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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19
[투자자가 바라보는 조선산업]


조선산업은 싸이클이 분명한 경기민감산업이다. [그림1]은 1996년 이후 상선부문의 수주잔고와 수주잔고의 전년동기대비 증감율을 나타낸 그림이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수주잔고의 전년比로 보면 조선업은 3년을 주기로 Up-down이 반복되어 온 것을 알 수 있다. 클락슨에서 제공하는 월별 수주잔고 자료가 1996년부터 있어 그 이전의 그림을 그리기는 쉽지 않지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의 조선자료집에 나온 1969년부터의 연도별 전세계 수주잔고 자료를 보더라도 3년을 주기로 Up-down이 반복되어 나타난다. 이는 선박의 수주에서 인도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과 대체로 일치한다. 즉 국내 건설 분양시장에서 흔히 이야기되는 바와 같이 일종의 양떼효과가 조선업에도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림 1 글로벌 선박 수주잔고 및 전년비>


그러면 최근의 조선업은 싸이클 상 어느 국면에 해당할까? [그림1]로 돌아가서 보면 최근의 조선업은 2017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상승국면을 마무리하고 둔화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처럼 보인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둔화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올해 상반기 조선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몇 가지 이벤트가 있었는데, 그 영향으로 발주가 관망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고, 또 다른 하나는 브라질의 발레 댐 붕괴 사고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4월까지 관심도가 약해지며, 피로감이 쌓여가고 있었다. 그러나 5월 초 돌연 중국이 미국과의 합의서에 서명을 거부하면서 다시 갈등이 고조되었으며, 이전까지는 미중 무역분쟁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였으나, 이를 계기로 미중 무역분쟁은 장기화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 의견이 되었다. 클락슨은 올해 초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을 3.9%로 전망했으나, 5월 3.3%로 하향조정한 데 이어 최근 3.2%까지 낮췄다.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이 낮아진다는 데 선뜻 발주에 나설 해운사는 없을 것이다.
 


<그림 2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관심도(’19.4월 조사)>  


<그림 3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관심도(’19.5월 조사)>

                                               
또 다른 이벤트는 발레댐 붕괴사고다. 올해 1월 25일 브라질 광산업체 발레(Vale)가 소유한 페이자오 광산의 광미댐(Tailing dam)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브라질 정부는 가동중지 명령을 내렸고, 발레도 보유중인 10개의 댐을 모두 해체한다고 발표했다. 댐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약 4천만톤의 철광석 생산이 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벌커 운임은 급락하고, 철광석 가격은 급등했다. 벌커는 지난 3~4년간 발주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쯤 발주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운임이 하락하자 선사 입장에서는발주에 나서기 쉽지 않아졌다. 벌커 발주 회복이 한국 조선업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볼 수 있겠으나,  중국의 도크가 차게되면 한국 조선소는 선가를 올려 받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나쁠 것은 없다.
 


<그림 4 Capesize Bulker 운임 추이>

   

         
<그림 5 철광석 가격 추이>

 

결국 이런 두 가지 이벤트로 인해 선사들이 필요한 선박의 발주를 미루는 상황이 나타나게 됐다. 하지만 이러한 관망세가 오래 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현재와 같은 관망세가 지속된다면 2021년 이후 선박공급 대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림6]~[그림9]는 주요 선종의 향후 선복량이 얼마나 늘어나게 될지를 추정해본 그림이다. 클락슨의 수주잔고 데이터를 기준으로 향후 인도량에서 예상 해체량을 차감해 선박의 공급이 얼마나 늘어나게 될지를 추정했다. 결론적으로 대부분의 선종에서 2021년 이후의 공급증가율은 2%에 못미친다. 지난 10년간 탱커의 물동량은 연평균 2.5%, 벌커와 컨테이너는 연평균 4% 정도 증가했는데, 선박의 공급도 이와 비슷하게 증가해야만한다. 물론 세계경기가 둔화된다면, 물동량 증가율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금융위기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3% 전후, 선박의 수요인 물동량 증가율도 이와 유사한 3% 내외 수준을 보일 것이다. 따라서 2021년 이후 선박 공급이 부족하게되면 먼저 발주에 나설수록 수혜를 보기 쉽다. 결국 하반기로 갈수록 먼저 발주에 나서는 선사가 나타날 것으로, 이를 따라 다시한번 양떼효과가 나타나며 발주가 본격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림6 탱커의 선복량 증가율>
 


<그림 7 벌커의 선복량 증가율, 주: 해체량은 ‘96~’18 평균값 적용, 자료: Clarkson,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그림 8 컨테이너선의 선복량 증가율, 주: 해체량은 ‘09~’18 평균값 적용/자료: Clarkson,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그림 9 LNG선의 선복량 증가율,  주: 해체량은 ‘09~’18 평균값 적용/자료: Clarkson,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여기에 전세계 LNG 시장도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LNG선 Spot 운임은 지난해 보다는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는 중국의 LNG 수입량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IEA 등이 발표한 전세계 LNG 수요 증가율도 2024년까지 4%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과거 2% 대 성장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데다, LNG선의 정기용선료도 지난해 수준을 웃돌고 있고, 카타르 등의 대규모 액화설비 증설도 진행 중에 있는 만큼 LNG선은 앞으로도 매년 50척 가량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0 LNG선 Spot 운임 추이(월별), 자료: Clarkson,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그림 11 중국의 LNG 수입 추이, 자료: Clarkson,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그림 12 LNG선 1년 정기용선료 분기별 추이, 주: 160k cbm 기준, 자료: Clarkson,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그림 13 한국의 LNG선박 인도기준 점유율 추이, 주: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합산 기준, 자료: Clarkson,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그림 14 2019년/2020년 선박발주량 전망,  자료: Clarkson,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추정>

 
결론적으로 2019년의 선박발주는 몇 가지 이벤트로 인해 지난 해보다 줄어들게 되겠지만 연말로 갈수록발주는 증가할 전망이다. 다시 [그림1]로 돌아가보면 현재 나타나고 있는 우하향 기조는 일시적이며, 재차 반등에 성공해 우상향하는 사이클을 만들게 될 것이다. 현재의 선박 발주 둔화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글 :  한화투자증권 이봉진 연구위원 bongjinlee@hanwh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