해 2019년에 휴가를 내서 모잠비크라는 나라에 다녀왔습니다. 다녀온 곳이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환경과 생소한 환경은 저에게 많은 기대감을 주었습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모잠비크 현지 친구가 일일이 저를 데리고 다니며 설명해 주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주모잠비크 한국대사관에도 들렸고, 중국건설기업 장기파견자도 만나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모잠비크는 많은 기회와 협력할 것이 무궁무진한 나라라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제 커리어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어떤 업무를 맡게 될 지는 모르지만 제 커리어 목표와 관심에 아프리카는 늘 있을 것입니다. 

 

Q. 회사에 입사하여 맡았던 일 중 기억에 남거나 소개해 주시고 싶은 일이 있습니까?
 

A. 저는 네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아까 말씀드렸던 API나 ISO, DeepStar 라는 국제협회 위원으로서의 경험입니다. 엑슨모빌 대표이자 위원으로 활동하며 배우고 회사를 위해 일한다는 것이 의미가 컸습니다. 

다음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Floating Structure인 Coral South FLNG 프로젝트 팀으로 참여한 것입니다. 엑슨모빌에서 파견되어 2017~2020까지 3년 동안 훌륭한 6개 국제 파트너 회사와 함께 프로젝트 팀으로 참여했던 일입니다. 또한 한국인으로서 세계적으로 자랑스러운 삼성중공업 임직원분들, 현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분들,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 (이탈리아, 중국, 포르투갈, 이집트, 파키스탄, 미국, 모잠비크, 터키, 나이지리아)의 전문인들과 한 팀으로 일했던 경험은 더없이 보람 있고 가슴 벅찬 일이었습니다. 특히 조선해양 전공자로서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Floating Structure 프로젝트에 기여했다는 점이 저에게는 더더욱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엑슨모빌에서 저를 고용한 이유 중 하나는 제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다양성(Diversity)이 경쟁력의 근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는 엑슨모빌에서 Mentor Award를 수상한 일입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지금까지 커리어 라이프를 통해 학부, 대학원, 해군사관학교, Texas A&M 대학, 그리고 두 기업체를 통해 훌륭한 많은 멘토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의 도움과 가르침은 너무 많아서 책으로 써야 할 정도입니다. 제 멘토분들은 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늘 옆에서 도움을 주셨고 저 역시 곁에 있는 젊은 엔지니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그들이 계속해서 잘 성장해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에 많은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엑슨모빌 Mentor Award는 회사가 멘토링에 큰 중요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면서, 제가 실제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멘티들을 잘 도와주었다는 것을 회사에서 인정해줬다는 큰 의미가 있는 상이었습니다. 제가 배우고 경험한 것을 젊은 동료나 팀원들과 공유하고 그들이 발전하는 것을 지켜보고 돕는 일은 제가 기쁨으로 가득 차서 행복하게 일하게 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는 현재 하고 있는 기술개발 프로젝트입니다. 제 팀에는 다양한 국적과 다양한 전문분야 백그라운드를 가진 멤버들이 있는데, 모든 팀 멤버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각자의 커리어를 개발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한 팀으로서 서로 의견을 나누며 서로 mutual mentoring을 하면서 회사의 중요한 프로젝트들을 성공으로 이끌어 나가는데 제가 팀장으로서 기여하는 것이 굉장한 보람입니다. 

 

Q. 소개하고 싶은 경험으로 API, ISO, DeepStar 등의 협회에 대해 말씀을 하셨는데, 위원으로서 어떤 일을 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A. 세 개다 공통점이 있다면 에너지 기업, 엔지니어링 회사, CLASS (ABS, DNV, BV, LR, KR), 기자재 회사, 그리고 Regulatory Body(한국을 예로 든다면 해양경찰 같은 단체)들이 함께 참석하여 자신이 대표하는 회사의 의견들을 제시하며 토론하는 것입니다. 같은 인더스트리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로 기여하는 여러 기업이나 단체들이 모여서 자신이 속한 기업이나 단체의 의견을 제시하고 조율해서 규정을 만들거나 새로 업데이트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국제기관에 회사를 대표해서 참석해 회사의 입장과 의견을 전달하는 일을 했습니다. 

  

Q. 멘토링을 하시게 된 계기는 다른 젊은 엔지니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된 것입니까?

A. 제가 회사를 다니는 가장 큰 이유는 저와 함께 근무하는 다른 누군가를 개발시키고 돕기 위함입니다. 제가 회사에 매일 나가고 싶고 심장이 뛰도록 가슴 벅찬 기쁨은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경험할 때입니다. 멘토링을 하는 것이 제가 남보다 무언가를 더 잘 알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제 삶의 목적, 커리어의 목적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기쁨이기 때문입니다. 저에게 이런 소중한 멘토/멘티의 긍정적인 경험을 먼저 주신 존경하는 저의 멘토분들의 뒤를 따라서 저 역시 제가 가진 경험들을 나누고 도와줄 수 있다면 그것만큼 저에게 의미 있는 일은 없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제 멘티들을 통해 저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상호 멘토링(mutual mentoring)이 제가 멘토링을 하는 이유입니다.

 

Q. 한국 기업과 미국 기업의 기업 내 분위기가 많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장단점을 얘기해 주실 수 있습니까?
 

A. 한국기업에 대한 장단점은 많은 분들에게 전해 듣고 개인적으로 경험한 것도 있지만, 제가 많은 시간을 보낸 두 미국 기업의 분위기에만 관련하여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미국기업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한 제 경험을 기준으로 세 가지 장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세 가지 모두 기업 문화와 관련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번째 장점은 토론 문화입니다. 직급체계가 단순한 수평적 구조, 각자의 전문성과 의견을 존중하는 토론 문화입니다. 신입 직원도 회의에 들어가면 자신의 의견이나 질문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것을 존중해서 답변해 줍니다. 회사의 리더들은 부하직원의 평가에 의해 다음 번 진급이 결정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회의 시 의견들을 격려하지 않거나 남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 회사에서 리더가 되기 힘든 회사 구조입니다. 어떤 위치에 있던 모든 회의 참석자들의 의견을 격려하고 존중하도록 교육도 많이 받고 실제로 그런 리더들이 승진을 많이 합니다. 
 

두번째는 D&I를 강조하는 문화라는 것입니다. D&I란 Diversity (다양성) and Inclusion (포용)을 뜻합니다. “다양한 배경”의 사람과 “다양한 의견”이 결국 회사의 경쟁력과 창조적 답을 찾아내는 잠재력이며 시작입니다. 다양한 의견이나 경험을 “포용”하게 된다면 훌륭한 답이 나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D&I 문화! 이것이 한국인으로 성장한 저의 경험으로 볼 때 제가 근무한 미국기업이 가지고 있는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의에서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견이 귀중하게 받아들여진다고 느낀다면 흥분되지 않겠습니까? 자신의 의견이 옳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D&I 문화에서는 그 의견을 낸 사람이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게 되고, 회사도 더욱 잘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멘토링 문화입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멘티들도 많지만, 멘토들도 많습니다. 일이 겹치지 않아서 잘 알지 못하는 사이라 하더라도 물어볼 것이 있고 배울 것이 있어서 멘토링을 부탁하게 되면 서슴지 않고 시간을 내어 멘토가 되어줍니다. 공식적인 멘토도 회사에서 만들어 주고, 회사와 클럽 내에서도 많은 자원봉사 멘토들이 있으며, 또한 자신이 적극적이기만 하다면 많은 멘토를 만날 수 있도록 회사에서 장려하고 있습니다. 상당히 광범위한 업무나 프로젝트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폭넓은 멘토/멘티 관계는 회사와 개인의 발전을 긍정적인 선순환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미국기업에서 일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정말 재밌고 늘 exciting한 것이라 단점을 별로 경험하지 못했지만 한 가지 개선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agility (민첩성, 기민성)입니다. 토론을 통한 의사결정이 중요하게 여겨 지기 때문에 때로는 필요 이상으로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토론문화가 장점이지만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 토론과 신속한 결정이 균형을 이룰 때 더욱 좋은 기회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Q. 미국에서 타지생활을 시작하면서 고충이 있었을텐데 잘 맞으셨는지, 적응 과정에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해외생활을 경험하신 많은 분들이 느끼시는 것처럼 저 역시 당연히 미국에서의 첫 타지생활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98년 12월 미국에 도착해서 지금까지 생활을 돌아보면 이 타지생활에서의 어려운 적응과정이 제 자신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에 밑거름이 되었기에 좋은 선택이었다고 믿습니다. 


오마에 겐이치라는 분을 아십니까? 인간을 바꾸는 세 가지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세 가지뿐이다. 시간을 달리 쓰는 것, 사는 곳을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사귀는 것. 이렇게 세 가지 방법이 아니면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 새로운 결심을 하는 건 가장 무의미한 행위다.” 


세 가지를 키워드로 이야기하자면 Time (시간), Location (사는 곳), People (사람)입니다.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장소(location)에서 살아간다는 것. 즉 타지생활은 반드시 삶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고, 타지이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들(people)을 만날 수밖에 없게 되어 삶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자신의 시간(time)을 달리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삶에 더더욱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낚시를 좋아하는 친구를 사귀어서 자신도 낚시를 경험하게 된 것, 지역을 옮겨 이사해서 생긴 삶의 변화, 매일 1시간씩 운동을 하며 시간을 달리 썼을 때 자신의 신체에 생긴 변화 등 많은 예들이 있습니다. 

 

PART 2. 엑슨모빌 기술개발팀의 프로젝트
 

Q. 현재 기술개발팀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맡고 계시는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해저면에 드릴센터라고 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유전을 개발하기 위한 드릴링이 이루어지는 센터에서 시작해서 subsea, flow assurance, 해저파이프라인, riser, umbilical, FPSO, 오프로딩 등 다양한 전문분야들이 있습니다. 석유나 가스를 유전으로부터 transfer를 해야 하고 결국 FPSO나 FLNG가 석유, 가스를 저장해야 합니다. 그런 후에 탱커에 오프로딩하는 것까지 모든 내용들을 함께 연결하여 해답을 찾아야 경제성을 최대화할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드릴센터부터 오프로딩까지 오프쇼어 전체필드 개발 인프라를 최적화하는 것이 제 팀의 프로젝트 최종 목표입니다. 
 

유전이나 천연가스 필드를 개발할 때 업무 내용을 물리적인 경계를 가지고 두 가지로 크게 분류해 본다면, subsurface와 surface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조선해양공학전공 학생분들 이기때문에 surface라는 용어를 듣게 되면 머리 속에 “바다의 수면”이 먼저 떠오를 텐데, 석유나 천연가스를 개발하는 관점에서 보면 surface는 해저면(seabed), 즉 바다 밑의 땅과 그 위에 있는 바다를 함께 의미합니다. 맡고 있는 프로젝트는 해저면 아래 (subsurface)를 담당하는 부서로부터 정보를 받아 주로 해저면부터 그 윗 부분(surface)에 있는 인프라 전체를 환경문제도 고려하면서 머신러닝 같은 기술을 사용하여 최적화하는 것입니다.


<Drilling & Production (출처: ExxonMobil 홈페이지-Energy Technologies)>


PART 3. 조선해양공학 학생들에게 
 

Q. 엑슨모빌 기술개발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입니까? 학교 재학 중 역량개발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A. 가장 중요한 역량은 “TEL” (Teamwork, Experience, Leadership)입니다. Telephone의 약어로 모두가 쉽게 기억하실 수 있을 실 것입니다. Teamwork는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일하기 때문에 최고의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팀워크가 중요합니다. 또한 Experience(경험)는 바른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고, Leadership은 팀원과 함께 같이 나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역량입니다. 학교 재학 중 이러한 역량개발을 위해 두 가지 경험을 추천합니다. 첫째는 동아리 활동입니다. 특히, 일반 멤버로서가 아니라 임원(주장, 총무 등)을 맡아서 책임을 갖고 동아리 활동을 해보라는 것입니다. 동아리 멤버로 활동했을 때보다는 teamwork과 leadership이 더욱더 성장하게 되고 ownership도 배우게 됩니다. 

둘째로, 어떤 일이든지 맡아서 일을 통해 경험해 보았으면 합니다. 세상에 하찮은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하게 되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특히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이라면 더더욱 큰 교훈을 쌓을 수 있습니다. 서비스 정신과 태도가 한 예입니다. 일하면서 service sprit을 경험한다면 훗날 내부 클라이언트건 외부 클라이언트건 대할 때 많은 도움이 되고 회사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길러지리라 생각합니다.

 

Q. 팀장님께서 학교에 재학 중이실 때 배우신 과목 중 실무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느끼는 과목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어떤 한 과목을 뽑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대학교나 대학원에서 배운 모든 것은 커리어를 개발시켜 나가는 동안 천천히 연결되기 시작했고 모든 과목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치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연설 때 말한 것처럼, 저도 뒤를 돌아다보니 모든 여러 점들이 하나씩 연결되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대학교 학업은, 학생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배우며 해결하는 자세를 갖도록 하기 위한 교수님들의 아름다운 정성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를 가르쳐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Q. 엑슨모빌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입사요건에 학점의 비중은 얼마나 차지합니까?
 

A. 글로벌 기업이라고 높은 점수의 학점이 필수조건이 아닙니다. 하지만 학생의 기본적인 역할이 공부라는 점으로 볼 때, 평균 이상의 학점을 받아야 서류전형에서 통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생이 얼마나 성실한 사람인가를 파악하는 척도로 학점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학점이 어느 정도 된다면, 학점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턴십, 실무경험, 봉사활동, 그리고 리더십 같은 경험(experience)을 상당히 중요시합니다. 이는 사회인으로서 그리고 회사 내 팀원으로서 얼마나 팀원을 도우며 좋은 리더십을 가진 팀원이 될 수 있는 지를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경력직으로 입사지원 한다면 학점은 더욱 의미가 없게 되고 앞서 말씀드린 TEL(Teamwork, Experience, Leadership)이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Q. 전반적으로 학사 출신인 사람의 비중이 얼마나 되며, 학사 졸업으로 입사가 가능합니까?


A. 가능할 뿐만이 아니라 직원 중 학사 출신이 가장 많습니다. 직원 비율은 학사-석사-박사 순서입니다. 석박사의 경우 지원자의 세부전공이 요구되는 포지션에 맞는 지가 점점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에 학사에 비해 뽑는 비율이 적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신분으로서 지원할 경우 미국기업에서는 인턴 경험이 제일 중요한데, 그 이유는 인턴십때 상당히 치밀하게 계획된 업무가 주어지고, 약 3개월 후 앞서 말씀 드린 역량을 여러 명의 직원들이 평가한 후 직원 채용 여부를 인턴십이 끝난 후 통보해 줍니다. 미국의 기업은 실제 경험(experience)을 가장 우선시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Q. 조선공학 전공자가 입사하게 된다면 어떤 업무를 맡을 수 있습니까?


A. 업무의 종류에 따로 경계가 없습니다.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했다고 해서 조선해양공학에 관련된 업무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관심도에 따라 건설, 환경, 비즈니스 전략,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프로젝트 매니저, 안전, 매니지먼트, 커머셜 매니저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는 동료들을 보았습니다. 전공에 국한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실력(skillset)을 쌓고, 열정을 갖고 좋아하는 일을 보스와 적극적으로 상의하며, 적합한 비즈니스 계획이 사내에 생기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업무를 수행할 기회가 생기게 됩니다. 

 

<자신의 커리어를 평가해 보는 법 (출처: https://ux.shopify.com/ 홈페이지)>

저는 Naval Architect를 “조선공학자”라는 말도 번역한 것도 좋지만 Naval Architect라는 원래 의미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Naval Engineer가 아니라 Naval Architect라고 특별히 불리게 된 것은 “배 혹은 바다에 떠있는 물체를 설계하고, 만들고 또 설치하는 모든 활동들에 관련되면서 관리하는 사람”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Naval Architect는 설계기술 뿐만이 아니라 경제성, 스케줄, 프로젝트 관리 등 프로젝트 전체의 큰 그림을 그리고 전체 시스템을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 전문인이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정의로 볼 때, 질문하신 내용으로 돌아가 제 답변은 단순합니다. 다양한 업무를 맡게 되더라도 전체 시스템을 보며 관리하는 능력이 있기에 조선해양전공자들의 업무의 종류에는 경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 주변에서 이러한 분들을 많이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Q. 엑슨모빌에 입사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해 주실 말씀이 있습니까?


A. 제가 드리고 싶은 키워드는 PM CAT입니다. “오후의 고양이”를 매일 키워라! 오후의 고양이는 Perseverance, Mobility, Confidence, Analytical Skill, Teamwork의 앞 글자를 딴 것입니다.
 

Perseverance: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점점 더 인내력과 끈기가 부족해지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는 끈기와 열정 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쉬운 일은 없기 때문이죠. 끝까지 해내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Mobility: 여러분들은 회사에서 '오지로 가라'는 발령을 받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새로운 장소에 두려움이 없는 사람, 늘 available한 사람을 선호합니다. 글로벌 회사에 근무하길 원한다면 mobility가 넘치는 자세와 생각을 가져야만 합니다. 

Confidence: 자신감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글로벌 기업의 일원으로서 자신 있게 일하고 표현하는 능력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Analytical Skill: 처음 본 일, 자신의 분야가 아니더라도 주어진 상황과 정보를 가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내서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분석능력도 중요합니다. 

Teamwork: 업무가 복잡해지고 한 가지 전문적 지식과 경험으로만 해결될 수 없는 업무가 많아지는 이 시대에 더욱더 중요한 덕목입니다. 

 

Q. 팀장님께서 실패를 했을 때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습니까?
 

A.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이라는 성경 말씀을 의지합니다. 내가 약할 때가 오히려 내가 강할 때라는 말씀입니다. 많은 두려움들이 있고, 두려움은 살아가면서 평생 느낍니다.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패로 인해 약해졌을 때 오히려 낮아지게 되고 겸손하게 되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넘어지지 않고는 자전거 타는 것을 배울 수 없듯이 실패를 통해 우리는 배우고 성장하게 된다고 믿습니다. 실패하여 약해졌을 그 때가 오히려 약한 자신을 인정하게 되는 진정한 강함의 때라는 성경말씀이 제가 두려움을 극복하는 열쇠입니다.

새뮤엘 베케트의 말이 떠오릅니다. 

“Fail, fail again, fail better!” “실패하라. 또 실패하라. 그리고 이번엔 더 잘 실패하라!”

 

인터뷰 후기 
 

가장 먼저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류상수 기술개발 팀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팀장님의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회사에 취업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목표를 재설정하고 자기 계발하시는 팀장님의 도전정신에 마음가짐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중에 팀장님께서 저희에게 지속적으로 질문하셨는데, 준비되지 못해 깜짝 놀랐지만 앞으로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한다면 이러한 갑작스러운 질문에 대비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넘어져도 일어서서 뛰어가겠다는 신념으로 팀장님과 같은 누군가의 멘토, 동료, 친구, 엔지니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엑슨모빌 류상수 기술개발 팀장님과의 인연은 인하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동문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신입생으로 입학한 해에 마침 3년 간 한국 파견을 나오셔서 직접 만나뵙고 인연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대한조선학회 기자단 인터뷰를 제안 드리기 위해 오랜만에 연락을 드렸음에도 후배들을 위해 흔쾌히 응해주신 류상수 선배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인터뷰 일정을 잡는 것부터 질문들을 조율하고 정성껏 답변을 준비해주신 모습들을 보며 선배님의 열정에 다시금 감동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주신 PM CAT 이야기를 듣고 제가 어떤 부분이 아직 부족한지를 깨달았습니다. 삶을 대하는 태도를 되돌아보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섭외한 인터뷰이기도하고, 배우고 느낀 점이 정말 많은 인터뷰였기에 기자단 활동을 하며 진행한 취재 중 가장 뜻깊은 인터뷰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바쁜 와중 주말 아침에 시간을 내주신 엑슨모빌 류상수 기술개발 팀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질문 하나하나에 진솔하게 답변해주시는 모습에서 인터뷰를 떠나 후배들을 위한 멘토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류상수 기술개발 팀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안주하지 않고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에게 한계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부족한 부분은 팀원들에게 배우고 따로 공부하신다는 말씀에서 저도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류상수 기술개발 팀장님처럼 끊임없이 도전하고 타인을 도울 수 있는 조선해양공학도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