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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2019
[투자자가 바라보는 조선산업] 세계 신조선 투자 동향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선임연구원
jongseo.yang@gmail.com
  




2018
년 한국 조선업계는 전년도에 비해 급격히 늘어난 수주실적으로 고무된 분위기였다. 그러나 세계 선주들의 선박투자 즉, 발주 상황을 살펴보면 그다지 활발한 수준은 아니었다. Clarkson 통계에 의하면 2018CGT 기준 발주량은 총 2,860CGT로 전년대비 겨우 1.7% 증가하는데 그쳤고 발주액 기준으로는 오히려 6.6% 감소한 647억 달러였다. 반면, 한국 조선업 수주량은 67% 증가한 1,263CGT였고 수주액은 48% 증가한 259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한국 조선업계의 분위기와는 달리 세계 선주들의 선박투자는 아직까지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SOx 규제 영향이 가시화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이고 IMO와 유럽 등 각국 정부의 선박에 대한 해상환경규제는 시간이 갈수록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어느 시점에서 어떤 연료를 사용하는 어느 수준의 기술이 적용된 선박에 투자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선주들로서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되고 있다.


 

   

 
<선종별 신조선 발주액 추이(출처 : Clarkson>

 


                      

선종별로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실적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LNG선에 대한 신규 투자가 급증하였기 때문이다. 2018LNG선 신규 발주액은 120.7억 달러로 전년대비 무려 293% 증가하였다. 호주와 미국이 증산한 LNG 물량을 2017년부터 중국이 소비를 크게 늘리며 수입하게 된 것을 계기로 LNG운송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018LNG선 발주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과열에 대한 우려마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2018
년 투자가 비교적 활발했던 또 하나의 선종은 컨테이너선이다. 국내적으로 현대상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초대형선 발주가 있었고, 세계적으로는 11,000TEU 내외의 대형선과 Feeder선의 투자증가가 있었다. 컨테이너선의 2018년 신규 발주액은 106.4억 달러로 전년대비 63% 증가하였다.

그 외 선종에 대한 신규투자는 부진하였다. 탱커는 유가가 강세를 보이며 석유 수요 둔화가 나타났고 저유가시기였던 2015년 대량 발주된 물량 중 일부가 집중 인도되어 해운시황이 3분기까지 하락하는 장세가 나타났다. 탱커의 2018년 신규 발주액은 96.4억 달러로 34% 감소하였다.

벌크선은 중국의 철강산업 재편으로 중국 철광석 수입량이 감소하면서 해운시장이 다소 고전하였다. 벌크선의 신규 발주액은 91억 달러로 21% 감소한 수준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한국 조선업계와는 큰 관련이 없는 선종이나 수년째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크루즈선의 경우 117.5억 달러로 신규투자가 40% 감소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년수준보다는 많은 물량이다. 크루즈선 신규투자는 2000년대 호황기에도 80억 달러를 넘기 쉽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주요 선종들의 신규 수요가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선복량 기준 탱커의 8%에 불과한 LNG선이 시황을 주도하며 한국 조선업계로서는 다행이라 할 수 있는 한해였다.   


  유럽 지역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별 신조액 발주액 추이 (Clarkson, World Shipyard Monitor 2019. 1월호)>

 

   

 
국가별로는 해운왕국 그리스의 선박투자 규모가 가장 컸다. 2018년 그리스는 95억 달러의 선박 신규투자를 기록하여 세계에서 가장 높은 투자액을 나타냈고 전년보다 76% 증가한 액수를 기록하였다
 
다음으로는
74억 달러의 미국과 73억 달러를 기록한 일본이었다. 미국은 원양해운 시장에서 주요 국가는 아니지만 큰 연안해운 시장을 보유하고 있어 여전히 선박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2위의 해운국가로 최근 지속적으로 신규 투자를 늘리고 있다. 2018년 신규 투자액은 전년대비 29% 증가한 수준이다
 
유럽지역에서는
201843억 달러를 신규 발주한 해운강국 노르웨이와 39억 달러를 발주한 독일의 움직임이 눈에 띤다. 특히 독일은 2016~2017년 별다른 투자실적이 없었으나 갑자기 2018년에 선박발주를 크게 증가시켰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54억 달러, 한국이 48억 달러로 전년대비 중국은 29% 감소한 반면, 한국은 47% 증가하였다. 특히,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큰 부분을 차지하였다. 그 외에 아시아에서는 싱가폴 30억 달러, 타이완이 23억 달러를 투자하여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해양금융 신디케이트론 공여액 추이 (출처: Marinemoney)> 



 

 
최근 신조선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선박금융 시장의 움직임을 꼽을 수 있다. 선주사들이 저조한 해운시황의 지속으로 선박투자 여력이 낮은 가운데 해상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수요가 일어나고 있어 어느 때보다 금융의 역할은 중요하다.  

 


2017년 유럽계 금융기관들이 선박에 매우 냉정한 태도를 보였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선박금융 은행들의 신디케이트론 규모가 감소하였다. 신조선 발주액이 크게 증가하였음에도 선박금융 자금제공이 감소한 것은 좋지 못한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2017년 세계 선박금융 신디케이트론 규모는 459억달러로 전년대비 약 9% 감소하였는데 신조선 발주액이 89% 증가하였음에도 은행 대출이 감소한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었다. 세계 신조선 발주액과 중고선 거래액을 합한 금액대비 비율1)도 2016년 105%에서 2017년 59%로 저하되었다. 

 

2018년에도 이러한 금융제공액 감소와 거래액대비 비율 저하가 3분기까지 지속되었다. 그러나 4분기 중 양호한 실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세계 해양금융 신디케이트론의 공여액은 591억달러로 전년대비 약 29% 증가하였고 거래액 대비 비율도 72%로 재상승하였다. 여전히 금리인상의 위험성이 남아있고 세계 경제도 불안한 상황이어서 금융시장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그러나 2018년의 실적 상승이 좋은 흐름의 신호이기를 바라며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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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디케이트론의 목적은 신조선 투자 외에도 중고선 구입, 용선거래 등 다양한 해운 및 해양금융 지원액이 포함되므로 동 비율이 100%라 하여 모든 신조선과 중고선 거래가 금융을 조달하였다는 의미는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