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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19
[학생기자단] 해양공학수조 탐방기

<글 : 부경대학교 엄선준 ckuo4534@naver.com / 부산대학교 이재환 brandnew3867@gmail.com>


한국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이하 KRISO)에서 2015년부터 건설한 부산 심해공학연구센터의 공정이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심해공학수조는 심해복합 해양환경(수심, 조류, 파랑, 해상풍)의 재현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심해해양공학수조의 제원이 길이 100m, 너비 50m, 깊이 15m로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기존의 시설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해양 분야의 산업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미 국내외 연구기관과 업체들이 예약을 서둘러 수조 운영 계획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업계에서도 거는 기대감이 큽니다. 심해공학연구센터의 완공을 앞두고 심해 수조의 근간이 되는 대전의 해양공학수조에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Q. 안녕하세요? 저희는 대한조선학회 학생기자단 1기로 활동하고 있는 이재환, 엄선준 기자입니다. 인터뷰 요청에 응답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본인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조석규 책임연구원입니다. 2002년부터 17년 동안 KRISO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기계공학과에서 CFD(Computational Fluid Dynamics, 전산유체역학)를 전공하여 석사과정을 마쳤고 이후에 박사과정으로 조선·해양공학과에서 Floating body dynamics, 계류 해석을 전공하였습니다.

Q. 한국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학생들에게 KRISO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곳인데요. 혹시 KRISO가 어떤 곳이고 어떤 분야를 다루는지에 대해서 알려주실 수 있나요?
A. KRISO에서 다루는 분야는 선박, 해양플랜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해양시스템, ROV, 해양 환경, 해양 안전 등의 연구를 하는 해양수산부 산하의 국책연구소입니다. 1970년대에 국내 조선소의 등장으로 장 수조(선형 시험수조)가 필요했고 이에 KRISO의 전신인 선박연구소가 설립되었습니다. KRISO는 이 수조를 바탕으로 조선·해양 분야로 연구 범위를 확장한 연구소입니다. 장 수조 외에도 선형 시험수조, 대형·중형·고속 캐비테이션 터널, 빙해 수조, 해양공학수조, 선박 운항 시뮬레이터, 고압 챔버 등의 연구시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Q. KRISO 홈페이지를 통해서 보유 중인 기술과 지식재산권의 목록을 봤는데 이는 어떻게 활용되는 것인가요?
A. 연구소에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주로 산업통상자원부나 해양수산부에서 많은 의뢰를 받고 있습니다. 연구를 통해서 얻은 특허나 논문은 가지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을 합니다. 특허는 필요한 영역에 사용이 되며 기술 같은 경우는 필요한 기업이 있으면 기술 이전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추가로, 소프트웨어를 일정한 금액을 받고 조선사에 판매하기도 합니다.

Q. 이런 기술과 지식재산권들은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서 쌓아온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해양공학수조도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해양공학수조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해양공학수조는 1998년에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서 건립되었으며, 주로 선박과 해양구조물의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파도와 조류를 일으켜 해상 환경의 재현이 가능하며 선박 및 해양구조물의 내항/조종 성능 평가 및 설계와 해양 환경, 연안 및 해양구조물의 상호작용 해석, 그리고 해양 장비 및 에너지 이용 기술 성능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1998년부터 300회 이상의 실험을 진행하였고 사각형 모형에 길이 56m, 너비 30m, 깊이 4.5m의 제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해양공학수조 (출처:KRISO 홈페이지>

 
 Q. 수조 실험 시설을 통해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A. 해양공학수조에서 진행하는 실험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파랑 중 실험입니다. 선박이나 해양구조물이 파랑 중에 움직일 때의 운동 형태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 사항입니다. 선박 같은 경우에는 얼마나 힘을 유지하면서 가는지, 파도나 바람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는지, 계류가 되어 있을 때는 계류선이 안전한지 등의 테스트를 합니다. 그 외에도 큰 파도가 왔을 때, 구조물이나 선박의 구조적인 안정성을 따집니다.

Q. 앞으로 해양공학수조를 통해 중점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만한 내용이 있습니까? 해양환경과 해양구조물의 중요성이 커지는데 혹시 이 부분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까?
A. 선박은 물론 해양 플랜트 역시 기술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해양플랜트 신규 사업이 없기 때문에 파랑 중에 선박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항이 가능한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중점적인 내용은 IMO의 오염물질 배출 규제로 인해 기존 연료의 대체를 위한 LNG 벙커링 셔틀, LNG 벙커링 터미널의 연구입니다. 그 외에도 해양공간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인공섬, 스마트 시티를 바다에 띄우는 연구도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해상 파력, 해상 풍력 등 해양에너지 사업 또한 연구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하고 있는 조석규 책임연구원> 


Q. 부산의 심해 수조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기존의 해양공학수조와 차별성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가장 큰 차이는 규모의 차이입니다. 심해공학수조가 만들어진 이유는 기존 해양공학수조의 수심이 4.5m에 불과해 실제 해양구조물이 투입되는 1,000m 이상을 구현하기가 어렵다는 한계성 때문입니다. 하지만, 심해공학수조는 2,000m까지 구현을 통한 실험이 가능합니다. 국내의 조선소들이 해양구조물을 건축하고 설계할 때, 해외의 심해 수조를 자주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의 심해공학수조가 완공되면 국내에서 실험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이상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서 실험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주제를 바꿔보겠습니다. 조선·해양공학과 학부생의 대학원 진학률은 낮은 편에 속합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학부생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십니까?
A. 우선, 대학원은 공부를 하고 전문성을 키우는 곳이기 때문에 본인의 전공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석사 과정까지는 넓은 범위의 공부를 하다가 박사 과정에서 평생 업으로 삼을 분야를 찾아야 합니다. 어떤 분야를 선택할지는 다양한 분야의 선배나 전문가에게 조언을 듣는 게 필요합니다. 특히 조선·해양 분야는 다른 분야보다 폭이 좁기 때문에 힘들지만, 이 분야에서 사람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 진출이 가능합니다. 특히, 박사 같은 경우에는 인원이 굉장히 부족한 편입니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경우에도, 조선·해양 전공으로 박사까지 하는 사람들이 수요보다 공급이 작은 편입니다. 고전적인 분야 인만큼, 매력도가 적고 공부도 힘들지만, 도전하면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이 모든 산업 분야의 화두가 되었는데 조선·해양 분야는 현재 어떤 상황입니까?
A. 해외에서도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러닝머신, 빅데이터 등이 산업에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조선소들이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아직 활발한 적용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해양 분야의 가장 큰 콘퍼런스 중 하나인 휴스턴 오프쇼어(OTC)에서 확인이 가능하듯이, 해외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의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기술들을 이미 적용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나 뉴럴 네트워크는 예전부터 존재했고 지금은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CFD 머신러닝, 뉴럴 네트워크 역시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미 4차 산업혁명에 나오고 있는 기술들이 곳곳에 스며들고 있습니다.해양공학수조 내에서 실험을 준비 중인 관계로 자세하게 볼 수는 없었지만, 실제로 봤을 때의 규모는 예상보다 훨씬 컸습니다. 훨씬 큰 규모로 건설 중인 심해공학수조의 도입이 더욱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심해해양공학수조가 완공되면 해양플랜트의 설계부터 정밀 평가, 운전 이력을 통해 국내 플랜트 업계의 설계 및 건조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또한, 해외 대형수조 운영사에 성능평가를 요청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비용 소모 및 기술 유출의 우려가 사라집니다. 그뿐만 아니라, 해양플랜트의 운송, 운영, 설치 및 해체 등의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역시 적용이 가능해 해양플랜트 산업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산업 현장에서 연구 시설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연구 시설을 통한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조선·해양 산업의 경쟁력이 크게 성장하기를 바랍니다.